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2호 김응구⁄ 2024.05.27 12:05:57
주류박람회가 한창이다. 5월 들어서만 벌써 3개가 열렸다. 맥주, 위스키, 막걸리, 일본 술 등 주종(酒種)도 다양하다. 관람객은 늘 넘친다.
이 열기는 여름에 절정을 이루고 겨울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5월에 열렸던 박람회는 어떤 성격이었고, 또 앞으로 어떤 박람회가 열리는지 알아본다.
먼저, ‘서울바앤스피릿쇼(Bar & Spirit Show)’가 5월 3~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3층 D홀에서 열렸다. 올해로 4회째. 위스키, 브랜디, 럼, 진, 보드카, 테킬라, 리큐르, 칵테일 등 증류주(spirit)에 특화된 박람회다. 거기에 맥주, 와인, 전통주도 빠지지 않았다. ‘Born to Drink(본 투 드링크)’를 주제로, 주류 관련 브랜드만 241개가 참여했다.
관람객들에게 가장 큰 관심을 끈 건 국내 최정상 바(bar)들의 시그니처 칵테일을 소개하는 특별관 ‘인피티 바(THE INFINITY BARs)’였다. 지난해 ‘아시아 50 베스트 바’에 선정된 르챔버 등 31개 바가 참가해 관람객을 맞았다.
새로운 칵테일에 도전하는 창의적인 바텐더를 발굴하기 위한 ‘월드칵테일배틀 바텐딩 경연대회’도 열렸다. 온라인 1차 예선을 통과한 바텐더 16명이 증류식 소주 ‘KHEE’를 활용해 창작 레시피를 선보였다.
2022년 처음 열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대한민국 막걸리엑스포’는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됐다. 한국막걸리협회가 주최하는 행사다.
주최 측이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막걸리엑스포를 찾은 관람객은 20~30대가 가장 많았다. 전체 관람객 비율 중 74%나 됐다. 참가 업체는 100여 개에 달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개최 2회 만에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전시회 인증을 받기까지 했다.
올해 역시 전국 100여 개 양조장이 참가했다. 전통 막걸리는 물론 프리미엄 막걸리, 스파클링 막걸리, 막걸리 키트 등 예년보다 다양하게 준비했다. 관람객이 참여하는 ‘막걸리왕 어워즈’라든지 ‘조선팔도 프리시음존’ 등이 인기를 끌었고, 막걸리 빚기나 막걸리 칵테일 만들기 같은 체험형 프로그램도 반응이 좋았다.
특히, 올해에는 일본, 대만, 태국, 한국의 주류 바이어 35명을 초청해 수출·유통상담회를 열었다. 막걸리협회는 이번 기회를 통해 막걸리 수출이 활발해지고, 더 나아가 지역 막걸리의 전국 유통화로 양조장의 소득 증대에도 도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경기호 막걸리협회장은 “막걸리엑스포는 막걸리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담아 비전을 공유하는 행사”라며 “막걸리 산업뿐만 아니라 전통주 산업이 꾸준히 발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5일과 26일에는 서울 강남구 세텍에서 ‘서울 사케 페스티벌’이 열렸다. 올해로 5회째. 이번 박람회에는 일본 각지의 유명 양조장에서 만든 일본 술 500여 종이 관람객들을 맞았다.
서울 사케 페스티벌은 일본 양조장에서 만든 프리미엄 지자케(地酒·지역술), 쇼츄(焼酎·증류소주), 오키나와에서 만든 증류주 ‘아와모리(泡盛)’ 등을 소개하는 국내 최대 사케 박람회다.
7월 국내 최대·最古 주류박람회 열려
7월에는 대한민국 대표 주류박람회인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가 기다리고 있다.
1992년 처음 열렸으니 올해로 32회째다. 해마다 엄청난 관람객을 불러모으는 박람회다. ㈔한국전시산업진흥회로부터 국제인증 전시회로 인증받았다. 2020년 행사는 팬데믹 상황으로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슬기로운 방역생활’을 내세우며 성공적으로 끝내기도 했다.
주최 측인 ㈜한국국제전시에 따르면 지난해 행사에는 5만3000여 명의 바이어와 관람객이 방문했다. 게다가 국내와 해외 업체 참가 신청이 모두 조기 마감돼 대기 부스만 100개가 넘을 정도로 성황이었다. 관람객도 3월 1차 예매 당시 이미 전년도 관람객 수를 뛰어넘어 뜨거운 열기를 짐작하게 했다.
