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구⁄ 2024.11.26 17:07:44
HMM이 지난 21일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7700TEU급(1TEU는 6m 길이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2척을 도입한다고 밝히면서, 지난 9월 선언한 HMM의 ‘2045 넷제로’에 다시 한번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이번에 HMM이 도입한 LNG 추진선 ‘HMM 오션호’와 ‘HMM 스카이호’는 이날 오후 2시 부산광역시 영도 HJ중공업에서 명명식을 가졌다.
핵심은 탄소배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선박이라는 점이다. 컨테이너선 중에선 국내 최초의 LNG 추진 선박이다. 그리스 선주사인 나비오스(Navios)가 국내 조선소인 HJ중공업에 발주했고, HMM이 최대 14년간 용선해 운항한다.
선박의 대체연료로 메탄올이나 암모니아 등의 연구가 진행되는 가운데 최근 LNG가 유용한 저탄소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프랑스 해운 조사 전문기관 알파라이너는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선박의 55%가 LNG 추진선이라고 분석했다. LNG 추진선은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을 각각 30%와 85%, 황산화물과 미세먼지는 99% 감소시켜 오염물질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다.
‘HMM 오션호’와 ‘HMM 스카이호’는 내년 1월부터 지중해와 극동아시아를 잇는 HMM의 독자 노선인 FIM(Far East–India–Mediterranean) 서비스에 투입돼, 부산~중국~인도~지중해 등을 운항할 계획이다.
김경배 HMM 사장은 “이번에 인도되는 LNG 추진선박은 HMM의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로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HMM ‘2030 중장기 전략’서 가장 눈에 띈 ‘2045 넷제로’
HMM은 지난 9월 23조5000억 원 규모의 ‘2030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이 김경배 사장이 밝혔던 ‘2045년 넷제로’다. 글로벌 해운업계가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HMM은 이보다 5년 더 빨리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선언이다. 그러기 위해 친환경 분야에만 14조4000억 원을 투자해 친환경 선사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HMM은 이를 두고 “국제사회의 규제 이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발전과 기후 변화 완화에 선제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살펴보면, 단기적으로 운항 최적화와 바이오 연료 사용으로 에너지 효율 개선에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론 메탄올·암모니아 등 저탄소·무탄소 연료 사용 확대와 내륙 운송을 포함한 친환경 물류 서비스를 완성할 계획이다.
HMM의 친환경 물류 확대의 중심은 친환경 선박 확보다. 해운업계는 기존의 벙커C유(중유) 연료에서 친환경 연료 선박으로 전환해야 한다. HMM은 앞서 밝힌 대로 내년부터 LNG 연료의 77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이 운항을 시작하고, 이와 더불어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9000TEU급 컨테이너선 9척을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받을 예정이다.
특히, 현재 90만TEU 수준의 선복량을 2030년까지 155만TEU로 늘리면서 저탄소·무탄소 선박을 68척 확보하는 등 2030년에는 전체 선대의 35% 이상을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할 계획을 갖고 있다.
HMM은 ‘바이오 선박유(Bio Marine Fuel)’ 연구 개발에도 동참하고 있다. 바이오 선박유는 폐원료를 기반으로 바이오디젤과 기존 선박유(벙커C)를 3:7 비율로 섞어 생산하는 연료로, HMM에 따르면 약 24%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다. 지난해 9월 GS칼텍스와 협력해 국내 최초로 바이오 선박유 시범 운항을 개시했다.
한편, 글로벌 해운업계는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유럽연합(EU)의 ETS(탄소배출권거래제도)와 FuelEU Maritime(해운연료규정) 등 많은 규제를 이행 중이다. 규제를 충족하지 못하는 선박은 운항이 어려울 수 있어, 탄소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선박은 선사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다. 참고로 ETS는 온실가스 배출 권리를 기업 또는 국가 간에 매매하도록 한 온실가스 감축 수단이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