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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코리아 위상 ‘흔들’

한국 IT 경쟁력 추락, 세계 8위… IT 지수 5계단 하락, 인프라 경쟁력 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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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89호 김대희⁄ 2008.10.21 16:54:45

IT산업은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한국경제를 이끈 성장 엔진으로서 국내총생산(GDP)의 16%와 수출의 42%나 차지했다. 이렇게 국가 주력 수출산업으로 자리매김한 IT산업은 사실 이미 오래 전부터 여기저기 빨간불이 켜진 상태였다. 우선 수출증가세가 예전 같지 않다. 2004년까지만 해도 연 30%에 가깝던 IT수출 증가율은 2005년 이후 계속 10% 안팎으로 주저앉아 있다. 더욱이 60~80%에 이르는 부품·원자재의 수입의존도 때문에 요즘 같은 고환율 시기엔 그 어려움이 더 커지고 있다. IT산업의 투자와 성장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00년대 초반 30%대였던 IT 투자증가율은 작년에 10%대로 떨어졌고, 성장률도 최근 5년 내리 감소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는 IT 관련 기업 가운데 절반이 지난해 영업적자를 냈다. IT산업에 대한 사회 전체의 관심과 열기도 식어가고 있다. 매년 새로 태어나는 IT 벤처기업 수도 최근 3년 동안 20% 넘게 줄었다. 대한민국 경제는 아직 IT산업을 대신할 만한 미래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내 IT산업이 현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운 현실과는 달리, 국내의 IT 기술 수준이나 IT 인프라 수준에 대한 평가결과는 매우 높게 나오고 있다. ■ IT 경쟁력 8위로 급락… 기반 및 제도적 환경 급격 저하 IT산업은 20세기와 21세기를 연결하는 국가 성장동력의 역할을 했던 데에서 한 단계 발전해 GDP 3만 달러 시대의 견인차로, 새로운 저탄소 녹색성장의 중심축으로, 융합산업의 주체로서 더 막중한 책무에 직면해 있다. IT산업의 지원 축소와 IT 인프라 부문의 경쟁력 저하로 우리나라의 글로벌 IT 경쟁력 순위가 전세계 66개 국가 중 3위에서 8위로 5계단이나 급락했다. 하지만, 연구개발(R&D) 환경과 인적자원은 각각 2위와 5위를 차지하고 있어 여전히 한국의 IT 경쟁력은 발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이 세계적 조사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에 의뢰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IT 환경이 작년 대비 급격한 하락을 보이고 있었다. BSA는 IBM·인텔·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IT 업체들을 회원사로 둔 단체로, 각국 정부와 세계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산업 및 하드웨어 협력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EIU의 ‘2008 전세계 IT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IT 경쟁력지수 64.1을 기록하며 조사 대상 66개국 중 8위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 3위와 비교해 5단계 떨어진 순위이다. 작년의 상위권 20개국이 계속 순위 유지를 한 반면, 2위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일본과 5단계 추락한 한국이 주목할 만한 점으로 나타났다. 이번 보고서는 각국의 IT산업 환경을 비교 분석하고, 각국의 R&D 환경과 비즈니스 환경, IT산업 개발 지원도, IT 인프라 및 인적 자원과 법적 환경 등 6가지 요소를 분석해 종합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IT 경쟁력이 8위로 급격히 떨어진 원인은 무엇보다 IT 인프라 부문의 경쟁력이 하락한 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9위를 기록했던 한국의 IT 인프라 경쟁력이 올해 20위 밖으로 밀려난 부분이 가장 큰 몫을 했다. 이는 다른 경쟁국들이 인프라 부문을 상대적으로 현격히 개선시킨 반면, 한국의 IT 인프라 부문에 개선이 더뎠던 점이 문제로 꼽힌다. 특히, 한국은 그 어느 국가보다 광대역 인터넷 라인 보급을 중심으로 인프라 설비가 강한 대표적인 국가였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점으로 평가됐다. IT산업 지원 점수에서 35%를 차지하고 있는 ‘공정한 정책’이 2007년에는 80점에서 올해 50점으로 대폭 낮아져 정책 지원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또한, 법적 환경 분야 역시 한국의 전체적인 IT 경쟁력지수를 하락시킨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법적 환경은 평점 67.0을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상위 20위권에 미치지 못했다. BSA 측은 “불법 다운로드 단속조치, 개인정보 유출방지 법률 및 지적재산권 보호 등 최근 정부의 대대적인 대책 강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비슷한 순위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한국의 IT산업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인 영향력이 크지 못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은 여전히 부문간 평점에 큰 편차를 보이고 있으나, 가중치가 높은 부문인 R&D 환경과 인적 자원에서 월등한 성적을 보였다. 실제로 R&D 환경 부문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한국이 2위를 차지했으며, 인적 자원 부문에서는 5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부문의 세부항목인 특허의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 전체 특허에서 IT 특허 부문으로 한정 되면서 R&D 환경 부문은 지난해 3위를 기록했던 대만에 뒤졌다. 또, 대기업 중심으로 R&D가 치우쳐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제프리 하디(Jeffrey Hardee) BSA 부회장은 “중소기업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등 한국 IT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들이 여럿 발견되고 있다”며 “그러나 여전히 인적 자원이 우수하고 R&D 환경이 잘 갖춰져 있어 IT 경쟁력은 다시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또 “IT 경쟁력 순위는 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매우 민감한 사항이라는 것을 올해의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으며, 상대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조사 대상과 같은 핵심 요소들에 대한 집중 관리와 개선이 요구된다”며 “한국 정부는 IT산업에 대한 지원과 IT산업의 발전에 적합한 법적 환경 조성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며, 궁극적으로 경제 활성화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이번 연구에서 분석 기준이 된 IT산업 분야의 여섯 개 요인을 균형 있게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번 보고서는 국내 IT산업을 육성하는 방안으로서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 내구력 있는 IT산업을 위한 경쟁적 브로드밴드 시장 형성, 지적재산권 보호, 사이버 범죄에 대응하는 정부 기관의 적극적인 방안 그리고 R&D 기술 확산 도구로서의 인터넷과 세계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 IT산업 경기침체 국면 지속 전망 국내 IT산업의 경기 침체 국면이 6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9월에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KAIT)가 정보통신 서비스, 기기제조, 소프트웨어 분야의 1,300여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10월 정보통신산업 기업경기실사지수(IT-BSI)’ 결과, IT BSI는 89로 9월(83)보다 나아졌지만 기준점(100)을 밑돌았다. IT-BSI는 100을 넘으면 업체들이 지금보다 경기호전을, 이하는 침체를 전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4월 102를 기록한 후 IT-BSI는 6개월 연속 부정적인 전망을 이어가고 있다. 부문별로는 별정통신 서비스가 85로 가장 낮았고, 정보통신 서비스(87), 기간통신 서비스(85), 정보통신기기, 방송 서비스(각 91), 부품(86), 소프트웨어 및 컴퓨터 관련 서비스(88), 콘텐츠·데이터베이스(92) 등이었다. KAIT는 “세계적인 경기둔화와 무역수지 악화, 국내 소비침체, 물가상승 등의 영향을 받는 가운데 경기 호전 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당분간 침체 국면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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