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호⁄ 2025.11.19 16:31:12
PKM 갤러리는 오는 12월 5일 개막하는 아트바젤 마이애미 비치 2025에 백현진, 샘바이펜, 정현, 그리고 코디 최 네 작가의 신작과 주요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부스는 서로 다른 세대와 감각이 공존하는 하나의 풍경으로, 회화•조각•드로잉•네온 작업이 교차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적 결을 압축한다.
현대미술을 중심으로 음악, 영화, 공연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 온 백현진은 최근 탄야 보낙다르 갤러리 LA 개인전 《Seoul Syntax》와 아뜰리에 에르메스 《두 번째 삶》을 통해 국내외 평단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신작 회화 〈Late Fall〉과 〈Spring〉의 섬세한 붓질과 투명한 색조로 구성된 화면은 계절의 전환과 감정의 미묘한 파동을 시각화하며, 일상과 존재의 내면을 유려하게 포착한다. 이는 서정적 추상과 감정의 시간성을 결합하여 각기 다른 계절의 호흡을 시각의 언어로 치환하였다.
샘바이펜은 대중문화와 미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젊은 감각으로 국내외 미술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팝 아티스트로, SNS 시대의 시각 언어와 소비 이미지를 차용하면서도 그 이면의 불안, 유머, 자기풍자를 정교하게 교차시킨다. 신작 〈Devil’s Slap〉은 유희와 공격성, 욕망과 처벌이 뒤섞인 현대인의 심리적 풍경을 은유적으로 드러내는 한편, 〈Smoker〉는 일상의 고요한 순간 속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따라 내면의 불안과 공허를 시각화한다.
정현은 ‘인간’ 을 주제로 청동, 콜타르, 침목, 철근, 숯 등 비정제된 재료를 통해 시간과 기억이 응축된 조형 언어를 구축해왔다. 최근 PKM갤러리 개인전 《그의 겹쳐진 순간들》이 성공적으로 오픈하여 진행 중이며, 30여 년에 걸친 예술 여정의 새로운 전환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출품작들은 1990년대 제작된 콜타르 드로잉과 소형 브론즈 조각으로, 작가의 조형 세계가 형성된 근원적 시기의 정수를 보여줌과 동시에 인간의 내면과 존재의 무게를 물질의 언어로 탐구해온 작가 특유의 미학을 제시한다.
코디 최는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현시대의 문화적 충돌과 그 간극에서 탄생하는 현상을 탐구한다. 이번 부스에는 The Nike, The David, The Venus 등 서구 조각사의 상징적 형상을 일상적 재료로 변형한 조각 시리즈, AI로 생성된 이미지를 목판 위에 유화로 덧칠한 신작 회화, 자신의 초상을 동아시아적 상징과 미국 소비문화의 이미지 위에 병치한 초기 작업 〈Golden Boy Poster〉, 그리고 네온 작업 〈Down Side is Heavy〉이 출품되어 그의 작업 세계가 구축해온 문화적 혼종성과 정체성의 유머를 집약적으로 드러낸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