제739호 김예은⁄ 2023.01.06 11:16:26
올해 금융그룹들은 신년사를 통해 다가오는 금융 위기에 대비하여 내실 관리 역량을 강화함과 동시에 신사업 확장 모색을 한 목소리로 외쳤다. 경기 침체와 글로벌 경제 위기의 풍파 속에서도 위기의 끝자락에 도래할 기회를 적극 활용할 기반을 마련하는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KB금융그룹, ‘No.1 금융플랫폼 기업’의 목표 실현
KB금융그룹은 지난 2일 오전 여의도본점 신관에서 윤종규 회장을 비롯한 그룹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2023년 시무식’을 개최하고, 고객 중심 KB의 핵심가치를 내재화하여 지속가능한 KB를 만들어 나갈 것을 선포했다.
신년사를 통해 윤종규 회장은 KB금융그룹이 올 한 해 외연 확장보다 내실 성장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기반으로 수익성과 성장성, 그리고 건전성을 모두 갖춘 ‘튼실한 성장’을 갖추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내실 있는 KB그룹의 성장을 위한 세부 전략으로 윤 회장은 KB금융이 2021년부터 일관되게 추진해 온 중장기 경영전략인 ‘R.E.N.E.W’를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새롭게 정립한 ‘R.E.N.E.W 2023’을 제시했다.
‘R.E.N.E.W 2023’은 ▲핵심경쟁력 및 회복탄력성 강화(Reinforce the Core & Resilience) ▲글로벌 & 신성장동력 확장(Expansion of Global & New Biz) ▲금융플랫폼 혁신(No.1 Platform) ▲지속가능경영 선도(ESG Leadership) ▲인재 양성 및 개방적·창의적 조직 구현(World class Talents & Culture) 등 5가지 전략방향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윤 회장은 “KB그룹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고 효율적 운영모델을 재정립할 것”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 그는 “사업 부문별 성장과 수익기반을 공고히 하고, 핵심사업을 끈덕지게 추진하여 사업부문별 수익모델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해 “글로벌 영업 기반 안정화”를, 신성장 동력 확장을 위해서는 “비금융 사업의 성과를 창출하는 동시에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확대”를 강조했다.
윤 회장은 "국내 금융시장이 이미 성숙 단계로 진입해 미래성장동력 강화를 위해서는 글로벌 사업의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KB그룹이 추진해 온 Two Track 전략의 완성도를 높일 것을 주문했다.
먼저, 동남아 시장에서는 주요 거점의 경영 정상화와 글로벌 영업 기반의 안정화, 네트워크 추가 확장을 통해 ‘동남아 현지 주요 금융그룹’의 입지를 확보할 것을 당부했다. 선진국 시장의 경우 싱가포르, 런던, 뉴욕 등 주요 거점을 대형화하여 국내 고객의 해외투자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한편, 선진금융사와의 파트너십을 활용하여 비즈니스를 발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비금융 사업으로는 부동산, 모빌리티, 통신, 헬스케어 등의 생활 금융 영역에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고, Digital과 Tech 등 비금융사의 투자와 협업 확대를 통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KB그룹은 ‘No.1 금융플랫폼 기업’의 목표 실현을 위해 ‘KB스타뱅킹’과 ‘KB Pay’를 중심으로 KB의 서비스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고객 경험을 확장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이를 위해 윤 회장은 “‘금융플랫폼’을 넘어 ‘일상생활 플랫폼’으로서의 지배 영향력을 확장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고객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의 질적 전환을 이룰 것”을 당부했다.
윤 회장은 작년 “‘KB스타뱅킹’을 중심으로 계열사 앱들과 상호연결하고 통합을 이루었다”면서, 올해는 “KB Wallet, KB Pay와의 연계를 통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일상 속 금융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 말했다.
