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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트로피컬 스페이스 H&P 아키텍츠 – 서울대-목천 강연 02

“망각과 상실을 일깨우는 베트남 건축” … 서울대-목천 강연의 두 번째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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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영태⁄ 2023.08.09 10:34:42

전봉희, 조항만, 존홍, 최춘웅 엮음 / 공간서가 펴냄 / 260쪽 / 2만 2000원

공간서가가 펴내는 ‘서울대-목천 강연’의 두 번째 작품집으로, 베트남의 신진 건축가인 트로피컬 스페이스와 H&P 아키텍츠에 주목한다.

트로피컬 스페이스는 건축가 응우옌 하이 롱과 쩐 티 응우 응온이 2011년에 설립했다. 응우옌 하이 롱은 호찌민 건축대학교에서 2001년 건축학 학사 과정을 마친 후 2008년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쩐 티 응우 응온은 2003년 호찌민 건축대학교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했다. 열대 환경에서 살아가는 두 건축가는 건축이 주변 환경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깨닫고, 작품을 통해 이러한 철학을 전파한다.

H&P 아키텍츠는 도안 타인 하와 그의 동료 쩐 응옥 프엉이 2009년에 설립했다. 도안 타인 하는 1997년부터 2002년까지 하노이 건축대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했으며 2007년에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5년부터는 국제 건축 공모전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해오고 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꾸준히 국제건축가연맹(UIA)이 후원하는 다양한 상을 받았다. 또한 2015년, 2016년, 2019년 세 차례에 걸쳐 아시아 건축사 협의회(ARCASIA) 건축상 금메달을 수상했다.

베트남은 도시화와 기후 위기라는 두 가지 이슈가 교차하는 곳이다. 따라서 건축 해법은 서구 중심적 사고와 반대된다. 건물을 밀폐하고 에어컨 같은 기술을 빌려 ‘기후를 지우는’ 대신, 오히려 밖으로 열어젖힌다.

바람 길을 만드는 것은 자연 환기만을 위함이 아니다. 틈을 통한 시선의 교환, 소리, 동선 등 사람 사이의 관계와도 맞물린다. ‘트로피컬 스페이스 H&P 아키텍츠’는 건축가마다 이를 잘 드러내는 프로젝트 다섯 개를 선별해 에세이, 크리틱 등과 함께 수록했다.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잊고 있던 혹은 잃었던 시원(始原)의 건축을 다시금 상상해보게 할 것이다.

전봉희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이번에 서울대-목천 강연에서 소개하는 두 건축가 집단은 1990년대 이후에 교육받은 신진 세대다. 벽돌 쌓기의 현란함이나 기본 도형의 절제된 구성이 그들의 작품에서 엿보이는 첫인상이라면, 건축의 존재에 대한 근원적 질문과 사회 공동체를 향한 헌신과 봉사는 그들이 작품과 발화를 통해 되풀이하는 주장이다. 여기서 우리는 베트남 근대 건축의 첫 세대들이 갖는 선각자 의식과 전후 세대에게 주어진 부채 의식을 볼 수 있다. 어디서 본 듯하지 않은가? 그리고서 문득 자문하게 될 것이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잊고 있었던가, 혹은 무엇을 잃었는가?”라고 소개했다.

서현 서울대 건축학교 교수는 베트남 근대 건축을 유럽과 미국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부채 의식 없는 건축”이라며 “새로운 세기에는 지난 200년 남짓 이어온 유럽과 미국 중심의 사고가 더 이상 유효하지는 않으리라는 전망이 점점 더 확연해지고 있으니”라고 썼다.

책은, 우선 전봉희 교수의 프롤로그로 베트남의 전반적 역사를 훑으며 역사와 기후 그리고 건축과의 상관관계를 설명한다.

이어 도큐멘트에서는 서울대-목천 강연의 소개와 함께 책이 나오기까지의 타임라인을 담았다.

에이탄 피치만의 크리틱은 베트남 건축의 보편적인 이야기에서 시작해 트로피컬 스페이스와 H&P 아키텍츠를 비교·분석한다.

파트 1과 파트 2에서는 각각 트로피컬 스페이스와 H&P 아키텍츠를 상세히 다룬다.

에세이에서는 각 건축가의 철학을 살펴볼 수 있고, 크리틱에서는 서울대 건축학과 백진 교수와 서현 교수가 이들의 가치를 짚는다.

건축가별 다섯 프로젝트는 짧은 글과 사진, 도면, 스케치 등을 함께 실었다.

서울대-목천 강연은, 지역 건축계와 세계 건축계의 소통을 목표로 매년 국제적인 건축가를 초청해 개최하는 강연 시리즈다. 서울대 건축학과 동문인 김정식(목천김정식문화재단 이사장)이 서울대에 발전 기금을 기부하면서 발족됐다.

2017년 미국과 스페인에서 활동하는 건축가 라파엘 모네오를 초청해 첫 강연을 열었다. 제2회부터는 문화와 역사, 도시적 상황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아시아 건축가를 초청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으며, 강연과 함께 건축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모노그래프를 출간하기로 했다.

제2회 강연자로 중국의 건축가 리우지아쿤을 선정해 강연을 열고 서울대-목천 강연의 첫 작품집을 출간했다.

2019년과 2022년에 각각 트로피컬 스페이스와 H&P 아키텍츠의 강연을 주최하고 학생과의 대화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가 이번 작품집으로 나왔다.

관련태그
베트남 건축  목천 강연  서울대 건축학과  전봉희  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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