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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2025' 및 '키아프 서울(Kiaf SEOUL) 2025' 참가

‘프리즈 서울’에서 한국 근현대미술사를 아우르는 다양한 세대의 한국 및 한국계 작가들 다채롭게 소개... 키아프 서울에서 스위스 출신 현대미술가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를 중심으로 글로벌 블루칩 작가들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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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안용호⁄ 2025.08.20 13:42:51

김윤신(b. 1935) 〈내 영혼의 노래 2009-270〉 2009 Oil on canvas 40 x 40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안천호,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김용익(b. 1947) 〈물감 소진 프로젝트 23-16: 망막적 회화로 위장한 개념적 회화〉2023 Acrylic and vinyl sheet on canvas, wire mesh 57 x 77 x 7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안천호,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는 오는 9월 3일부터 7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2025’ 및 ‘키아프 서울(Kiaf SEOUL) 2025’에 참가한다. 2022년에 출범한 후 올해로 네 번째 행사를 맞이한 ‘프리즈 서울’과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 아트페어인 ‘키아프 서울’이 다시 한번 한 자리에서 현대미술의 현재를 되짚으며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과 유익한 프로그램을 전 세계 관람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프리즈 서울에는 전 세계 29개국 121개의 갤러리가 참가한다. 특히 이번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참가 갤러리의 절반 이상이 아시아를 기반으로 구성되었으며, 이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활동하는 디아스포라 작가 및 아시아 미술의 ‘현재’를 짚어볼 예정이다.

 

국제갤러리는 올해 ‘프리즈 서울’에서 한국 근현대미술사를 아우르는 다양한 세대의 한국 및 한국계 작가들을 다채롭게 소개한다.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는 ‘색채묘법’ 작품인 〈Écriture No. 110211〉(2011)을 선보이는데, 작업의 주를 이루는 진한 분홍색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작가의 후기 작업의 특성을 함축한다.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의 기반을 다진 하종현은 〈Conjunction 22-28〉(2022)에서 올이 굵은 마포 뒷면에서 앞면으로 밀어낸 붉은색 유화를 통해 물성을 실험한 ‘배압법(背押法)’의 정수를 소개한다. 하종현은 9월 1일 파주에 위치한 ‘하종현 아트센터’ 개관을 앞두고 있으며, 지난 6월에는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내 샤토 라 코스트(Château La Coste)에서 개인전 《Light into Color》를 개최했다. 한지의 표면을 자르고 찢고 붙이는 등 재료의 물질적 특성을 탐구한 권영우의 〈Untitled〉(c. 1970s)는 여러 겹 겹쳐진 한지의 섬세한 재질감을 강조하는 동시에 평면에 입체감과 리듬으로 조형성을 실현한다. 한국 기하학적 추상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이승조의 〈핵〉(1977)은 작가의 대표 모티브인 ‘파이프’ 형상으로 완성된 작업이다. 밑칠과 사포질, 그리고 붓질을 반복해 금속성을 부각시킨 작가는 이로써 ‘탈회화적 추상’의 역사를 다시 썼다.

1세대 여성 조각가인 김윤신의 회화 〈내 영혼의 노래 2009-270〉(2009)은 자연을 관조의 대상이 아닌 ‘합일(合一)’의 주체로서 바라보는 작가의 예술철학을 바탕으로, 영원한 삶의 나눔, 생명력의 본질을 자유분방한 색상, 선, 그리고 면으로 표현한다. 한편 모더니즘적 관행에 균열을 내는 작업을 지속해온 개념미술가 김용익은 〈물감 소진 프로젝트 23-16: 망막적 회화로 위장한 개념적 회화〉(2023)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음과 양, 하늘과 땅, 삶과 죽음 등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현상과 원리에 대한 동양철학을 내포하고 있다. 글쓰기를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는 개념미술가 안규철의 〈시력검사–새〉(2024)도 함께 전시된다. 제 기능을 상실한 시력검사표는 기표와 기의가 어긋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내포한다. 안규철은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개인전 《열두 개의 질문》을 8월 22일부터 개최한다.