이를 위해 계열사의 상품과 플랫폼 특성을 감안한 ‘최적의 금융상품 판매 플랫폼’을 구현하고, 마이데이터의 데이터분석에 기반한 가치제안을 통해 고객 일상에 녹아들고 고객이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차별화된 ‘마이데이터 사업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ESG 경영과 관련하여 윤 회장은 "KB그룹의 ESG 경영이 실행과 비즈니스 연계를 가속하여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는 실질적 행동과 구체적 결과로 수반되어야 한다"면서, “계열사 단위조직 별로 구체적 ESG 목표를 설정하고, 평가체계 고도화를 통해 계열사별 실행력을 강화할 것”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윤 회장은, 그룹 내에 틀을 깨는 Agile 문화를 전면 확산하고 최고의 인재 확보 및 육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을 다짐했다. 금융업의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경쟁력의 원천은 ‘핵심 인재’라고 강조한 윤 회장은 “역할에 따른 충분한 권한을 부여하고 탁월한 성과는 파격적으로 보상해 주는 문화를 확립하고, 다양한 채용 프로세스를 통해 외부 핵심 인재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그룹, 시니어 및 청년 고객층 증가율 1위 목표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2일 조용병 회장 및 진옥동 회장 내정자를 비롯한 전 그룹사 임·본부장 2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3년 신한경영포럼’을 개최하고 2023년 그룹 경영슬로건으로 “Breakthrough 2023, 변화와 도약”을 발표했다.
신한금융은 2023년 경영 전략을 발표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을 돌파하고 변화와 도약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과 금융산업의 미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7가지 핵심 전략과제’를 제시했다.
신한금융은 먼저 ‘시니어 및 청년 고객층 증가율 1위’ 달성을 위해 초개인화 상품/마케팅을 기반으로 고객경험(CX)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플랫폼을 활용한 자산관리 및 부동산, 헬스케어와 같은 전문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자본시장에서 국내외 최고 수준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투자은행(IB) 사업 모델을 고도화하고 자산운용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제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채널별 성장과 비유기적(Inorganic) M&A 성장 전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고객 경험 혁신을 통한 ‘Digital to Value 달성’을 위해 디지털 기술·일하는 방식·디지털 인력 등 디지털 중심의 핵심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략적 투자와 제휴를 활용해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며 ‘신한 디지털 유니버스’를 완성할 계획이다.
그룹의 균형 잡힌 인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미래인재 확보 및 업권별 성과와 보상 체계 개선 등 경쟁력 있는 HR 혁신을 통해 ‘다양성과 창의성을 촉진하는 조직문화’를 만들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아시아 리딩 ESG 금융그룹 추진’을 위해 탄소중립 등 친환경 금융을 선도하고 청년/취약 계층 및 스타트업 육성 지원, 여성리더 육성을 통한 다양성 확대 등 인적자원개발 측면의 ESG 경영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올 한 해 예상되는 글로벌 경제 위기와 관련해 ‘철저하고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강조한 신한금융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리스크 관리 시스템 및 위기 상황 분석 체계를 구축하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기본기에 충실한 효율적 성장’을 위해 그룹사별 핵심 비즈니스 라인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업권별 시장지위를 제고하면서 환경/트랜드 변화에 따른 신시장 발굴 및 선점, 효율적 자원배분을 추진한다.
조용병 회장은 "변화를 위한 전략을 구성할 때 필요한 2가지 요소는 방향성과 실행체계"라고 강조하며, 신한금융의 방향성으로 ‘신한2030 1·3·5!’를, 실행체계로는 ‘따로 또 같이 (One-Shinhan)’을 제시했다.
‘신한 2030 1·3·5!’는 2030년까지 ▲현지화 강화를 통한 글로벌 이익 비중 30% 달성 ▲자본시장 및 비은행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비은행 이익 비중 50% 달성 ▲ 이해관계자 모두의 가치를 제고하는 선한 영향력 1위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적 지향점이다.
‘따로 또 같이’는 분야별 전문성과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각 그룹사의 장점을 공유하며 그룹의 경영관리 효율성을 제고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는 협업 체계다.
우리금융그룹,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우리금융그룹은 2023년 경영 목표로 “경쟁우위 확보, 기업가치 제고“를 새로운 동력으로 삼을 것을 공표하고 7가지 전략과 21가지 세부 과제를 제시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글로벌 최고 금융회사 CEO들이 한목소리로 걱정하는 ‘R(Recession, 경기 침체)의 공포‘를 언급하며 상반기까지는 거센 파고를 넘는 데 초점을 맞춘 내실경영을 하되, 그 뒤에 따라올 기회 또한 즉각 잡을 수 있도록 성장엔진의 피봇을 함께 도모할 것을 강조했다.
