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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프리즈①] 8만 명 넘게 찾은 키아프 서울…“불황 속 괄목할만한 성과”

개막날부터 입장 대기줄 늘어서…콘텐츠 다양화 및 신진 발굴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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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80호 김금영⁄ 2024.09.09 16:32:49

'키아프 서울 2024' 현장. 사진=김응구 기자

하반기 미술계 가장 큰 축제인 ‘키아프·프리즈 서울’이 막을 내렸다. 서울 곳곳이 예술 축제의 장으로 물들었고, 키아프·프리즈 서울은 아시아, 유럽, 미주권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방문한 수많은 관람객의 행렬 속에 성공적인 판매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키아프 “VIP 방문객 수 증가…총 8만여 명 찾아”

'키아프 서울 2024'에 들어가기 위한 줄이 늘어선 모습. 사진=김금영 기자

키아프는 지난해와 비교해 보다 활기를 띤 모습이었다. 개막 첫날인 4일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늘어서더니 최종적으로 5일간 VIP 오프닝과 일반 입장을 포함해 총 8만 2000여 명의 방문객이 키아프를 찾았다.

키아프 측은 “이는 지난해보다 다소 증가한 수치로, VIP 방문객 수가 증가한 점이 주목된다”며 “무엇보다 8일 키아프가 단독으로 개최한 페어 마지막 날 관람객만 1만 2000여 명이라는 점이 키아프에 대한 국내외 관람객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문객 수는 지난해와 비슷했으나 효율적으로 개선된 동선, 한층 넓어진 전시 공간에 관람객이 분산되면서 관람 환경이 한층 쾌적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고 부연했다.

키아프 개막에 앞서 지난달 열렸던 간담회에서 한국화랑협회 황달성 회장은 “올해 키아프는 800평 정도 공간이 늘었는데, 참여 갤러리 숫자는 4~5개 정도 줄이고 프로그램 부스 구성 등을 신경 쓰며 질적 성장에 신경 썼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작은 규모의 부스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구성이 아닌, 다양한 콘텐츠 배치에 신경 쓴 점이 눈에 띄었다.

'키아프 서울 2024'에 설치된 선화랑 부스. 사진=김금영 기자

현장에서 만난 선화랑 원혜경 대표 또한 “지난해와 비교해 보다 올해 키아프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개막 첫날부터 쭉 많은 관람객이 방문해 작품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관련 문의도 이어졌다”며 “키아프가 효율적인 부스 배치 및 참여 갤러리 선정에 신경을 쓴 점이 현장에서도 느껴졌고, 이에 만족감을 표한 방문객들의 반응도 체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참여 갤러리도 다양했다. 키아프엔 총 22개국 206개 갤러리가 참여했으며, 특히 올해는 전체 참가 갤러리 중 3분의 1 이상이 해외 갤러리로, 국제적인 참여도가 높아졌다. 미국, UAE,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싱가포르, 중국 등 40여 개국의 미술관 및 재단 큐레이터, 패트론, 세계 각국의 컬렉터들이 페어를 찾았다.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갤러리들의 첫 참여도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아트 오브 더 월드갤러리(Art of the World Gallery, 휴스턴), DIE 갤러리(프랑크푸르트), 선다람 타고르 갤러리(Sundaram Tagore Gallery, 뉴욕), 페레스 프로젝트(PERES PROJECTS, 베를린), 칼 코스티알(Carl Kostyal, 런던) 갤러리 외에도 알바란 부르데(Albarran Bourdais, 마드리드), 피어마크(PIERMARQ, 시드니), 레히빈스카 갤러리(취리히), 스노우 컨템퍼러리(SNOW Contemporary, 도쿄) 등이 합류했다.

국내 미술씬을 대표하는 화랑들의 참여는 올해도 이어졌다. 국제갤러리(서울), 갤러리 현대(서울), 가나아트(서울), 학고재(서울), PKM 갤러리(서울), 조현화랑(부산), 아라리오갤러리(서울)를 비롯해 서정아트(서울), 드로잉룸(서울), 초이앤초이 갤러리(서울) 등 젊고 혁신적인 갤러리들도 참여해 대작부터 실험적이고, 새로운 작품까지 동시대 미술 트렌드를 볼 수 있는 축제의 장을 완성했다.

‘키아프 하이라이트’ 등 앞으로 기대되는 신인에 주목

'키아프 서울 2024' 내부가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김금영 기자

프리즈가 이미 알려진 유명 작가들을 주로 소개하는 장이었다면, 올해 키아프는 앞으로가 기대되는 신인에 주목한 점이 눈에 띄었다. 대표적으로 ‘키아프 하이라이트’를 선보였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키아프 하이라이트는 동시대 미술의 역동성을 보여주고 새로운 아티스트 발견을 이끄는 플랫폼으로, 올해는 ‘뉴 디스커버리스 앤 프레시 엔카운터스(New Discoveries & Fresh Encounters)’를 주제로 진행됐다. 세미 파이널에 선정된 작가 10인은 키아프 도록, 공식 사이트, SNS, 외부 매거진을 통해 개별 인터뷰와 다양한 프로모션의 기회를 얻었다.

