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 2023.03.08 17:18:48
독립적 여론조사 기관인 ‘여론조사 꽃’이 지난 3~4일 실시한 여론조사(29차)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을 앞선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재명 당대표에 대해서도 “계속 당대표 자리를 지켜야 하며, 이 대표 체제가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이 대표가 공천 개혁을 진행해야 한다”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국힘에 뒤진 적 한 번도 없어”
우선 민주당 지지도는 ARS(자동응답) 방식에서는 47.7%로 국민의힘의 42.9%보다 4.8%p 높았다. CATI(전화면접) 방식 조사에서는 민주당 41.4% 대 국민의힘 35%로 차이(6.4%p)가 더 컸다.
여론조사 꽃의 김어준 대표는 최근 한 방송에서 “우리는 앞선 설문이 당 지지도에 대한 답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장 첫 질문으로 당 지지도를 묻는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이번 29차 여론조사에서는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 의견을 반영해 지지 당 여부를 밝히지 않은 응답자에게는 재차 질문을 해 지지 당 여부를 묻는 ‘재질문’ 방식을 처음으로 도입했는데, 그 결과 ARS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최초 질문 때보다 지지율이 2.2%p 올라갔다(국민의힘은 0.4%p 하락). CATI 조사에서도 재질문에 따라 민주당 지지율이 5.8%p 오른 반면, 국민의힘은 무려 8.3%p나 올라, 일부 응답자들의 경우 지지 당 여부를 밝히길 떠려 하는 경향이 있으며, 꺼려 하는 정도가 면접원과 직접 통화해야 하는 전화면접 방식에서 더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어준 대표는 자신의 방송에서 “꽃의 여론조사를 시작한 이래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뒤진 적은 여태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큰폭으로 앞섰다는 일부 다른 여론조사 결과와는 다른 양상이다.
“체포동의안 이탈표는 공천 때문” 가장 많아
우선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2월 27일)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 30여 명이 이탈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탈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가장 많은 응답은 ‘총선 공천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ARS 43.6%, CATI 40.9%)였다.
이어 ‘이재명 대표 간판으로는 총선에서 어렵다고 판단해서’라는 응답은 22.1%(ARS), 27.6% (CATI)였다.
반면 ‘검찰의 구속영장 내용에 동의하기 때문에’라는 응답은 18.8%(ARS), 15.3%(CATI)에 불과했다.
결과적으로 총선에서의 유리한 입지 확보를 위해 이탈 표를 던졌다고 보는 인식이 10명 중 6명 이상에 달해 이 대표에게 정말로 죄 혐의가 강해 가결 표를 던졌다고 보는 응답을 압도했다.
정치 고관여 층이 주로 응답한다고 여겨지는 ARS 조사에서는 모든 지역에서 ‘공천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정치에 관심이 높지 않은 중도층의 의견까지 잘 이끌어내는 것으로 여겨지는 CATI 조사에서도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마찬가지였다.
꽃의 이번 여론조사가 특이한 점은,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스스로 밝힌 400여 명(ARS 482명, CATI 421명)을 따로 떼어내 ‘민주당 지지자가 생각하는 민주당’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어봤다는 점이다.
최근 검찰 수사를 이유로 민주당 내 일부 인사들은 이 대표의 자신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런 요구는 민주당 지지자 일반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때문에 이재명 대표가 당대표 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묻는 설문에 대해서는 열 명 중 여덟 명이 넘는 압도적 다수(ARS 86.5%, CATI 81.9%)가 ‘당대표 직에서 사퇴해서는 안된다’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은 ARS 8.3%, CATI 15.3%에 불과했다. 여론조사에서 80% 이상의 응답을 받는 경우 거의 의견 일치를 이룬 것으로 봐도 된다고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이재명 체제로 총선 가야 유리하다”
민주당이 이재명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르면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응답도 ARS 60.8%, CATI 38.1%를 차지해 꽤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특별히 유리하지도 불리하지도 않을 것’이란 응답은 ARS 22.5%, CATI 41.0%였다. 이재명 체제가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민주당 지지자의 응답은 ARS 13.9%, CATI 17.1%에 불과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재명 대표에게 바라는 바는 공천 개혁인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에 한해 직접 전화면접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공천 개혁에 대한 다음 두 의견 중 민주당 지도부가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묻자 절대 다수인 62.7%가 ‘현역과 비명계 반발과 갈등을 무릅쓰고 공천 개혁의 길을 가야 한다’고 응답했다.
‘공천 개혁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현역 및 비명계와 갈등 봉합의 길을 가야 한다’는 응답은 27.7%에 그쳤다. 이는 열 명 중 여섯 이상이 힘들더라도 공천 개혁을 밀고 나가야 한다는 주문을 한 결과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과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