손 회장은 종합금융그룹으로서 경쟁력 향상을 위한 최우선 전략으로 ‘Biz 핵심역량 Value-up’과 ‘차별적 미래 성장 추진‘을 꼽았다. ‘Biz 핵심역량 Value-up’을 위해 자회사들의 핵심사업 시장 지위를 제고하여 수익 기반을 강화하고, 지난해 시장이 불안정하여 보류해온 증권·보험·벤처캐피탈 (VC, Venture Capital) 등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올해는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손 회장은 “우리WON카, WON멤버스, 원비즈플라자 등 그룹사 통합 플랫폼과 공동영업시스템을 통해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비금융업 분야 사업 기회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별적 미래 성장 추진‘ 과제로 손 회장은 자산운용 및 관리, 연금시장, 기업투자금융(CIB, Commercial Investment Bank), 글로벌 분야가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이자 2023년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자산운용 본원 경쟁력을 확보하고, 연금시장은 고객주도형 자산관리 트렌드에 맞춰 질적·양적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업투자금융(CIB) 분야는 우량자산 비중을 높이면서 비이자수익은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은 동남아시아 법인들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하는 등 효율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 한 해 디지털 플랫폼 기업 재창업을 선언했던 우리금융그룹은 올해에는 ‘고객 중심 디지털 플랫폼 확장’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고객 접점이 풍부한 은행과 카드는 디지털 플랫폼의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 연계성을 확대하는 등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그 기능을 대폭 확장하여 비대면 고객기반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손 회장은 “이제는 금융그룹들도 테크 경쟁력이 가장 큰 무기인 시대”라고 말하며, “AI, 데이터 등 금융의 핵심 미래 기술 분야는 업계를 선도하고, NFT나 블록체인 등 다양한 혁신 기술들도 신사업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올 한 해 ‘불확실성 대응 리스크 관리 강화’와 ‘내부통제 체계 정교화’는 기본 중의 기본임을 강조하며, “상반기까지 그 어느 때보다도 자산 건전성, 자본비율, 유동성 관리에 집중하여 체력을 적절히 비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 여신지원 연장에 따라 건전성에 착시가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큰 만큼 잠재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손 회장은 금융당국에서 추진하는 내부통제 개선안들을 선제적으로 수용하여 금융사고 예방 업무는 고도화하고, 금융 취약계층을 포함하여 금융소비자들의 편의와 권익을 제고할 방안들도 적극 확대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손 회장은 “‘ESG 부문 탑티어(Top-Tier) 도약’과 ‘그룹체계 Level-up’ 전략은 지속성장을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강조하며, 올해 그린카본, 블루카본 사업 등 기후대응을 위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ESG금융 지원 또한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를 위해 인사, 조직 문화 등 그룹 체계의 혁신 가능성도 내비쳤다. 손 회장은 “능력과 전문성을 중심으로 발탁, 쇄신 인사도 과감히 시행하고, 테크 기업 못지않게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창의적인 조직문화도 전 그룹으로 확산할 것”을 주문했다.
하나금융그룹, 보험부터 모빌리티·헬스케어까지 업의 영역 확장
하나금융그룹의 함영주 회장은 올 한 해 위기 속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아 “업(業)의 영역을 더욱 확장할 것”을 당부했다.
함 회장은 하나금융그룹의 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은행(IB), 외국환, 자산관리, 캐피탈, 신탁 등을 전면에 내세워 강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강조했다. 또한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M&A와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業)의 범위를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함 회장은 그룹의 성장과제로 ‘글로벌 위상 강화’를 꼽으며 “IB, 자금, 자산관리 등 우리만의 강점과 노하우가 명확한 분야를 기반으로, 해외로 진출하여 핵심사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를 반영하여, 단순히 투자 유망지역이 아닌, 지역별, 업종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M&A와 디지털 금융을 통한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여, 글로벌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함 회장은 ‘디지털 금융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혁신은 거창한 기술 개발이 아니라, 디지털을 통해 손님들이 보다 편리하게 금융을 이용하고, 직원들이 더욱 효율적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개선하고 영업의 도구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과감한 기술 제휴와 투자를 통해 다양한 파트너쉽으로 보완하고, 가상자산, 메타버스 등 새로운 디지털 영역 개척을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도전할 것”이라 말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