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6호 김금영⁄ 2024.07.19 11:41:22
백화점, 쇼핑몰이 이색 팝업, 바캉스 명소화, 문화 콘텐츠 등의 전략을 통해 한여름 비수기를 뚫고 도심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이색 휴양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집객 효과도 톡톡히 거두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내 사운즈포레스트(3300㎡‧1000평)에서 진행 중인 ‘포지타노의 태양(Sole di Positano)’ 행사장을 찾은 고객이 최근 열흘간 10만 명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포지타노의 태양은 현대백화점이 해외 대표 휴양지를 콘셉트로 매년 여름 선보일 시그니처 테마 행사의 첫 시작으로, 행사 첫날인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7일까지 10일 동안 올린 성과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무엇보다 휴가철 여행객이 많아 백화점 비수기로 꼽히는 한여름에 과감하게 추진한 대규모 행사로 일평균 방문객 1만 명이라는 집객 효과를 거뒀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보통 6~8월 사운즈포레스트에 하루 3000명 안팎의 고객이 다녀가는 걸 고려하면 3배 이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포지타노의 태양이 호응을 얻은 데에 이색적인 공간 연출 역량이 주효했다고 봤다. 사운즈포레스트 입구에 포지타노의 상징인 레몬을 모티브로 제작한 덩굴 게이트를 설치해 포지타노 마을에 입장하는 듯한 공간감을 살렸고, 중앙 광장에는 북적이는 포지타노 골목 시장을 본떠 이탈리아풍 상점을 줄지어 배치했다. 상점 주변으로 펼쳐져 있는 노란 줄무늬 패턴의 천막과 파라솔, 선베드는 광장을 둘러싼 수십그루의 레몬나무와 조화를 이루며 공간 전체가 포토존이 되도록 연출했다.
상점을 통해 선보인 MD 라인업도 주목받고 있다. ‘풀리아팝’(와인), ‘젬마디루나’(와인), ‘아세타이아 델 크리스토’(프리미엄 발사믹 식초), ‘테소리 도리엔테’(퍼퓸 바디케어), ‘비비도따’(젤라또), ‘포르노피노 진’(드라이 진) 등 이탈리아 현지 브랜드와 여행객 사이 이탈리아 기념품으로 꼽히는 상품 총 50여 종을 소싱한 덕에 마켓도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더현대 서울 포지타노의 태양 마켓의 하루 평균 매출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마켓보다 7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현대 서울 포지타노의 태양 행사는 오는 17일까지 이어지고 19일부터 무역센터점, 판교점, 천호점, 신촌점, 미아점 등 전국 현대백화점 점포에서 순차적으로 운영된다. 공간 연출뿐 아니라 포지타노 해변 거리의 악사를 콘셉트로 한 클래식 버스킹 공연, 요리‧전통공예‧르네상스 미술작품을 포함해 이탈리아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문화센터 강좌, 바캉스를 테마로 한 아트 전시 등 체험형 콘텐츠가 점포별로 다양하게 마련된다.
현대백화점은 유명 휴양지를 콘셉트로 하는 오프라인 행사를 정례화해 여름 시그니처 테마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실내에서 도심 속 바캉스를 즐길 수 있는 이번 테마 행사는 장마 시즌과 맞물려 더 높은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힐링과 휴양을 비롯해 리테일의 의미를 색다른 경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꾸준히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올해 1월 베트남 초단기 1000억 매출을 달성한 데 이어, 이후 5개월 만인 지난달 누적 매출 기준 2000억을 돌파했다고 8일 밝혔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40대 이하 인구 비중이 60%를 차지하는 베트남 인구구조를 반영해 젊은 층 선호 브랜드를 대거 유치하고 있다. 이에 따라 2535세대 고객이 매출을 주도하며, 점포 누적 방문객은 800만 명을 넘어섰다.
‘한국식 팝업’은 롯데몰에 발길을 끄는 또 하나의 기폭제가 됐다는 설명이다. 250평 규모의 실내 아트리움 광장과 500평대의 야외 분수광장에서 샤넬 뷰티, 디올 뷰티, 레고, 코치 등 럭셔리 뷰티에서부터 패션 상품군에 이르기까지 약 30여 회의 팝업을 열었다.
