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2019년 지주사 재출범 이후 지속해 온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장을 마무리하며 종합금융그룹 체계를 구축했다.
6년 만에 우리금융 ‘3대 축’ 완성
우리금융은 2024년 8월 우리투자증권 출범에 이어, 2025년 7월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을 자회사로 편입, 은행·증권·보험을 아우르는 3대 핵심 사업군을 확보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통해 우리금융이 외형 확장을 넘어 이익 체력 증대와 주주환원 확대로 이어지는 구조를 형성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2025년 3분기 실적에서 확인된 이익 증가와 보통주자본비율(CET1) 상승은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주요 증권사 연구원들은 우리금융그룹의 자산 리밸런싱 성과와 주주환원 정책 이행 가능성에 주목하며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2019년 1월 11일 설립 이후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해왔다. 현재 우리금융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을 비롯해 동양생명보험,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투자증권 등 16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 주요 거점에 14개 현지법인을 운영 중이며, 우리벤처파트너스와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의 투자합자회사 등 다양한 손자회사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의 보험사 인수는 그룹의 수익 구조 다변화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보험 자회사 편입은 자본비율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종합금융그룹 체계를 완성한 것으로,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와 그룹사 간 시너지 확대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계열사 간 협업 성과는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인수 직후 방카슈랑스(은행 연계 보험 판매) 채널에서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비중이 증가했다. 회사 측 발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두 회사의 방카슈랑스 판매 비중은 약 13%p 상승해 22.5%를 기록했다. 이는 향후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균형 성장과 계열사 간 교차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익 체력·CET1 개선으로 밸류업 기대
우리금융그룹은 2025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2조796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수치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244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3.1%, 전년 동기 대비 37.7% 증가했다.
실적 상승의 주요 원인은 보험사 편입 효과다. 기존 사업이 경상 수준을 유지하는 한편,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통해 발생한 약 5560억원에서 5810억원(증권사 추산치 상이) 규모의 염가매수차익이 반영되면서 이익 규모가 확대됐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순이익은 컨센서스와 당사 추정을 상회했는데, 실적이 추정과 컨센을 상회한 것은 동양·ABL생명 인수에 따른 염가매수차익 반영에 기인한다”며 “전술한 염가매수차익은 5810억원 반영되었는데, 이는 주로 부동산 재평가에 기인하며 부수적으로 동양생명 CSM 소급기간 변경함에 따라 자본 증가가 일부 있었다”고 분석했다.
일회성 이익과 함께 비용 요인도 반영됐다. 우리금융은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해 ▲환율 관련 비화폐성 환차손실 330억원 ▲부동산 신탁사 책임준공형 사업장 관련 추가 충당금 980억원 ▲지방 부동산 담보가치 하락을 대비한 선제적 추가 충당금 540억원 ▲KIKO(키코) 소송 패소 관련 충당금 320억원 ▲자산신탁 영업권 손상차손 390억원 등을 인식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회사측은 염가매수차익 외에도 추가 충당금과 환율 관련 손실 등 일회성 요인을 모두 제거할 경우 경상 순익은 약 8900억원 내외라는 설명”이라며 “염가매수차익 제외 실적은 기대치를 하회했으나, 선제적 추가 충당금을 제외할 경우에는 약 4200억원 내외로 경상 수준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핵심 이익 지표는 상승세를 보였다. 자산 리밸런싱과 조달비용 효율화 영향으로 그룹 순이자마진(NIM)은 1.75%로 전분기 대비 4bp, 은행 NIM은 1.48%로 3bp 상승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자산 리밸런싱, 조달비용 감축 등 은행 순이자마진이 3분기 연속 상승했다”며 “비이자이익은 원화 약세 부담을 수수료이익 증가, M&A 효과 반영 등으로 만회하며 개선세가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M&A에도 CET1 비율 상승…자본 관리 성과 긍정적
M&A 진행 과정에서도 자본 적정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상승했다. 통상적인 현금 유출이나 자산 증가에 따른 자본비율 하락 우려와 달리, 우리금융의 3분기 CET1 비율은 12.92%(E)로 전분기 대비 10bp, 전년 동기 대비 97bp 상승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고환율 및 M&A 영향에도 CET1 비율이 13%에 근접하고 있고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의 결과로 해석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가계대출은 소폭 늘어나는 반면 상대적으로 위험가중치가 더 높은 기업대출이 4개 분기째 역성장하면서 RWA가 잘 관리된 덕분”이라며 “염가매수차익이 커지면서 보험사 인수에 따른 하락 영향이 -5bp에 그쳤고,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도 예상보다 적은 -7bp에 불과했다”고 분석했다.
자산건전성 지표인 NPL(고정이하여신) 비율은 그룹 0.70%, 은행 0.31%를 기록했으며, 은행 연체율은 0.36%로 하락했다. NPL 커버리지 비율은 그룹 130.0%, 은행 180.9%로 상승하며 손실 흡수 능력을 유지했다.
증권가, 주주환원 확대 및 비과세 배당 주목
증권가에서는 우리금융그룹의 이익 체력과 자본 여력이 주주환원 정책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2026년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과세 배당’ 효과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염가매수차익을 주주환원 재원에 포함하고 희망퇴직 비용을 반영하더라도 기존 예상 대비 2025년 주주환원 규모가 증가할 것”이라며 “4분기분부터 동사의 배당금은 비과세로 지급되므로 실리적인 배당매력이 높아진 국면”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2026년 세후 배당수익률은 여타 시중 지주 대비 1.8%p 높은 4.9%로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6년 이익증가, 배당상향, 비과세배당, 선물세트 3종”이라고 표현하며 “연말 DPS(주당배당금) 전망을 기존 750원에서 850원, 연간 총 1450원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또한 “매 분기 전망을 상회하는 CET1 비율 달성으로 2026년 배당성향 40% 달성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26년에는 보통주자본비율 목표치 13%를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고, 이후 주주환원율의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며 “2026년 주주환원수익률 6.8%를 전망한다”고 밝히며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우리금융그룹은 ‘우리금융 미래 동반성장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5년간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 확대를 위해 총 8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그룹의 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보와 연계된 전략이다.
이와 함께 밸류업 계획(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도 추진한다. 은행권 최초로 ▲CET1 비율 13% 이상 ▲주주환원율 50% 등을 중장기 목표로 제시했으며, 중장기 Target ROE(자기자본이익률) 10%, PBR(주가순자산비율) 0.8배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ESG 경영 측면에서는 MSCI ESG 평가에서 3년 연속 AAA 등급을 획득하고,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World 지수에 편입되었다. 또한 2030년까지 ESG 금융 100조 원 지원 및 2050년까지 자산 포트폴리오 탄소 중립 달성 계획을 수립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향후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상승을 위해선 비은행 계열사와의 시너지 발생, 생산적 금융 기조 하에서 성공적인 자본비율 관리 여부가 될 전망”이라며 “부족한 이익체력과 자본력을 M&A와 감액 배당 시행으로 보완했다”고 평가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등 향후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 시 자본비율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생산적 금융 기조 하에서도 RWA 증가 폭을 최소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자산리밸런싱 등 자산구조의 질적 개선 노력으로 보통주비율이 13% 수준에 근접하며 그룹 재무구조가 개선됐다”며, “4분기부터는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적 금융 전환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6년에도 그룹의 성장 모멘텀과 수익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종합금융그룹 체계를 갖춘 우리금융그룹이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도를 높이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하며, 제시한 밸류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