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영일만 일대에 다량의 석유,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 미국 분석 업체 '액트지오(Act-Geo)'의 고문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박사가 5일 한국에 입국했다.
아브레우 박사는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국정브리핑을 통해 포항 영일만 일대에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다는 발표를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동해안 심해 탐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아브레우 박사가 당시 대표로 있던 분석 업체 액트지오에 석유 매장 가능성 검증을 맡겼다. 액트지오는 자체 분석을 거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있을 수 있다는 결론을 석유공사에 전달했다.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방한한 아브레우 대표는 입국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석유공사로부터 조사된 광구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의뢰받았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 국민들께 더 명확하고 나은 답변을 드리기 위해 한국을 직접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발표 이후 한국 국민에게서 많은 의문이 제기됐다고 들었다"며, "많은 전문가에게 분석 결과를 검증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동해 심해 가스전의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도 "경제적 가치 부분은 한국석유공사와의 비밀 유지 협약을 맺어 상세히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아브레우 대표는 방한 직전 기내에서 한 언론사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를 통해 진행한 인터뷰에서 온라인에서 제기된 '액트지오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 해소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액트지오에 대해 "전 세계 심해 저류층 탐사에 특화된 니치(niche·틈새시장) 회사"라며 "전통적인 컨설팅 회사와 비교하면 규모는 작다"고 소개했다.
그는 액트지오가 주로 심해의 석유 구조 존재를 확인하고 품질을 평가하는 일을 수행한다며 "핵심 분야에서 인정받는 세계적인 전문가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이 업계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객사로 엑손모빌, 토탈과 같은 거대 기업과 아파치, 헤스, CNOOC(중국해양석유), 포스코, YPF(아르헨티나 국영 에너지 기업), 플러스페트롤, 툴로우 등 성공적인 기업들을 두고 있다"고 부연했다.
액트지오의 본사 주소가 미국의 다소 허름한 주택가인 점에 대해서는 "우리의 사업 전략은 작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이라며 "건물을 소유하거나 여러 명의 부사장을 두는 방식이 아니라 수평적 구조에서 일한다"고 말했다.
그는 "능력을 갖춘 석유 관련 지구과학자와 엔지니어 등 여러 국가를 원격으로 연결해 같이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며, 이같은 방식이 분야별 전문가가 실시간으로 적확하게 참여해 프로젝트를 수행함으로 일의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사의 비용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의 이력에 대해서도 "글로벌 대형 정유사인 엑손모빌에서 고위 임원으로 은퇴한 후 2015년부터 컨설턴트로 경력을 시작해 전 세계 심해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브레우 박사는 미국 라이스대에서 지질학과 지구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1999년부터는 해당 대학교에서 객원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석유공사는 동해안 심해 탐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아브레우 박사가 당시 대표로 있던 분석 업체 액트지오에 석유 매장 가능성 검증을 맡겼고,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있을 수 있다는 결론을 전달받았다.
석유공사는 이 결과에 대한 교차 검증을 국내외 전문가들에게 의뢰했고 액트지오의 판단 근거가 과학적으로 합리적이기 때문에 신뢰할 만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석유공사, 산업통상자원부를 거쳐 대통령실에 보고됐고 윤 대통령이 이를 직접 발표했다.
한편, 국내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제기되며 석유·가스주가 3거래일째 상승세를 잇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47분 기준 강관 제조 관련 기업인 동양철관은 전 거래일보다 286원(24.34%) 오른 1461원에 거래 중이다. 동앙철관은 최근 5거래일간 112.25% 주가 오름폭을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도 화성밸브(7.53%), 한국가스공사(4.82%) 등이 오름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아브레우 대표가 참석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한 질문을 받겠다고 밝혔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