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상도 어긋나는 마케팅” vs “시너지 효과”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23' 행사에 참석한 BTS 멤버 슈가. 사진=연합뉴스

하이브 소속 그룹 BTS와 뉴진스가 각각 경쟁사의 제품을 홍보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하이브가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는 의견과 광고업계 통념상 예의에 어긋난다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처음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엔 BTS 멤버 슈가가 등장해 화제가 됐다. BTS는 갤럭시의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데 특히 슈가는 평소에도 갤럭시에 대한 애정을 적극 드러내 왔다. 슈가는 4월 열렸던 자신의 월드투어 콘서트에서도 팬들에게 셀카를 찍어줄 때 경쟁사 애플의 제품인 아이폰은 받지 않으며 “온리 갤럭시(갤럭시만 달라)”고 말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슈가는 지난달 26일 밤 자신의 SNS에 ‘생애 첫 사원증’이라는 글과 함께 삼성전자가 선물한 사원증과 편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슈가 SNS

삼성전자는 언팩 행사의 시작과 끝을 슈가의 솔로곡인 ‘대취타’로 장식했고, 신작인 ‘갤럭시 Z 폴드 5’를 소개하며 슈가에게 의견을 묻기도 했다. 앞서 2월엔 갤럭시S23 시리즈 언팩 행사에 멤버 지민이 영상에 출연한 바 있다. 전 세계적 팬덤 ‘아미’를 보유한 BTS 파워로 언팩은 큰 관심을 받았다.

슈가는 지난 26일 밤 자신의 SNS에 ‘생애 첫 사원증’이라는 글과 함께 삼성전자가 선물한 사원증과 편지 사진도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보낸 편지엔 “갤럭시 언팩 2023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희에게 정말 소중한 모먼트(순간)인 언팩에 더더욱 소중하고 감사한 윤기님을 모시게 돼 영광입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뮤직비디오 ‘ETA’에서 뉴진스 멤버 해린이 아이폰14 프로로 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하이브 공식 유튜브 채널

비슷한 시기 애플의 아이폰은 뉴진스의 ‘ETA’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애플은 지난 21일 아이폰14 프로 모델로 뉴진스의 ETA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뮤직비디오에서 뉴진스 멤버들은 아이폰을 손에 들고 춤을 추는가 하면 남자 출연자의 모습을 아이폰으로 틈틈이 담아내는 등 제품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30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 무대에서도 아이폰이 등장했다. 멤버들은 무대 말미에 아이폰을 꺼내들었고, 멤버들끼리 휴대폰을 돌려가며 서로를 찍는 등 뮤직비디오와 일맥상통하는 콘셉트를 보여줬다.

지난 30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 무대에서도 아이폰이 등장했다. 멤버들은 무대 말미에 아이폰을 꺼내들었다. 사진=SBS ‘인기가요’

양대 스마트폰 경쟁사인 삼성과 애플이 자사를 대표하는 제품 모델로 모두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를 택했다는 점에서 하이브가 진정한 승자가 됐다는 의견들이 있다. 일부 네티즌은 “웃는 건 하이브”, “이게 바로 성공한 시너지 효과”, “BTS, 뉴진스의 인기가 입증된 사례”, “두 아티스트 모두 좋아하는데 각 제품의 매력을 더 살리는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한 소속사에서 경쟁업체 모델을 동시에 하는 것은 상도에 어긋난다는 의견들도 눈에 띄었다. 일부 네티즌은 “암묵적인 룰이 있는데 기획사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은 듯”, “삼성이랑 하이브 관계 오래 됐는데 삼성이 불편할 듯”, “최소한 예의는 지키자”, “아무리 계열사식이라도 한 회사라면 상도에 어긋난다고 본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가요 프로그램 무대에서까지 PPL을 진행한 것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오갔다. 일부 네티즌은 “뮤직비디오 콘셉트를 무대까지 잘 진행시킨 듯”, “PPL이 아니라 세계관 이어간 거 아닌가” 등의 의견을 냈고, 일각에서는 “적당히 해야지, 단순 광고가 아니라 음악방송에서까지 저 정도면 방송사고다”, “이건 제대로 선넘었다”, “이제 무대 퍼포먼스에도 PPL 들어가겠네”, “징계 받을 사안 아닌가” 등 목소리를 높였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