박찬경의 신작 회화 〈솔산님 안녕하세요〉(2025)는 동아시아에서 이름이나 호, 지명으로 흔히 사용되는 ‘솔산(松山)’을 소나무와 산의 이미지로 전환한다. 전통적인 풍경화 같으면서도 마치 현시대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단순한 구도를 통해 작가는 전통 이미지 대다수가 처한 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함경아의 자수회화 〈유령과 지도 / 선들은 굽이굽이 계곡을 따라 휘어져 이야기로 돌아왔다. 03YBXS01V1, 05YBXS01V1〉(2025)은 완성 시점과 결과물을 예측하기 어려운 북한 자수를 기다리며 발생하는 불확실성을 바탕으로, 기다림과 부재의 시간 속에서 그 결과물을 상상하며 작업한 신작이다.

 

양혜규의 〈분홍 빙하 수평투상水平投象 넋돋이 – 황홀망恍惚網 #289〉(2025)는 작가가 2021년부터 시작한 〈황홀망〉 연작의 신작으로, 각 문화권에서 발견할 수 있는 종이 오리기와 무구(巫具)를 제작하는 전통에 기반해 물질과 정신 사이의 관계를 탐구한다. 양혜규는 오는 9월 5일부터 미국 세인트루이스 현대미술관(Contemporary Art Museum St. Louis)에서 《양혜규: 의사擬似-하트랜드(Haegue Yang: Quasi-Heartland)》를, 9월 27일부터는 스위스 취리히 미그로스 현대미술관(Migros Museum für Gegenwartskunst)에서 순회전 《양혜규: 윤년(Haegue Yang: Leap Year)》을 앞두고 있다.

 

강서경의 〈자리 검은 자리 122 × 163 #21-71〉(2020–2021)은 조선시대 1인 궁중무인 '춘앵무(春鶯舞)'의 공간이 되는 ‘화문석’에서 착안한 작품으로, 사회 속 개인의 영역과 가능성을 고찰한다. 장파는 신작 〈Gore Deco – Emily: I Still Can Sing〉(2025)을 선보이는데, 19세기 미국의 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신체에 각인하는 타투처럼 표현함으로써 새로운 정체성의 어법을 보여준다. 작가는 회화와 글을 통해 ‘그림’과 ‘아름다움’에 대한 고정된 개념을 비판하며 여성적 그로테스크와 역사적으로 타자화된 감각들을 시각적으로 탐구한다. 장파는 오는 12월에 국제갤러리에서의 첫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국제갤러리 부스에서는 한국계 작가로 해외에서 작업세계를 펼쳐온 작가들의 작품도 소개한다. 바이런 킴(Byron Kim)의 〈멍〉 연작 중 하나인 〈Blue Lift Sandalwood Fall〉(2016)은 상처의 흔적으로 신체에 남는 ‘멍’을 실제적 상징성을 떠나 오로지 색감으로 표현하며 대상을 바라보는 작품이다. 마이클 주(Michael Joo)의 〈Cosms (Catalunya 1)〉(2016–2024)은 지질과 광물, 장소성과 장소 이동에 대한 탐구로, 스페인 카탈루냐에 있는 퇴적암층에 축적된 시간성을 은과 다이크로익 유리의 반사면을 통해 현재와 연결시킨다.

 

9월 국제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앞둔 갈라 포라스-김(Gala Porras-Kim)의 신작 수석 드로잉 연작도 함께 전시된다. 작가는 인간이 자연을 이해하고 향유하기 위해 자연에 부여하는 규칙을 시각적으로 탐구한다. 마지막으로 로터스 강(Lotus L. Kang)의 〈Mesoderm (Empty Full III)〉(2025)는 콜라주 기법을 이용한 작품으로, 배아 발생 초기 단계에 생성되는 ‘중배엽’이라는 세포층을 또 하나의 피부, 곧 내부를 감싸는 주머니로 바라보며 ‘신체의 투과성’을 탐구한다.

