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호⁄ 2025.04.18 11:08:37
부산현대미술관(이하 미술관)은 6월 29일까지 소장품 상설 전시 《소장품섬_ 최찬숙: 밋찌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023년 9월 신설된 《소장품섬》전은 미술관이 위치한 을숙도가 섬이라는 점에서 착안해 붙인 명칭이며, 미술관 개관 이후부터 수집해 온 소장품들을 선별해 전시하는 행사이다.
올해(2025년) 《소장품섬》으로 첫 전시되는 작품은 <최찬숙: 밋찌나>로 광복 80주년을 맞아 관객들에게 역사적 의미를 다시 되새기기 위해 기획됐다. 2채널 영상 설치작품과 서울대학교 정진성 연구팀으로부터 제공받은 기록 자료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밋찌나>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부산에서 버마(현 미얀마) 밋찌나 지역으로 동원된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작가는 지명에서 따온 ‘밋찌나’라는 동일한 이름을 가진 가상의 세 여성을 등장시켜, 엇갈리는 정치적 상황과 외교적 증언을 통해 각각 ▲일본 제국주의 ▲한국의 가부장적 민족주의 ▲페미니즘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처럼 불명확하고 모순되는 진술을 통해, 누군가의 경험이 하나의 진실로 완전히 재현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또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작가와의 대화'가 내일(18일) 오후 5시 온라인 줌(ZOOM)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시 통합예약시스템을 통해 예약하면 참여할 수 있다.
<작가와의 대화>는 전시에 관심 있는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참여자들은 독일 베를린에서 거주 중인 최찬숙 작가와 직접 소통하며, 작품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한편, 최찬숙 작가는 2013년부터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작업하고 있으며, ▲이주 ▲이동 ▲공동체를 주제로 자신만의 시각언어를 구축해왔다. 다학제적 방법론*을 기반으로 ▲전시 ▲퍼포먼스 ▲강연(렉처 퍼포먼스) ▲출판 등 다양한 형식의 작업을 선보이고 있으며, 2021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받은 바 있다.
이방인이자 경계에 있는 존재로서 작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은 몸의 물리적 이동과 정신적 이주에 대한 다양하고 지속적인 ‘예술적 연구’로 여전히 작품 안에서 이어지고 있다.
강승완 부산현대미술관장은 “광복 80주년 첫 《소장품섬》전시 《최찬숙: 밋찌나》가 이끄는 역사적 사건의 현재적 소환과 환기를 통해 새로운 자각과 성찰의 기회를 얻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