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오⁄ 2025.04.24 16:17:26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 작업의 일환으로 SBI저축은행 지분 인수에 나선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일본 SBI홀딩스가 100% 보유 중인 SBI저축은행의 지분 30%를 약 3,0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조만간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교보생명은 SBI홀딩스에 이어 SBI저축은행의 2대 주주로 올라서며, 향후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한 우선매수권 조항도 계약에 포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는 교보생명이 추진 중인 금융지주사 전환 전략의 핵심 포석으로 해석된다. 금융지주 전환을 위해서는 여·수신, 투자, 자산관리 등 다양한 금융 계열사 구성이 필수적이나, 현재 교보생명은 교보증권 외에 눈에 띄는 자회사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교보생명은 저축은행을 포함해 손해보험, 부동산신탁 등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박차를 가해왔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8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저축은행 업계 전반의 수익성 둔화 속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거둔 알짜 금융사로 평가받는다. 교보생명이 30%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직접적인 여신 사업은 물론 저축은행을 통한 간접 수신 기능까지 확보하게 됐다.
이번 인수는 양사 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도 될 전망이다. 앞서 SBI홀딩스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 당시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을 지지하며 백기사로 나선 바 있다. 지난달에는 어피너티가 보유했던 교보생명 지분을 인수해 지분율을 9% 수준까지 늘렸으며, 향후 20% 이상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거래를 통해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을 위한 금융 계열사 구색을 갖추고, SBI홀딩스와의 연대를 바탕으로 중장기적 성장 전략을 본격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