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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블루 오션’ 중남미 시장 향하는 국내 제약사들

세계 인구 8%‧GDP 6.5% 차지하는 거대 시장… 메디톡스‧셀트리온‧SK바이오사이언스 등 중남미 시장 진출해 다양한 성과 이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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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69호 이윤수⁄ 2024.03.26 17:33:51

지난해 11월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 27차 한·중남미 비즈니스 포럼에서 행사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1월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국내 기업의 중남미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제27차 한-중남미 비즈니스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지난 1997년 처음 개최된 이후 매년 열리고 있는 국내 최대의 중남미 관련 행사다. 우리나라의 경제협력 동반자로 주목받고 있는 중남미지역의 투자 환경을 점검하고, 우리 기업들의 중남미 진출 기회를 모색하는 한-중남미 비즈니스 협력의 장이다.

지난해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한· 중남미협회, 해외건설협회가 공동 주최한 가운데, 주한 중남미 18개국 외교 사절단과 중남미 관련 150여 개 기업과 기관 등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남미 최신 경제환경, 유망협력 분야, 다자개발은행(MDB) 활용 사업(프로젝트) 진출전략 등 우리 기업의 효과적인 중남미 진출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정부는 쿠바와 미국 뉴욕에서 양국 주유엔대표부 간 외교 공한 교환을 통해 양국간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에 합의했다. 중남미‧카리브 지역 국가 중 유일한 미수교국인 쿠바와의 외교관계 수립은 우리의 대중남미 외교 강화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으로,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우리의 외교지평을 더욱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수교는 양국간 경제협력 확대 및 우리 기업 진출 지원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양국간 실질협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쿠바를 방문하는 여행객에 대한 체계적인 영사조력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양국은 문화, 인적교류, 개발협력 등 비정치 분야를 중심으로 교류, 협력을 확대해 온바, 특히 최근 활발한 문화교류를 통한 양 국민간 우호인식 확산이 금번 양국간 수교에도 기여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향후 쿠바 정부와 상호 상주공관 개설 등 수교 후속조치를 적극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중남미 시장, 많은 인구‧높은 성장률에 중요성 커져

중남미 국가 지도. 사진=신흥지역정보 종합지식포탈

이처럼 정부는 중남미와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가며, 국내 기업이 중남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중남미는 미주대륙의 북미지역인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중미, 카리브 및 남미지역을 총칭한다. 멕시코, 중미 7개국, 남미 12개국 및 카리브 13개국 등 33개 독립국과 남아메리카 북동부 및 카리브해의 영국,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령 식민지로 이뤄져 있다. 인구는 6억5000만 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약 8%가 거주하고 있으며, 2019년 기준 세계 총생산(GDP)의 약 6.5%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해외시장뉴스에 따르면, 2023년 중남미 경제는 멕시코와 브라질의 경제성장에 힘입어 3%가 넘는 성장률을 달성했다. 멕시코와 브라질이 동시에 성장률 3%를 넘어선 것은 팬데믹 이후 반등을 제외하면 2011년 이래 처음이다..

또한 중남미 바이오 의료 진출 가이드북에 따르면, 중남미는 여전히 높은 질병 발생률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결핵과 모기 매개 질병인 말라리아 및 뎅기열 같은 전염병으로 인해 매우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의 경우 만성 질환이 더 많은 고령 인구의 지속적인 성장, 중산층의 부상, 공공의료 보장 확대, 의료서비스의 국가 우선순위 부상 등으로 제약 기업에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2026년까지 브라질 의약품 시장의 가치는 1274억 헤알(약 234억 달러)로 예상되며, 브라질 의약품 시장은 현지 통화로 5.7%, 미국 달러로 5.4%의 복합 연간성장률(CAGR)을 기록하며 2031년까지 1769억 헤알(약 317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멕시코의 의약품 시장은 만성 질환 부담이 증가하면서 혁신적인 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는 중남미에서 두 번째로 큰 제약 시장이며, 혁신적인 제약 회사에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어 중남미에서 3번째 규모인 콜롬비아의 의약품 시장은 인구증가와 만성질환자의 증가로 성장하고 있으며, 최근 증가하고 있는 비만 인구도 이러한 의약품 시장 성장에 견인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데이터포케스트(Market Data Forecast)에 따르면 중남미 독감 백신 시장 규모는 2022년 4억5000만 달러(한화 약 5550억 원)에서 2027년 6억6000만 달러(한화 약 8130억 원)로 연 7.87%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디톡스, 브라질 블라우사와 1000억 원 규모 톡신 제제 공급 계약

 

메디톡스는 브라질 제약사 블라우(BLAU FARMACÊUTICA S.A.)와 5년간 총 7300만 달러(한화 약 980억 원) 규모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메디톡스

중남미 시장은 글로벌 제약사에게 매력적인 시장이다. 국내 제약사들도 중남미 시장에 진출해 다양한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먼저 국내 제약사인 메디톡스는 최근 브라질 제약사 블라우(BLAU FARMACÊUTICA S.A.)와 5년간 총 7300만 달러(한화 약 980억 원) 규모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메디톡스는 블라우에 뉴럭스를 포함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공급하게 된다.

이번 계약은 블라우가 메디톡스의 기존 브라질 파트너사 베르가모(Laboratório Químico e Farmacêutico Bergamo Ltda.)를 인수하면서 메디톡스와의 장기 공급 계약을 타진해 전략적 협의 하에 체결됐다. 이번 계약 체결에 따라 블라우는 휴젤과의 기존 계약을 올해 말까지 중단하고 3자에게 이관키로 했다.

