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9일 자사 연구개발 조직을 '로보틱스' 연구 개발로 전환해 로보틱스 기술 고도화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지며, 10일 삼성전자 로봇 밸류체인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를 기록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에브리봇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16.75% 상승한 2만4750원에 마감했다.
에브리봇은 삼성전자와 지난해 라이다(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 센서의 특허를 공동 출원하고, 서비스 로봇의 공동 개발에 나선 바 있어 삼성전자 밸류체인 관련 기업으로 분류된다.
양사가 공동 개발하는 라이다 센서는 레이저 거리 감지 센서를 360도 고속 회전시켜 전방향 장애물과의 거리를 측정하고 공간 정보를 실시간으로 인식하는 기술로 자율주행 로봇의 핵심 부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삼성전자 로봇 부품사인 이랜시스 역시 전일 대비 10.69% 상승한 7350원에 마감했다. 이날 이랜시스는 오전 9시 기준 전일 종가 대비 21.35% 급등한 8070원으로 장을 시작한 뒤, 주가 조정을 거쳐 7350원에 마감됐다.
이랜시스는 로봇의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감속기의 국내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점유하는 기업으로, 삼성 웨어러블 로봇 '봇핏'에 감속기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과 5월 각각 ‘삼성 봇핏(SAMSUNG BOT FIT)’과 ‘봇핏(BOT FIT)’이란 상표를 출원한 바 있다.
삼성 봇핏에 들어가는 감속기를 이원 공급하는 에스비비테크 역시 전거래일 대비 3.74% 상승한 2만7750원에 마감했다.
삼성 '봇핏'의 감속기는 이랜시스와 에스비비테크를 통해 이원화 공급되며, 이랜시스가 메인 공급사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에 산업용 로봇을 납품하는 아진엑스텍의 주가는 이날 오전 9시 15분 기준 1만2520원으로 상승한 뒤, 전거래일 대비 5.86% 상승한 1만1570원에 마감됐다.
아진엑스텍은 삼성전자에 2021년 1월부터 로봇용 전장박스(제어기, 서보모터 등의 전장품으로 구성)를 납품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부터 완제품 세트 단위의 산업용 로봇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웨이퍼 이송로봇을 비롯한 반도체 산업용 로봇을 공급하고 있는 휴림로봇 주가 역시 이날 3130원을 기록하며, 3.99% 상승 마감했다. 이날 휴림로봇은 오전 9시 15분 기준 3390원에 거래되며 전거래일 대비 12.62% 상승 거래된 후, 오전 10시 이후로 3200원 대에서 등락을 거듭한 뒤 3130원까지 조정 마감했다.
한편,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반도체(DS)부문의 선행연구를 담당하는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가 자율주행을 연구과제에서 제외하고, 기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연구 개발인력을 ‘로봇 인텔리전스’ 연구로 전환하기로 했다.
SAIT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을 비롯한 미래 로보틱스 연구를 진행하며 미래 로봇 기술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선행 연구개발(R&D) 조직인 삼성리서치를 통해 로봇 선행 연구를 진행해왔다. 삼성리서치는 지난해 미국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로봇 전문가인 권정현 매니저를 상무로 영입해 로봇센터의 로봇인텔리전스팀을 총괄하도록 한 바 있다. 권 상무는 자율주행 로봇의 인지·자율위치인식(SLAM) 등의 개발을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선행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에서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이를 삼성전자에서 제품 개발에 활용해왔다.
삼성리서치의 로봇 인텔리전스 연구에 SAIT이 가세하면서 삼성전자의 로봇 연구에 시너지가 날 것이란 관측이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