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원석⁄ 2024.03.20 11:39:53
지난해 국내 50대 그룹에서 활동하는 사외이사(社外理事) 수가 1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서로 다른 2개 회사의 사외이사를 겸직하는 인원도 9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50대 그룹 계열사 이사회에 참여하는 전체 사외이사는 모두 1218명으로 집계됐다. 50대 그룹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집단 중 공정 자산 기준 상위 50개 그룹이다.
그룹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 중에서는 SK그룹에서 활동하는 사외이사가 9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대차(74명) ▲롯데(70명) ▲삼성(66명) ▲한화(47명) ▲카카오(46명) ▲현대백화점(44명) ▲LG(38명) ▲CJ(34명) ▲HD현대·LS(각 31명) 등에서 30명 이상의 사외이사가 활동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50대 그룹 사외이사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51.6%(628명)는 이달 주주총회 전 임기가 만료되고, 내년에 임기만료를 앞둔 사외이사는 31.8%(387명), 2026년은 16.7%(203명)이었다. 41.8%(509명)는 2회 이상 연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2개 회사의 사외이사를 맡은 이들은 86명으로이 가운데 남성이 79.1%(68명)로 여성을 크게 웃돌았다. 이 가운데 대학교수 등 학자(學者) 출신이 38.4%(3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고위직을 역임한 행정 관료 출신이 34.9%(30명)이었다. 고위 관료 중에서도 전직 장·차관 출신은 16.3%(14명)로 10명을 넘었고, 판·검사 및 변호사 등 율사(律士) 출신은 15.1%(13명)였다. 반면 기업가 출신은 11.6%(10명)로 파악됐다.
삼성과 SK그룹에서만 각각 17명의 사외이사가 2곳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은 전체 사외이사 66명 가운데 25.8%, SK는 98명 중 17.3%가 50대 그룹에 있는 계열사 2곳에서 이사회에 참석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현대차(14명) ▲롯데(12명) ▲LG/CJ(각 9명) 순이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사외이사 가운데 1명 이상은 주주 권리 보호 차원에서 주주 추천 인사로 선임하거나 사외이사 중 일부는 일정기간 상근하면서 지속적으로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 등 장기적 관점에서 우리나라 경영 풍토에 맞는 다양한 사외이사 제도 도입 등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