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경제 = 홍성재 의학박사) 날씨가 추워지면 무성했던 나뭇잎이 하나둘씩 떨어진다. 떨어진 낙엽이 바닥에 뒹굴고 앙상한 나뭇가지가 보이면 왠지 모르게 우리의 마음도 쓸쓸해진다. 낙엽보다 더 쓸쓸한 게 있다. 바로 탈모다.
어느날 갑자기 머리카락이 우수수 떨어지면 탈모인의 마음은 쓸쓸함을 넘어 미어진다. 게다가 이대로 계속 빠진다면 머리카락이 남아 있기나 할까 하는 불안감과 공포감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고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자가면역질환인 전두탈모가 아니라면 보통의 탈모는 자연적으로 회복되거나 치료가 잘되기 때문이다.
“갑자기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요”라며 놀라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가 제법 많다. 그러나 머리카락이 예전보다 많이 빠진다고 해서 모두 탈모로 진단하지는 않는다.
하나의 모발은 5년 동안 자란 후에 성장을 멈추고 새로운 모발로 교체된다. 이러한 교체 기간을 휴지기라 말하며 보통 3개월이 소요된다. 새로운 모발이 올라오면 기존의 모발은 빠져나간다. 이 시기의 모발을 휴지기 모발이라 부르며 우리 두피 모발의 14%를 차지한다.
휴지기 모발은 모낭 결체조직의 힘으로 붙어 있을 뿐 곧 빠지게 된다. 한마디로 두피 모발 전체의 14%는 빠져야 할 머리카락인 셈이다. 이 휴지기 모발은 한 번에 빠지지 않고 조금씩 빠지며 하루 평균 70~80개씩 빠져 나간다.
그러나 계절이 바뀌거나 환경의 변화, 인체의 컨디션 등에 따라 모발이 100개 이상 빠지는 등 일시적으로 양이 많아지는 생리적인 탈모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모발이 회복되기 때문에 탈모 치료는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머리카락이 하루 100개 이상 빠지는 기간이 1~2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이런 경우 치료하기 전에 먼저 기저질환이 있는지 혈액 검사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기저질환으로는 갑상선질환, 철분이나 아연, 비타민D 부족 등이 있다. 만약 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온다면 기저질환이 아니라 반복된 스트레스나 다이어트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휴지기 탈모는, 탈모 원인을 교정하고 두피에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하면서 성장인자와 항산화제를 병행 투여하면 대부분 2개월이면 모발이 빠지는 것이 멈춘다.
머리카락이 갑자기 많이 빠지면 대부분 놀란다. 그래서 탈모에 좋다는 음식이나 맥주 효모 등을 복용하거나 탈모 샴푸를 찾기도 하고 두피 센터도 찾는다. 불안한 마음은 알지만 차분하게 마음을 먹고 기다리면 대부분 탈모는 1달 이내에 멈춘다.
이때 바르는 미녹시딜을 도포하는 경우 쉐딩 현상으로 인해 빠지는 양이 더 늘어날 수 있으니 참고해야 한다.
간혹 하루에 몇백 개씩 모발이 많이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전두탈모일 가능성이 높다. 전두탈모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면역세포가 모발을 해로운 것으로 잘못 판단해 공격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때는 비상 상황이므로 신속한 검사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자칫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영구 탈모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