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20분기 연속 0%대 수성에 성공했다. 다만 올해 2분기 중 신규 발생한 부실채권이 4조 원 규모에 달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이 3일 밝힌 ‘2023년 6월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에 따르면, 부실채권 비율은 0.41%로 전 분기나 지난해 6월 말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부실채권 규모는 10조5000억 원으로 1분기 말보다 소폭(1000억원) 증가했고 지난해 2분기 보다 2000억 원이 늘었다. 부실채권의 대부분(86.0%)은 기업여신(8조2000억 원)이 차지했다. 이어 가계여신(2조2000억 원), 신용카드채권(2000억 원) 순이었다.
2분기 말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226.4%로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이었지만 1분기 말(229.9%) 대비 3.5%p 하락했다.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관련 대손충당금 1조2000억 원이 환입된 영향이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부실위험에 대비한 총 대손충당금 잔액을 부실채권(고정이하 여신)으로 나눈 수치다.
올해 2분기 중 신규로 발생한 부실채권은 4조 원으로 1분기 대비 1조 원 증가했다. 이는 작년 2분기보다 1조7000억 원 급증한 수치다. 기업여신 신규부실이 2조8000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가계여신은 1조 원으로 전분기와 비슷했다.
부실채권 정리규모는 3조9000억 원으로 1분기(2조7000억원) 대비 1조2000억원 늘어났다. 일반적으로 2·4분기 부실채권 정리규모가 1·3분기에 비해서 큰 경향을 나타낸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부문별 부실채권 비율은 기업여신이 1분기 말(0.50%)보다 0.01%p 하락했고, 지난해 2분기보다는 0.06%p 떨어졌다. 대기업여신은 지난해 2분기보다 0.32%p 하락해 대기업의 재정 건전성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여신은 1분기 말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지만 전년 2분기 대비 0.07%p 상승한 0.57%, 개인사업자여신은 0.03%p 오른 0.3%로 나타났다.
가계여신 부실채권 비율(0.24%)과 주택담보대출(0.16%), 기타 신용대출(0.47%)은 모두 1분기 말보다 0.02%p 상승했다. 신용카드 채권 중 부실채권 비율(1.27%)은 1분기 말보다 0.07%p, 전년 동기대비 0.40%p 급등했다.
한편 일반은행과 특수은행을 포함한 총여신은 2564조1000억 원으로 1분기보다 23조4000억 원, 지난해 2분기보다 88조9000억 원 증가했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