칸디다 회퍼(b. 1944) 〈Neue Nationalgalerie Berlin VII 2021〉 Inkjet print Image: 180 x 146.8 cm
Frame: 184 x 150.8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다니엘 보이드(b. 1982) 〈Untitled (GJOOP)〉2024 Oil, watercolor, pencil, found boomerang and archival glue mounted on wooden panel 80 x 20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Joshua Morris,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지난 2002년부터 한국 최초의 국제 아트페어로 문을 연 ‘키아프 서울’은 세계 미술시장의 활기찬 아트 허브로 도약한 서울을 중심으로 한국 미술시장과 해외 미술시장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 국제갤러리는 이번 키아프 서울에서 스위스 출신 현대미술가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를 중심으로 글로벌 블루칩 작가들을 선보인다.

 

부스의 핵심을 이루는 론디노네는 동시대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조각, 회화, 드로잉, 장소특정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해왔다. 태양, 달, 무지개, 나무, 돌 등을 소재로 한 작가의 대표작에서 보이듯 자연에 대한 세심한 관찰은 그의 작업 전반에 걸쳐 중요한 맥락을 형성한다.

 

부스에서는 론디노네의 두 개의 연작이 집중적으로 선보인다. 먼저 〈선(sun)〉은 1990년대 초반에 시작된 우고 론디노네의 대표 회화 연작으로, 강렬한 색 띠가 원을 이루며 에어브러시로 경계를 흐려 최면과도 같은 착시 효과를 자아낸다. 19세기 독일 낭만주의와 티베트 신비주의에서 영감을 받아 자연 현상과 내면의 세계를 탐구하는 이 작업은 원의 중심 너머를 응시하게 하는 명상적 태도와 사색을 유도한다. 작품 제목에는 제작일을 독일어로 표기해 마치 일기처럼 일상의 순간과 우주적 질서를 동시에 담아낸다.

 

이와 함께 론디노네의 〈컬러 마운틴(color mountain)〉 연작 중 신작들도 소개된다. 돌은 그의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재료이자 상징으로, 이 연작에서는 선명한 색채를 입힌 돌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인공적 질감과 명상적 분위기를 동시에 구현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인공과 자연, 과거와 현재가 맞물리는 이원적 감각을 불러일으키며, 수천 년간 여러 문화권에서 이어져 온 돌탑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인간과 자연의 연속성과 교감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이외에도 칸디다 회퍼(Candida Höfer)의 〈Neue Nationalgalerie Berlin VII 2021〉이 키아프 부스에서 소개된다. 작가는 2021년 리노베이션 직후 베를린 신국립미술관을 방문해 재정비를 거친 공간 곳곳을 카메라에 담으며 작품에 드러나지 않는 인간의 흔적들을 포착했다.

 

또한 제니 홀저(Jenny Holzer)의 〈Improving〉(2024)은 〈검열 회화(Redaction Painting)〉 연작 중 하나로, 미국 정보 공개법(Freedom of Information Act)에 따라 공개된 정부의 검열 문서를 거대한 추상으로 바꾸어 놓는다. 부스에는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의 오목 디스크 연작의 일환인 〈Organic Green to Clear〉(2016)도 자리한다. 다양한 색상으로 변주되어 온 작가의 디스크 작업은 거울처럼 그 앞에 존재하는 근경을 비추면서도 반사되는 원경의 왜곡 또한 담아내는데, 작가는 이러한 양면적 현상이 야기할 수 있는 일종의 혼돈에 큰 관심을 두며 물성에 대한 탐구를 끊임없이 이어오고 있다.

 

다니엘 보이드(Daniel Boyd)의 회화 〈Untitled (GJOOP)〉(2024) 또한 관객을 맞이한다. 보이드는 호주의 탄생 배경 등에 대한 기존의 개념을 경계하고 의심하며 일방적인 역사관이 놓친 시선을 복원하는 등 서구의 역사적 관점을 깊이 파고드는 작업으로 존재감을 알려 왔다. 이어 태국의 젊은 현대미술가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Korakrit Arunanondchai)의 〈역사 회화〉 연작 중 〈Untitled〉(2023)도 소개된다. 작가는 서양 중심의 세계화와 노동의 역사에 대한 고찰의 일환으로 청바지를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캔버스 위에 불에 타고 남은 표백된 청바지, 불이 연소되는 동안 촬영한 이미지 등을 다층적으로 쌓아 올린다. 아룬나논차이는 현재 프랑스 디종의 르 콩소르시움(Le Consortium)에서 대규모 개인전 《The blood of the earth》를 개최하고 있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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