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9호 김금영⁄ 2024.04.02 11:48:38
일상에 인공지능(AI)이 스며드는 이른바 AI 전환(AI Transformation·AX) 시대가 열린 가운데 통신업계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위한 각축전이 치열하다. 주력 사업이었던 통신 산업의 발전 속도와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은 가운데 미래 먹거리인 AI 분야 기술 개발 및 투자, 협업에 총력을 기울여 차별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 이런 기조는 이른바 ‘모바일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 현장과 기업의 한해 성과 및 목표를 공유하는 주주총회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글로벌 AI 컴퍼니’ 도약 선언
“AI 컴퍼니 성과를 가시화하는 한 해를 만들겠다.”
최근 열린 SK텔레콤 제40기 주주총회의 중심엔 AI가 있었다. 2021년 11월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돼 2022년과 2023년 견조한 실적을 달성한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줄곧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강조해왔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도 “‘AI 피라미드 전략’ 실행을 가속화해 올해 AI 사업의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SK텔레콤이 지난해 9월 선포한 AI 피라미드 전략은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AI 서비스를 만들어 고객과 관계를 밀접하게 만드는 ‘자강(自强)’과 AI 얼라이언스(제휴·동맹) 중심의 ‘협력(協力)’ 모델을 피라미드 형태로 단계별로 묶어낸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AI의 근간인 동시에 AI의 수혜를 즉시 향유하는 ‘AI 인프라’ ▲AI를 통해 본업인 통신을 효율화하고 혁신하며 AI 기술을 인접 영역으로 확장하는 ‘AIX(AI Transformation)’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AI 서비스’ 3대 영역을 중심으로 산업과 생활 전 영역의 혁신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
AI를 중심에 둔 SK텔레콤의 전략은 MWC 2024에서도 엿보였다. 2월 26~29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4 기간 중 SK텔레콤은 ▲고객지원 AI 컨택센터(AICC) ▲챗봇이 구현된 버추얼 에이전트 ▲AI 기반의 스팸·스미싱 필터링 시스템 등 ‘통신사 특화 LLM(이하 텔코LLM)’을 기반으로 여러 적용 사례를 전시관에 선보였다. 기존 통신업의 로직(알고리즘)과 지식을 학습한 특화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해 신규 서비스는 물론 고객 관리·마케팅 등 영역에도 활용하는 사례다.
또한 LLM 솔루션 기업 ‘올거나이즈(Allganize)’, AI 기반 디바이스 및 소프트웨어 플랫폼 스타트업 ‘휴메인(Humane)’ 등 글로벌 스타트업과의 텔코LLM 바탕 기술 협업 내용도 소개했다. 더불어 AI 기반 6G 시뮬레이터와 오픈랜, AI DC(데이터센터) 관련 주요 기술 및 조비 에비에이션과 협력해 제작한 UAM(도심항공교통) 기체 목업(mockup‧모형) 등도 전시했다.
SK텔레콤은 텔코(Telco‧통신사)의 본질인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이룬 혁신의 대표 사례로 AI 개인비서 ‘에이닷’도 소개했다. 에이닷은 지난해 9월 정식 출시 이후, 통화 녹음/요약 기능 및 다양한 서비스 경험 개선을 통해 올 2월 가입자 340만 명을 돌파했다.
다양한 글로벌 통신사들과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하는 등 글로벌 AI 기업들과의 비즈니스 협업 성과도 올렸다. SK텔레콤은 MWC 2024 개막 첫날 자사 전시관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유영상 CEO를 비롯해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 하템 도비다 이앤(e&) 그룹 CEO, 위엔 콴 문 싱텔 그룹 CEO, 타다시 이이다 소프트뱅크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 등 최고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AI 텔코 얼라이언스(Global Telco AI Alliance‧이하 GTAA)’ 창립총회를 열고 AI 기술 중 텔코LLM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수행할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통신사업에 특화한 LLM을 개발하고 이를 다양한 분야에 적용함으로써, 사업자와 고객의 효용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5사(社)는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텔코LLM을 본격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독일어, 아랍어 등 5개 국어를 시작으로 전 세계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는 다국어 LLM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합작법인은 연내에 설립할 예정이다.
올해는 SK텔레콤이 창사 40주년을 맞은 특별한 해이기도 하다. 1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