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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기후테크, 경제적 이익과 재난 두 마리 토끼 잡는다

하나의 산업이 된 기후테크, 지원보다 더 중요한 건 이행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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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54호 안용호⁄ 2023.08.24 17:23:38

지난 6월 22일, ‘2050 탄소중립녹생성장위원회’는 한덕수 총리 주재로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기후테크 산업의 성장모델 창출 및 수출산업 전략을 내놨습니다.

탄소감축 및 경제적 성과 창출이 기대되는 기후테크 산업을 육성해 탄소중립 이행을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함입니다. 우선 2030년까지 민관 합동 약 145조 원 규모의 투자·R&D 지원을 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기후테크 분야 유니콘 기업 10개를 육성하며 신규 일자리 10만 개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공공조달과 연계해 초기 수요를 견인하고, 공공브랜드 지원, 국제 협력 강화 등 수출 지원을 통해 2030년 수출 규모 100조 원 달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기후테크 산업은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변화 적은 기술을 활용하는 연관 산업을 총칭합니다. 탄소중립 혁신 기술 확보와 상용화를 선도하는 주역이라고 할 수 있죠. 기업의 탄소중립 선언과 ESG 경영 등 기후테크 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는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투자 확대에 힘입어 기후테크 산업 관련 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계 각국의 투자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기후테크 기업의 성장을 지원함으로써 탄소중립 시대의 혁신기술을 확보하고 기후테크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정부 전략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산업기술혁신펀드 내 전문펀드 및 초격자 펀드를 신설해 4천억 원 이상의 정책펀드를 조성하고,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임펙트 투자 등 기업 ESG 활동과 연계한 2천억 원 규모의 민간 투자를 활성화한다고 합니다.

혁신조달 연계, 규제혁신 추진은 초기 수요를 견인하여 조속한 사업화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입니다. 혁신연구센터 고도화, 에너지융합대학원 확대, 수출시장 경험을 갖춘 융합형 기술 전문인력 양성, 국내 대학과 연계한 기후테크 센터 설치를 통하 기후테크 교육, 컨설팅 등도 기후테크 산업의 주인공을 길러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호주 오트웨이에 위치한 이산화탄소 가스전. 이 가스전에서 추출한 이산화탄소는 CCS(탄소포집저장) 실증 연구를 위해 실증센터 지하 1.5∼2㎞ 공간에 주입·저장된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호 문화경제는 이상기후가 바꾼 기업의 생태계를 조명합니다. 정부 전략보다 한발 앞서 기업은 이미 기후테크 산업에 발을 깊이 들였습니다.

 

먼저 온실가스 배출로 기후위기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아 온 철강업계의 움직임이 눈에 띕니다. 그중에서도 국내 1위 철강기업인 포스코는 ‘그리닛’이라는 탄소저감 브랜드를 통해 저탄소 철강 및 친환경 이차전지소재 생산에 집중합니다. 특히 젊은 층의 공감대를 얻기 위해, ‘판타스틸(판타지와 철의 합성어)’이라는 광고 슬로건으로 친환경 철강으로 미래 세대가 꿈꾸고 바라는 판타지 같은 더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 수소 생태계 선점에 나선 현대자동차는 이미 미국 시장을 공략해 대형 수소전기트럭과 함께 수소상용 모빌리티 비전을 공개했습니다. 현대차는 단순한 차량 판매를 넘어 수소 공급, 유지 보수 등을 아우르는 ‘수소 가치 사슬’의 구축을 북미 친환경 상용차 사업의 핵심이자 미래 비전으로 삼았습니다. 현대차는 수소 모빌리티를 넘어 청정 수소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음식물 쓰레기, 가축 분뇨, 하수 슬러지 등 유기 폐기물에서 추출한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청정 수소를 생산하는 ‘자원 순환형 수소 생산’ 추진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기업뿐만 아니라 지자체도 기후변화에 맞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상기후로 인해 특히 저소득·노인층이 각종 온열질환에 노출되자, 보험금을 자치구가 대신 지급하는 노원구민안심보험에 온열진환 진단비를 추가했습니다. 산책로나 하천변에는 ‘힐링 냉장고’를 설치해 생수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노원구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하고 2050년에는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탄소중립 도시’를 선언하기도 했죠.

그동안 우리나라가 기후 변화 대응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온실가스 감축목표 수립 및 감축계획 수립 등은 이뤄졌으나 이행 관리가 미흡했고 다년간 정책추진에도 배출량 감소로 연계되지 못했습니다.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에서 중요한 것은 계획에 따라 정책과제가 실제로 이행되는지 확인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닐까요. 요즘 웬만한 기업이면 발간하는 ESG 보고서도 화려한 해외 기관의 인증보다는 전략 수립→실행→이행 관리에 더 집중했으면 합니다. 이를 통한 선제적 대응이야말로 산불, 지진, 홍수, 환경오염 등의 참사를 막는 백신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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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현대차  노원구  기후테크  탄소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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