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구⁄ 2025.03.17 10:10:10
HD현대 조선 계열사 HD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운항 선박 내 긴급 유지·보수·정비(MRO)를 위한 3D프린팅 신기술을 개발했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전남 목포 HD현대삼호에서 ‘운항 선박 내 유지보수 부품 자체 제조를 위한 3D프린팅 융합 실증기술’에 대한 최종 평가·시연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17일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재작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울산광역시와 산하기관, 씨에스캠, HD한국조선해양, HMM, 한국선급(KR)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 ‘3D프린팅 디지털 워크숍’ 과제에 착수했다.
이 과제는 운항 중인 선박에서 자체적으로 MRO 관련 부품을 신속하게 제작하는 3D프린팅 시스템을 개발하고 실증하는 것이 목표로, 올해 12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장거리를 운항하는 대형 선박들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여러 종류의 예비 부품을 선적하고 출항한다. 그러나 3D프린팅 기술이 도입되면 선상에서도 필요 부품을 언제든지 제작해 즉시 교체가 가능해진다. 주문·제작·배송까지 일련의 과정이 단축되는 만큼 시간과 비용이 절약될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실증을 통해 실제 선상에서 3D프린팅 장비를 운용하는 것은 물론, 선박 운동과 진동 저감 장치 기술도 함께 검증했다. 물 위를 항해하는 선박은 연속적으로 움직임이 발생해 3D프린터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운동·진동 저감 기술이 필수다.
HD현대중공업은 향후 3D프린팅 기술의 상업화를 본격 시작할 예정이다. 다양한 부품의 디지털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항구와 선박 간 네트워킹을 구성해 필요 부품을 원격으로 주문, 인근 항구에서 손쉽게 공급받도록 할 계획이다. 또 HD한국조선해양과 조선용 탄소강 분말소재 개발 등 소재의 다변화를 위한 기술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3D프린팅이 가능한 부품의 폭을 확대하는 동시에 가격 절감 등의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실증을 통해 조선산업에서의 3D프린팅 기술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선박 MRO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5월에는 미국선급(ABS)로부터 세계 최초로 ‘운항 선박 내 신속 MRO 대응을 위한 3D프린팅 시스템’에 대해 NTQ(신기술 사용 적합성 인증) 2단계를 받았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