키아프는 이 같은 프로모션에 이어 개막일에 예술계 저명 인사들의 현장 심사를 통해 강철규(아라리오갤러리), 김은진(금산갤러리), 최지원(디스위켄드룸) 세 작가를 최종 수상자로 선정했다. 시상식은 5일 그랜드볼룸 미디어게이트 앞에서 진행됐으며, 수상자들에게는 코엑스의 후원으로 각각 1000만 원의 창작지원금이 수여됐다.

'키아프 하이라이트' 김은진(금산갤러리) 작가의 작품이 설치된 모습. 사진=김금영 기자

키아프는 부스 전시 외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현대 사회와 예술의 미래적 대안을 다각도로 조망한 특별전 ‘키아프 온사이트(Kiaf onSITE): 보이지 않는 전환점’은 양민하, 최원정 작가의 설치작품으로 선보인 ‘기술의 변화’, 실험적 퍼포먼스의 ‘경험의 변화’, 가상현실(VR) 공간 ‘더 원더, The WONDER’에서 생명체의 공생관계를 탐구 ‘공간의 변화’라는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돼 전시장 곳곳에 배치됐다.

키아프 온사이트를 구성한 유아트랩서울의 이승아 기획자는 “아트페어의 현장(on Site)을 퍼포먼스, VR체험, 대형설치 작품 공간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직접 관객들과 소통하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진앤박의 퍼포먼스 ‘검은 달과 토끼들’은 열명의 무용수와 배우로 구성된 퍼포머가 함께 이루는 대형 무대를 보여줌으로써 관람객의 호응을 얻었다. 또 영국 작가 캇 오스틴의 장소 특정적 사운드+무브먼트 퍼포먼스(Empty Fields) 역시 작가가 직접 사이버네틱 생명체로 변신한 독특한 퍼포먼스로 관객들이 함께 움직이며 공연을 관람하는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냈다”고 부연했다.

한 관람객은 “전시 외에도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아이들이 예술과 직접 상호작용할 수 있는 VR 존이 매우 인상 깊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관람객이 '키아프 온사이트(Kiaf onSITE): 보이지 않는 전환점'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키아프 서울 2024

5~7일엔 KAMS, 프리즈 서울과 공동 기획한 토크 프로그램을 코엑스 스튜디오 159에서 진행했다. ▲역동하는 미술시장 ▲변화하는 아트페어 ▲기술 전환 시대의 예술 재정의 등 9개의 주제를 통해 국제 미술 시장과 현대미술의 흐름 등 총 9개주제로 심도 있는 예술 대담을 펼쳤다.

이 밖에 올해 4회째를 맞이한 키아프 인천국제공항 특별전(We connect Art & Future 4th edition, Kiaf and INCHEON AIRPORT)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교통센터에서 지난달 26일부터 개최돼, 키아프를 위해 내한하는 컬렉터 및 문화예술 관계자들에게 첫 인사를 전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이달 22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해외 컬렉터 판매 비중 높아져

현장에서는 VIP를 위한 도슨트가 진행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사진은 가나아트 부스. 사진=김금영 기자

판매 면에서는 해외 컬렉터의 비중이 높아진 결과를 보였다. 주요 판매작은 선다람 타고르 갤러리(뉴욕)가 선보인 히로시 센주의 ‘워터폴 온 컬러스(Waterfall on Colors, 2024)’로 약 5억 6000만 원에 거래됐다.

국제갤러리는 김윤신의 회화와 조각이 조화를 이루는 솔로 부스로 주목을 받으며, 다양한 크기의 캔버스 작품을 2000만 원에서 1억 5000만 원 사이 가격대에 판매했다. 갤러리현대는 한국 실험 미술의 선구자인 성능경, 이건용,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정상화를 비롯해 국내외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강승, 이슬기, 김성윤 등의 작가와 케니 샤프, 토마스 사라세노와 같이 국제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해외 작가의 작품까지 판매됐다.

올해 새롭게 도입된 모던 및 마스터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그랜드볼룸에도 많은 방문객이 이어지며 판매 성과를 올렸다. 금산갤러리에서는 백남준의 대형 오브제 작품이 판매됐고, 갤러리 윤에서는 약 1억 2000만 원에 판매된 이강소의 대형 작품을 포함해 박서보의 작품 여러 점이 판매됐다. 마크 하켐 갤러리(Mark Hachem Gallery, 파리)에서는 손석, 요시유키 미우라 등 작가별로 다양한 작품이 판매됐고, 아트 오브 더 월드 갤러리(휴스턴)는 페르난도 보테로의 대작으로 주목받았다. DIE 갤러리(프랑크푸르트)는 키아프 참여 20주년을 기념해 피카소 스케치로 가득한 스페셜 룸을 구성, 피카소와 앙드레 마송을 비롯한 다수의 작품을 판매했다.