팝업엔 신상품 출시 등 상품뿐 아니라 메이크업쇼, 포토존, 기프트 제공 등 체험형 콘텐츠를 접목하며 ‘복합 쇼핑 경험’을 제공했다. 팝업의 누적 방문객은 100만 명에 달하며, 팝업 1회당 평균 방문객은 3만 명이 넘는다. 최고 방문객을 기록했던 지난해 연말 샤넬 뷰티 팝업에는 약 10만 명의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올 여름에는 ‘몰캉스(몰+바캉스)’의 진수를 선보일 방침으로, 회사 측은 지난달 중순부터 다음달 초까지 베트남의 여름 방학 및 휴가 기간임에 따라, 40도에 육박하는 베트남의 폭염을 피해 역대급 인파가 방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내는 쇼핑의 최적 온도인 24도를 상시 유지하고,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한다.
먼저 체험형 ‘컬쳐 마켓’을 운영한다. DIY 만들기, 공예품 제작 등 체험 행사와 함께 다양한 디자인 소품, 액세서리도 판매해 ‘지역민의 축제’가 될 전망이다. 또한 롯데몰의 각 F&B 매장에서는 다양한 시즌 한정 특화 메뉴를 판매하고, 패션 매장에서는 특가 상품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시즌 최대 할인 행사도 진행한다. L7 호텔에서는 ‘호캉스’를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고객을 위해 시네마, 아쿠아리움, 키자니아 등 롯데몰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와 연계한 스페셜 패키지 상품을 선보인다.
이희승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점장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에서 지속 선보여 오고 있는 팝업은 100만 명이 방문할 만큼 지역민에게 새로운 볼거리, 쇼핑거리를 제공하며 나날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여름에는 몰캉스의 진수를 선보일 계획이며, 앞으로도 하노이를 넘어 베트남을 대표할 수 있는 복합쇼핑몰로 차별화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은 대전신세계·광주신세계·센텀시티점에서 선보이는 다양한 미술 전시와 함께 여름을 즐기는 방법을 제안한다.
대전·광주·부산 신세계갤러리에는 여름 하면 떠오르는 태양, 빛, 바다, 청춘 등을 주제로 다양한 전시가 펼쳐진다. 먼저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Art & Science)에서는 이정록·김태형 등 7명의 작가와 함께 한여름 밤이 주는 몽환적인 분위기의 작품들이 담긴 ‘한여름 밤의 상상’ 전시가 다음달 18일까지 열린다.
대표 작품으로는 신성한 빛을 사진 속에 담은 이정록 작가의 ‘산티아고 12’, 동심을 자극하는 김태형 작가의 5m 회화 ‘숲속으로’ 등이 있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신비로운 초현실주의 세계를 담은 작품들을 통해 더위로 지친 고객의 일상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객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빛으로 그리는 상상’은 어두운 곳에서 형광펜으로 그림을 그리고 야광 테이프를 붙여보며 블랙 라이트(형광 물질을 사용해 특수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자외선 빛)를 체험하는 놀이 공간이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 함께 형광으로 칠해진 어두운 공간에서 자신만의 한여름 밤을 만들어가며 여름을 즐겨볼 수 있다.
광주신세계는 이달 4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젊음’과 ‘청춘’을 주제로 ‘유스 오브 썸머(Youth of Summer)’를 선보인다. 인생의 일대기 중 청춘을 여름에 빗대어 마련한 이번 전시는 총 6명의 작가들이 ‘나에게 청춘이란?’이라는 질문에 대한 각양각색의 생각을 담아 작품과 함께 소개한다. 최근 부산현대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은 물론 글로벌 아트페어를 통해 떠오른 이우성 작가, 영화 포스터 작가로 유명한 함주해 작가 등이 참여하며, 총 47여 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광주신세계 1층 광장은 지역 작가 싸비노와 함께하는 아트월 프로젝트를 통해 여름 해변으로 변신한다. 다음달 14일까지 여름을 맞아 광장 곳곳을 해안가 배경의 포토부스로 만들어 특별한 추억을 고객에게 전한다.
센텀시티점은 이달 11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빛의 모양 : 스파클링 썸머(Sparkling Summer)’를 소개할 예정이다. 빛을 소재·주제·매개체로 삼아 작업을 선보여온 6인의 작가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신작 및 대표작을 선보인다. 대표 작가로는 슬레이트 판에 채색 후 조명을 설치해 감정을 표현하는 라이팅아트 작가 강미로, 유리를 비 정형화된 예술적인 오브제로 탄생시키는 유리공예가 글로리홀(박혜인) 등이 있다.
신세계갤러리 관계자는 “한여름 무더위를 피해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을 위한 여름 나기 방법을 제안한다”며 “신세계갤러리는 앞으로도 시즌과 트렌드에 맞는 아트 콘텐츠를 통해 고객들에게 즐길거리와 힐링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