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호⁄ 2026.03.30 14:38:47
서울 동대문구(구청장 이필형)는 공교육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2026학년도 대입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구가 집계한 2026학년도 입시 결과를 보면, 서울대 합격자는 지난해 12명에서 올해 22명으로 83.3% 늘었다. 카이스트·포스텍 합격자는 4명에서 10명으로 150% 증가했다. 서울 주요 10개 대학 합격자는 240명에서 299명으로 24.6% 늘었고,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합격자는 522명에서 615명으로 17.8% 증가했다. 전국 대학 합격자 수도 2336명에서 2760명으로 18.2% 늘었다. 절대 숫자보다도 증가 폭에서 지역 공교육의 흐름 변화를 읽을 수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변화는 단기간에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다. 몇 해에 걸친 꾸준한 투자와 학교 현장을 반영한 지원이 바탕이 됐다. 동대문구 교육경비보조금은 2022년 80억원, 2023년 100억원, 2024년 120억원, 2025년 155억원으로 늘었고, 2026년에는 170억원까지 확대됐다. 단순히 예산 규모만 키운 것이 아니라, 학교에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현장에서 답을 찾고 이를 실제 지원으로 연결한 점이 이번 성과와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동대문구가 먼저 주목한 것은 화려한 신규 사업보다 학교의 가장 기본적인 일상이었다. 늦은 시간까지 학교에 남아 공부하는 학생들이 끼니를 거르거나 편의점 음식으로 대신하지 않도록 석식을 지원했고, 방학과 공휴일에도 자율학습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리 인력도 뒷받침했다. 노후해 집중도가 떨어졌던 학습 공간 개선도 함께 추진했다. 겉으로는 소박해 보일 수 있지만, 학생들에게는 학교에서 끝까지 공부를 이어갈 수 있느냐를 좌우하는 실질적인 지원이었다.
구는 지난해 관련 사업에 5억6979만원을 투입했다. 이 과정에는 학교 현장의 목소리도 반영됐다. 이필형 구청장은 지난해 4개월 동안 관내 46개 학교를 돌며 교사와 학부모 500여 명을 만나 차담회를 열었고, 이 자리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지원 방향을 구체화했다. 동대문구가 올해도 석식과 자율학습 지원을 이어가기로 한 것도 이 같은 현장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공교육 지원은 진로·진학 분야로도 넓어지고 있다. 동대문구는 지난해 말 서울동부교육지원청, 한국외대, 고려대 보건과학연구소와 함께 고교학점제 기반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올해 3월에는 경희대, 서울시립대와 대학 학과 체험 프로그램 협약도 맺었다. 학생들이 입시만을 목표로 달리기보다 대학과 전공을 미리 경험하며 스스로 공부의 방향을 세울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석식과 자율학습 지원이 오늘의 학습을 붙드는 장치라면, 대학 연계 프로그램은 내일의 목표를 구체화하는 장치인 셈이다.
동대문구의 공교육 지원은 사교육을 대신하겠다는 접근과는 결이 다르다.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저녁을 먹고, 남아서 공부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고, 대학과 연결된 경험까지 해볼 수 있도록 공교육의 기반을 단단히 다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성적을 단숨에 끌어올리는 해법은 없지만,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지자체가 얼마나 촘촘히 받쳐주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입시 결과가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좋은 결과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학생들이 학교에서 저녁을 먹고, 안전하게 남아 공부하고, 진로를 미리 체험해보는 작은 지원이 차곡차곡 쌓여 결국 입시 성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공교육이 아이들에게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학교 현장을 중심에 둔 지원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