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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색다르게, 조금 더 튀게… ‘Fun’한 술이 잘 팔린다

CU, ‘수류탄 맥주’로 재미까지 잡아… 보해양조, 매실 하이볼 ‘순’ 출시… GS25, ‘넷플릭스 제주라거’ 단독 판매… 오비맥주, 伊 레몬과즙 넣은 맥주 한정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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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52호 김응구⁄ 2023.07.24 17:39:31

GS25는 ‘넷플릭스 제주라거’를 단독 판매한다. 이와 함께 팝콘, 믹스넛, 핫도그도 동시에 선보였다. 사진=GS리테일

확실히 세월이 변했다. 늘 찾던 술은 여전히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데, 그곳보다 좀 더 잘 보이는 자리엔 색다른 술들로 가득하다. 당장 동네 편의점만 가봐도 달라진 현실은 단박에 느낄 수 있다. 조금이라도 화제가 된 제품은 눈에 가장 잘 띄는 매대를 차지하고 있다. 이젠 소비자가 시시각각 변하는 주류 트렌드를 따라잡아야 하는 시대다. 최근 들어 주류회사들이 앞다퉈 내놓은 이색 상품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기 쉽게 한 번에 정리했다.

일본 맥주를 오픈런할 줄이야… 발상의 전환이 가져온 품절사태

2021년 4월, 일본에도 광풍이 불었다.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 캔 때문이다. 출시되자마자 곧바로 물량 부족 사태가 벌어졌다. 한동안 판매도 중단했다. 이후에는 월별로 한정 수량을 정해놓고 팔았다. 1년쯤 지나니 그제야 정상 판매가 가능해졌다.

한국에도 출시됐다.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국내 편의점과 코스트코·롯데마트 같은 대형마트는 5월 1일부터 이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반응은 마찬가지. 오픈런 사태까지 빚어졌다. 한 편의점주는 “카운터 밑에 숨겨놓고 파는데도 30분 만에 다 팔리고 8캔밖에 남지 않았다”는 글을 관련 커뮤니티에 올렸다. 이어 여기저기 비슷한 댓글들이 달렸다. 이때는 완제품을 일본에서 그대로 들여와 팔았지만, 얼마 전에는 국내 정식 판매도 시작했다. 하지만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물량이 풀렸는데도 여전히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가 일본과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캔 윗부분 전체를 오픈하도록 만든 데다 일반 캔맥주와 달리 거품이 풍성해 생맥주다운 맛을 내기 때문이다. 뚜껑을 열면 맥주 컵처럼 마실 수 있다. 일종의 아이디어 상품인 셈이다. 소비자들이 무얼 좋아하는지 잘 아는 것이다. 어느 포인트에서 지갑을 여는지 정확히 아는 것이다.

CU는 ‘서든어택 펑 크림에일’을 15만 캔 한정 수량으로 출시했다. 뚜껑을 개봉하면 ‘펑’ 소리가 난다고 해서 ‘수류탄 맥주’로도 불린다. 사진=BGF리테일

CU, ‘펑’ 소리 나는 ‘수류탄 맥주’ 15만 캔 한정판매 "재미있다"

편의점 CU는 지난 6월 중순 ‘서든어택 펑 크림에일’을 15만 캔 한정 수량으로 출시했다. 이 제품도 캔 뚜껑 전체가 열리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왕뚜껑 맥주’라는 별칭이 붙었다. 위아래로 적당히 흔든 다음 뚜껑을 개봉하면 ‘펑’ 소리가 난다고 해서 ‘수류탄 맥주’로도 불린다. 소리는 생일 폭죽 소리와 비슷한 90~100데시벨(dB) 수준이다. 제품명에서도 알 수 있듯 넥슨게임즈의 슈팅 게임 ‘서든어택’과 협업한 제품이기도 하다. 주 소비층인 2030세대에선 “재미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알코올도수는 4.7도.

BGF리테일 이승택 주류TFT장은 “편의점 수제맥주가 지금까지 다양한 맛으로 인기를 끌었다면 이젠 새로운 재미를 주는 요소에 집중하는 모양새”라며 “이의 연구에 매진하면서 최신 트렌드에 맞춘,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제품을 계속해서 출시해 ‘수제맥주 맛집’으로서 명성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GS25는 한국형 하이볼 ‘하이요 버블리’를 6월 중순 선보였다. 사진=GS리테일

보해·GS25·CU 등 이색 하이볼 잇따라 선보여… 주로 원료 차별화

최근 RTD(즉석음료) 인기가 대단해선지 이색 하이볼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독특한 패키지나 재미에 집중한 것이 아니라, 주로 원재료의 차별화를 꾀한 제품이어서 소비자에게 더욱 관심받는 모양새다.

보해양조는 5월 4일 국내 최초로 매실을 사용한 위스키 하이볼 ‘순(純)’을 출시했다.

보해양조는 1982년부터 41년간 매실주를 생산하고 있다. 전남 해남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매실 농원도 있다. 제품명도 보해양조의 정통 숙성 매실주 브랜드인 ‘매취순’에서 따왔다. 위스키는 스코틀랜드산이며, 당연히 매실 원액도 들어있다. 알코올도수는 6도.

