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 인수전이 본격화된 가운데 국내 해양업계가 HMM의 해외 매각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23일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한해총)와 부산항발전협의회(부발협)는 성명서에서 HMM의 예비입찰사 선정에 독일의 하팍로이드가 포함된 것과 관련해 “하팍로이드에 HMM을 매각한다면 우리나라 컨테이너 운송자산, 터미널 및 수십 년간 쌓아온 해운물류 노하우와 같은 정보자산 등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국가자산의 해외 유출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두 단체는 수출입 물량의 99.7%를 수송하는 해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수출입을 핵심으로 하는 우리나라에 있어 해상 공급망의 핵심 역할을 하는 HMM 해외 매각 시 수출입 물류를 해외 선사에 의존해야 할 것이며 국가적 비상사태 시 안보에 심각한 우려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난 2021년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인 물류난으로 해외 선사들이 부산항 기항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수출품을 실을 선박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우리 수출기업들을 위해 HMM가 추가 선복을 투입한 사례를 들며 “수출 중심의 우리나라에 있어서 HMM은 없어서는 안될 핵심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두 단체는 이어 “국민의 혈세를 통해 살려놓은 HMM의 매각 대상자에 해외선사를 포함시킨 것에 대해 과연 해운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지 의심이 간다”면서 “우리나라의 안정적인 수출입 물류 공급망 확보를 위해 HMM의 해외 매각 저지에 나설 것을 500만 해양가족의 이름으로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매각 주간사인 삼성증권은 21일 HMM의 경영권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마무리했다. 인수전에는 국내에서는 LX인터내셔널, 동원산업, 하림-J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해외에서는 독일 하팍로이드가 참여했다.
인수 대상은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주식 1억9879만 주에 이들이 보유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영구채 2조6800억 원 중 1조 원을 전환한 주식 2억 주를 합해 총 3억9879만 주이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6조 원 안팎에서 낙찰가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산업은행은 조만간 최종 후보군을 추리고 실사를 진행한 다음, 본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