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경제 = 홍성재 의학박사) “샴푸로 탈모를 치료할 수 있나요?”
정말로 많이 듣는 질문이다. 시중에는 탈모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많은 샴푸들이 팔리고 있다. 하지만 단언컨대 샴푸로는 탈모가 치료될 수 없다.
흔히 탈모 샴푸로 불리는 제품들은 식약처에 고시된 탈모 방지 기능성 성분인 나이아신아마이드, 덱스판테놀, 비오틴, 살리실릭산, 징크피리치온 등이 일정 함량 이상 들어가고, 제품 규격 및 제조 과정이 규정에 적합할 경우 허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해당 성분이 탈모 완화에 도움이 되는지는 입증된 바가 없을 뿐 아니라, 식약처도 해당 성분이 들어갔다고 해서 의약외품이나 의약품처럼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명확히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탈모 샴푸는 왜 효과가 없을까? 그 이유를 알아보자.
탈모의 70~80%를 차지하는 안드로겐형 탈모의 원인은 DHT 호르몬이다. 안드로겐형 탈모 치료의 핵심은 DHT를 억제하는 것이다.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환원효소와 결합하여 전환된 호르몬이다. 따라서 DHT를 줄이기 위해서는 5알파-환원효소의 활성도를 떨어뜨려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두피를 통과하여 안드로겐형 탈모의 원인인 DHT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샴푸는 없기 때문에 탈모를 샴푸로 치료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이야기다. 만약 이런 성분이 있다면 샴푸로 안드로겐형 탈모를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DHT 감소 효과가 입증된 약물은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알파트라디올뿐이다. 안드로겐형 탈모 치료의 지름길은 DHT 호르몬을 억제하고, 모발 성장 효과가 의학적으로 입증된 약물로 치료하는 것이다.
샴푸는 두피와 모발에 묻은 먼지나 기름, 땀 등 더러운 물질을 씻어내 청결하게 하고, 피부의 땀샘에서 분비되는 피지를 씻어내는 용도로 생각해야 한다. 물론 두피나 모발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로는 일부 긍정적인 면이 있다.
그렇다면 평소 두피와 모발의 청결 및 관리을 위해 어떤 샴푸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첫째, 덱스판테놀, 나이아신아마이드, 비오틴, 아연, 비타민C 성분이 포함된 샴푸를 선택하면 좋다. 이 성분들은 모발 성장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식약처도 양모 기능을 인정했다.
둘째, 소듐라우릴설페이트(SLS)나 파라벤 성분이 들어있는 샴푸는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으며, 사용하더라도 재빨리 씻어내야 한다. 계면활성제인 소듐라우릴설페이트(SLS)는 거품을 풍부하게 하고 세척력을 높여 피지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자주 사용하면 활성산소를 증가시키고 피부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어 오히려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파라벤은 모발을 부드럽고 윤기있게 하지만 알레르기와 피부암 유발 가능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샴푸에 포함된 나이아신아마이드, 덱스판테놀, 비오틴, 비타민C, 징크피리치온 등은 모발 성장에 도움이 조금은 될 수 있지만 의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약물에 비교하면 한마디로 ‘새발의 피’에 불과함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