국내에서 매실 하이볼은 보해양조가 처음 내놨지만, 매실주가 대중화된 일본에선 ‘우메슈 위스키(umeshu whisky)’ 인기가 대단하다. 위스키의 스모키함과 매실의 산뜻함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여성들도 좋아한다.

보해양조는 지난 5월 국내 최초의 매실 하이볼 ‘순(純)’을 출시했다. 사진=보해양조

GS25는 6월 8일 한국형 하이볼 ‘하이요 버블리’(화요 하이볼)를 출시했다. 젊은 층에 인기인 증류식소주 ‘화요’를 만드는 화요, 1세대 수제맥주 제조사 카브루와 함께 만든다.

이 하이볼은 국산 쌀 100%로 만든 화요 원액 13.2%에 토닉워터와 레몬 농축액을 혼합했다. GS25 주류 담당 MD, 화요 생산본부, 카브루 생산팀이 수차례 테스트 끝에 최적의 배합 비율을 찾아냈다.

GS25는 최근 국내 주류시장에 하이볼 강세가 두드러지자, 그간 위스키 중심으로 만들던 하이볼을 증류식소주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K-하이볼’을 선보여 새로운 주류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더 나아가 한국의 증류식소주를 널리 알리려는 목적으로 기획했다.

이에 맞서 CU는 6월 14일 ‘안동소주 하이볼’을 출시했다. 우리나라 3대 명주 중 하나인 ‘안동소주’는 지하 158m 천연 암반수와 100% 국내산 쌀로 만든다. 감압증류(減壓蒸溜) 방식으로 제조하는 전통 안동소주 양조법과 냉동 여과 신기술로 원액을 만들며, 국화와 생강의 향이 첨가됐다. 알코올도수는 9도.

CU는 우리나라 3대 명주 중 하나인 ‘안동소주’와 함께 ‘안동소주 하이볼’을 출시했다. 사진=BGF리테일

GS25, 넷플릭스와 협업한 ‘넷플릭스 제주라거’ 단독 판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강자 넷플릭스와 협업한 맥주도 나왔다. GS25는 6월 25일 ‘넷플릭스 제주라거’ 단독 판매를 시작했다. 독일산 보리 맥아의 풍미와 라거 특유의 청량감을 살린 맥주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제주맥주가 생산을 맡았다.

패키지 디자인은 검은색 바탕에 넷플릭스의 붉은 로고를 상단에 배치하고, ‘칠(Chill)’이라는 단어도 크게 새겨넣었다. 재밌는 건 스트리밍 중임을 나타내는 재생 바 이미지다. 이로써 온도가 낮아지는 느낌을 표현했는데, 이미지 밑에 ‘Now Streaming(나우 스트리밍)’이라는 재치 있는 단어도 써놨다. GS25는 ‘넷플릭스 제주라거’와 함께 팝콘, 믹스넛, 핫도그도 출시했다. 모두 집에서 편안히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같이 즐길 수 있는 조합이다. 500㎖ 한 종류이며 알코올도수는 4.5도.

제주맥주 관계자는 “다양한 맥주 문화를 창출하는 데 앞장서 왔던 제주맥주가 넷플릭스‧GS25와 함께 문화 콘텐츠를 더욱 몰입감 있게 즐기는 제품을 기획했다”며 “맥주가 주는 즐거움과 넷플릭스 콘텐츠를 오감으로 즐기면서 경험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GS25 이정표 플랫폼마케팅부문장은 “이번 협업 상품은 GS25만의 상품 경쟁력으로 넷플릭스 시리즈와 영화의 즐거움을 오프라인에서도 경험하게 만든 것”이라며 “넷플릭스 팬들이 편리하게 협업 상품을 즐기도록 1만7000개 GS25 매장과 애플리케이션 ‘우리동네 GS’ 등으로 O4O(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통합 마케팅 캠페인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카스’에 이탈리아산 레몬 과즙을 넣은 ‘카스 레몬 스퀴즈’를 출시하고, 이어 서울 홍대 거리에 팝업 매장도 오픈했다. 사진=오비맥주

오비맥주, 이탈리아 레몬과즙 더한 ‘카스 레몬 스퀴즈’ 출시

오비맥주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카스’에 이탈리아산 레몬 과즙을 더한 한정판 제품 ‘카스 레몬 스퀴즈’를 7월 초 출시했다. 이와 더불어 논알코올 음료 ‘카스 레몬 스퀴즈 0.0’도 함께 내놓았다. 카스 레몬 스퀴즈는 500㎖ 캔 제품, ‘스마트 분리 공법’으로 알코올만 추출해 만든 논알코올은 355㎖ 캔 제품이다.

이 중 카스 레몬 스퀴즈 500㎖는 2주 만에 100만 캔 판매를 돌파했다. 오비맥주가 최근 선보인 시즌 한정제품 중에선 최단기간 기록이다. 이 같은 소비자 반응에 힘입어 오비맥주는 이 제품의 생산량을 확대했다.

7월 14일에는 서울 홍대 거리에 레몬을 테마로 한 팝업 매장도 오픈했다. 커다란 레몬 조형물이 설치된 포토존, 시음존, 굿즈 판매존 등으로 꾸몄다. 네이버 예약으로 하루 240명만 입장할 수 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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