올해는 7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1층 A홀에서 열린다. 원활한 운영을 위해 현장에서 입장권을 판매하지 않고 모바일 정보무늬(QR코드)로 확인한 후 바로 입장토록 할 방침이다. 이 방식은 재작년부터 시행 중이다.
부대행사도 알차다. ‘세계전통주페스티벌’과 ‘국제맥주 및 기기설비산업전시회’가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특히, 칵테일 대회 두 가지가 올해도 많은 관심을 끌 예정이다.
먼저, ‘화요 칵테일 챔피언십’이 6일 열린다. 우리술로 칵테일을 만들어 이를 경연하는 대회다. 화요와 한국국제전시가 주최하고 한국음료강사협의회가 주관한다. 2020년 이 박람회에서 시작해 올해로 5년째를 맞는다. 올해 주제는 화요의 슬로건인 ‘퓨어 스피릿(Pure Spirit)’이다. ‘화요 53’을 활용해 우리술을 창의적으로 재해석한 다음 순수한 열정이 담긴 최고의 칵테일을 선보이면 된다. 프로 부문과 일반·학생 부문으로 나눠 진행한다. 1차 예선은 6월 12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여기서 뽑힌 본선 진출자들이 6일 경연한다.
화요 박준성 생산본부장은 “우리 음식과 술에 대한 높아지는 관심에 발맞춰 화요처럼 완벽한 술을 향한 순수한 열정을 가진 바텐더들의 많은 참가를 기대한다”며 “세계 시장에서 우리술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화요가 널리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베버리지마스터협회와 한국바텐더협회는 4일과 5일에 ‘코리안컵칵테일대회’를 연다. 올해로 17회째. 대한민국을 대표할 바텐더를 선발하는 대회다. 대학 리그와 프로 리그로 나눠 진행하며, 6월 8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대학 리그 예선전은 6월 22일, 본선은 7월 4일, 프로 리그 예선전은 6월 23일, 본선은 7월 5일 열린다.
프로 리그 대상(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은 150만 원, 금상(식품의약품안전처장상)은 100만 원, 은상은 50만 원, 동상은 10만 원을 받는다. 대학 리그는 각각 100만 원, 50만 원, 30만 원, 10만 원이다.
지난해 12월 부산 벡스코에서 처음 열렸던 ‘부산국제주류&와인박람회’는 올해도 열린다.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를 주최하는 한국국제전시가 주최한다. 12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이다. 올해는 150개사가 300개 부스로 참가할 예정이다. 서울 전시회와 마찬가지로 이 기간에는 ‘세계전통주페스티벌’과 ‘국제맥주 및 기기설비산업전시회’도 같이 열린다.
한국국제전시는 7월 19~21일 3일간 aT센터에서 ‘K-주류페스타’도 개최한다. 같은 기간의 ‘K-푸드페스타 in 서울 2024’와 동시에 열린다. 주최 측은 “국내 전통주·막걸리 업체들의 홍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자 동시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최근 전통주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뜨거운 만큼, 다채로운 한국 음식과 전통주를 마음껏 즐기는 푸드 축제로 만들 참이다.
부산·경남을 기반으로 한 주류 비즈니스 플랫폼 부산국제주류박람회(BILIE)는 8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부산국제주류박람회’를 연다. 공급사, 도매사, 판매처, 소비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박람회다. 올해로 2회째.
올해는 ‘페어링(pairing)’을 주제로 다양한 술과 음식을 준비한다. 더불어 홈바(home bar), 캠핑, 홈시네마 등 술과 어울리는 문화 콘텐츠를 한곳에 모아놓고 ‘슬기로운 주류생활’을 선보일 예정이다. 세미나룸에선 지역 특산물을 넘어 로컬 콘텐츠로 발전을 꾀하는 지역 술을 주제로 ‘부산술 포럼’이 열리고, 그 외 각종 주류 세미나도 진행한다. 오픈 스테이지에선 올해 박람회 주제와 어울리는 주류브랜드들이 강연과 시음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부산국제주류박람회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욱 확대된 규모와 다채로운 부대행사로 국내외 주류 애호가, 업계 전문가에게 소통과 네트워킹의 장을 마련할 것”이라며 “특히 관련 기관과의 협력으로 주류소비가 많은 지역의 상공인을 초청, 주류 판로 확대를 위한 비즈니스 타임을 마련해 진정한 의미의 산업박람회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