'키아프 서울 2024'는 2층뿐 아니라 3층 공간도 활용해 전시를 선보였다. 사진=김금영 기자

2020년부터 키아프에 참가한 칼 코스티알(런던)은 6000만 원대의 카밀라 잉그스트롬 작품 2점과 5000만 원대의 카린 리온스 작품 2점 등을 판매하며 판매 호조를 알렸고, 2022년부터 키아프를 찾고 있는 카발호 파크(뉴욕) 역시 3000만 원대의 율리아 아이오실존 작품 다수와 2000~3000만 원의 크리스티안 투보르그, 로잘린 톨마지의 신작을 다수 판매했다. 베니스 비엔날레 등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는 이배의 대형 회화 작품은 갤러리 비앤에스에서 약 2억 6000만 원에 판매됐다.

올해 처음 참가한 피어마크(시드니)는 3600만 원대의 벤 크라세 작품부터 캐논 딜, 제레미 쇼클리의 작품을 2000만 원대에 다수 판매했고, 또 다른 첫 참가 갤러리 위 컬렉트(WE COLLECT, 마드리드)도 백향목의 작품을 각각 1500만 원, 2000만 원 가량에 판매했다. 전년도 처음 참가했던 뉴차일드(Newchild, 앤트워프)는 제임스 오웬스의 신작을 4000만 원에 거래했다고 전했고, 유스토/지나(YUSTO/GINER, 마르베야)도 5000만 원대의 앙헬레스 아그렐라 신작부터, 3000만 원대의 아나 바리가 작품까지 다양하게 판매했다.

솔로 섹션의 옵스큐라는 김호득의 작품을 약 8000만 원에 판매했으며, 채성필의 단독 부스를 구성한 갤러리그림손은 솔드아웃을 기록, 갤러리나우도 고상우와 김준식 작가의 작품이 모두 솔드아웃되었음을 알렸다. 에브리데이몬데이는 무나씨의 작품이 솔드아웃됐고, 김희수의 작품이 대거 판매됐다. 더컬럼스갤러리는 김강용의 벽돌 소품 시리즈를 전량 판매했고, 키다리갤러리는 최형길의 작품이 대부분 솔드아웃됐다. 또한 오션갤러리도 제니박 작가의 작품 10점 솔드아웃 소식을 전했다. 젊은 갤러리 중에서는 서정아트가 홍순명의 작품을 3000만 원에 거래했고, 김리아 갤러리의 박태훈과 황도유 작품도 각각 1000만 원 이상에 거래됐다.

참여 갤러리 “아시아 시장 진출 출발점”…“밝은 한국 미술 미래 봐”

'키아프 서울 2024'에서 관람객이 고상우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김금영 기자

참여 갤러리들은 긍정적인 피드백과 함께 내년을 기약했다. 올해 처음으로 키아프에 참여한 피어마크의 저스틴 캘러넌 디렉터는 “저희의 첫 번째 키아프 참가 경험은 정말 훌륭했다. 서울은 현대 미술의 글로벌 허브로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한국의 컬렉터들, 이 지역의 동료들과 좋은 인연을 맺었다”며 “열정적이고 활발한 참여를 보여주는 아시아의 관객들에게 새로운 예술가들을 소개할 수 있는 멋진 기회였다”고 말했다.

올해 키아프를 다시 찾은 칼 코스티알의 캐서린 코스티알 공동 디렉터는 “키아프에서 전시하는 것은 항상 큰 기쁨”이라며 “저희는 2021년부터 독일에서 이곳에 왔으며, 키아프, 서울, 그리고 이곳의 컬렉터들과 항상 좋은 경험을 해왔다. 키아프는 저희 갤러리가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훌륭한 출발점이 됐다”고 말했다.

국내 갤러리 또한 긍정적인 피드백을 전했다. 맥화랑의 김정원 갤러리스트는 “키아프와 프리즈가 동시에 개최됨으로써 해외로 나가지 않고도 국제 갤러리 및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킹이 크게 촉진됐으며, 이는 한국 작가들을 홍보하는 데 있어 매우 귀중한 기회가 됐다”며 “코로나19 이후 미술 시장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증가한 가운데, 올해는 방문자 수와 실제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갤러리그림손의 최지환 대표는 “극심한 불경기에 걱정이 많았는데 키아프는 키아프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넘“쳐나는 관람객의 즐거운 표정과 정신없이 응대하는 갤러리스트의 표정에서 밝은 한국 미술의 미래를 봤다”고 말했다.

키아프 측은 “키아프는 한국 미술계가 하나 되는 구심점 역할을 비롯해, 새로운 얼굴 발굴, 미술 시장 활성화, 예술 경계 확장 등 국내 최고 최대 아트페어로의 역할을 해냈다”며 “또한 매년 향상하는 전시 퀄리티와 글로벌 갤러리의 참여, 해외 관람객 증가 등 글로벌 페어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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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프  프리즈  한국화랑협회  컬렉터  아트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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