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구⁄ 2023.12.11 10:04:44
‘견리망의(見利忘義)’. ‘이로움을 좇느라 의로움을 잊었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교수신문은 10일 전국 대학교수 1315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사자성어를 물어본 결과, 395명(30.%)이 ‘견리망의’를 꼽았다고 밝혔다.
이 사자성어를 후보로 추천한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중어중문학과)는 “오늘 우리나라의 정치인은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며 “출세와 권력이라는 이익을 얻기 위해 자기편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한 경우로 의심되는 사례가 적잖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 견리망의가 난무해, 나라 전체가 마치 각자도생의 싸움판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교수신문은 “견리망의를 선택한 교수들의 선정 이유는 각양각색이나, 사회 전반에 걸쳐 대의와 가치가 상실돼 ‘이익 추구로 가치 상실의 시대가 되고 있다’는 등의 의견이 많았다”며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다 보니 ‘오늘날 사회 구성원 간 신뢰가 무너지고 사회의 나아갈 방향이 불확실해졌다’는 지적도 뼈아프다”고 밝혔다.
한편, 견리망의에 이어 ‘적반하장(賊反荷杖)’이 335표(25.5%)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적반하장은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이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이승환 고려대 명예교수(동양철학)는 “국제외교 무대에서 비속어와 막말을 해놓고 기자 탓과 언론 탓, 무능한 국정운영의 책임은 언제나 전 정부 탓, 언론 자유는 탄압하면서 기회만 되면 자유를 외쳐대는 자기기만을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3위는 ‘피리를 불 줄도 모르면서 함부로 피리 부는 악사들 틈에 끼어 인원수를 채운다’는 뜻의 ‘남우충수(濫竽充數)’였다. 323표(24.6%)를 얻었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김승룡 부산대 교수(한문학과)는 “실력 없는 사람이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비유한 것”이라며 “속임수는 결국 자기 자신을 해롭게 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