메디톡스는 국내 최초로 개발한 메디톡신(수출명 보툴리프트)으로 2010년 브라질 시장에 진출했으며, 이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 지난해에는 200억 원 이상을 수출했다. 브라질은 메디톡스의 지난해 톡신 제제 수출액(610억 원)의 약 30%를 차지하는 중요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했다.

메디톡스는 이번 계약 체결을 토대로 계열사 뉴메코가 개발한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뉴럭스’의 브라질 진출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 출시된 뉴럭스는 국내 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올 하반기부터 해외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국가별 허가 획득을 추진하고 있다.

주희석 메디톡스 부사장은 “20년 이상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연구해온 메디톡스의 전문성과 우수한 연구‧개발(R&D) 역량에 블라우가 깊은 신뢰를 보여줘 이번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며 “블라우가 라틴아메리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최적의 파트너인 만큼 매우 큰 시너지를 창출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치료제 3종, 페루 공공기관 입찰서 수주 성공

 

셀트리온은 지난 2월 페루의 공공기관 수주에 성공했다.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은 지난 2월 페루 공공기관 수주에 성공해, 페루 보건부에 2회에 걸쳐 트룩시마 500mg을 공급하고, 근로자보험공단에도 1년간 트룩시마 100mg을 공급한다.

페루 근로자보험공단 입찰에서는 유방암 및 위암 등의 치료에 쓰이는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허쥬마'도 함께 낙찰됐다. 해당 입찰은 페루 트라스투주맙 시장의 53%에 해당하는 최대 규모 물량으로 1년간 허쥬마를 공급한다.

수주 성과는 항암제뿐만 아니라 자가면역질환 제품에서도 이어졌다. 셀트리온은 페루에서 처음 열린 아달리무맙 입찰에서 ‘유플라이마’가 낙찰에 성공해 제품 경쟁력을 입증했다. 해당 입찰 역시 근로자보험공단에서 주관했으며, 페루 아달리무맙 시장의 약 20%에 달하는 규모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이 페루 공공기관 시장에서 긍정적인 수주 성과를 거두게 된 배경에는 현지 법인의 시장 맞춤형 전략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셀트리온 페루 법인은 수년 동안 현지 입찰에서 낙찰된 제품들의 가격, 물량 및 공급 추이 등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최적화된 전략을 추진한 결과 낙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페루 규제기관에서 의약품의 품질, 공급 안정성 등에 대한 관리를 엄격하게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셀트리온이 풍부한 글로벌 처방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제품 공급 이슈도 발생한 적이 없어 회사 및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은 페루 시장에서 세계 유일의 인플릭시맙 피하주사제형인 램시마SC와 직결장암, 비소세포폐암 등의 치료에 쓰이는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도 각각 올해 중순과 연말에 출시할 예정이어서 입찰 성과는 당분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경두 셀트리온 중남미 지역 담당장은 “현지 의료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 정부기관과의 긴밀한 네트워크 등을 통해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면서 “올해 중남미 전역에서 제품 출시, 입찰 참여 등 시장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이벤트를 앞두고 있는 만큼, 페루에서 거둔 성과가 인접 국가들로 확대될 수 있도록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바사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 칠레 품목허가 획득… 중남미 시장 교두보 마련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한 백신의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자체 개발한 백신의 중남미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4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4가프리필드시린지’에 대해 칠레 공공보건청으로부터 최종 품목 허가를 획득한 것이다. 스카이셀플루가 중남미 국가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미얀마, 이란, 싱가포르, 파키스탄, 몽골, 브루나이 등 동남아시아권 국가들에서 스카이셀플루의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회사 측은 칠레를 시작으로 중남미권에서도 스카이셀플루 허가 국가를 확대해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칠레는 인구 약 2000만 명으로 다른 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최근 빠른 고령화 등으로 의료비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칠레 정부는 질 좋은 의약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갖춘 해외기업의 자국 진출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스카이셀플루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한 세포배양 방식의 독감 백신이다. 기존 유정란 방식의 독감 백신과 비교했을 때 생산 기간이 절반 정도로 짧아 팬데믹이나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최첨단 무균 배양기를 통해 동물세포를 배양하기 때문에 항생제나 보존제를 사용하지 않고, 세포배양 방식인만큼 계란 아나필락시스 및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안전하게 접종이 가능하다. 실제로 국내에서 중·경증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만 18세 이하 영유아 및 소아, 청소년은 세포배양 독감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스카이셀플루는 고려대구로병원 등 국내 10개 기관에서 만 19세 이상 성인 1503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우수한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입증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세포배양 독감 백신 중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가 백신의 제조과정, 품질, 임상시험 결과를 평가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증하는 사전 적격성평가(PQ) 인증을 획득했다. 고대 안산병원 등 총 8개 기관에서 만 6개월 이상 19세 미만의 소아청소년 4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3상에서 또한 우수한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스카이셀플루는 특화된 제품 경쟁력과 우수한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 국내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며 시장을 선도해왔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IMS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스카이셀플루의 국내 독감 백신 시장 점유율은 29%로 국내 1위를 기록했다. 팬데믹 상황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집중하며 국내 공급이 일시 중단됐지만 올해 독감백신 접종 시즌에 맞춰 생산이 재개될 예정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올해 생산이 재개될 스카이셀플루는 이미 검증된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영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팬데믹을 거치며 세계에서 주목하는 백신 기업으로 위상이 높아진 만큼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한 다양한 백신들이 해외에서 이름을 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경제 이윤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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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브라질  메디톡스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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