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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베트남에서도 곤경?

현지 4위 업체 ‘S폰’ 장래에 대해 “다양한 방안 마련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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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52호 천태운⁄ 2010.01.11 16:40:33

국내 이동통신 1위 업체인 SK텔레콤이 그동안 야심차게 추진했던 미국·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철수한데 이어, 그동안 추진해왔던 베트남 사업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사업에 지난 8년 동안 1억5000천만 달러 이상을 투자해온 것으로 알려진 SK텔레콤은, 그러나 그간 수익을 올리지 못했고, 지난해 베트남 정부가 추진한 3세대(3G) 이동통신에 입찰하지도 않아 “베트남 사업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다. SK텔레콤이 베트남에서 전개 중인 ‘S폰’ 사업은 한국 고유의 이동전화 방식인 CDMA 방식을 들고 베트남에 들어간 무선통신 브랜드다. S폰은 2009년 11월 현재 가입자 숫자 700만 명으로 현재 베트남 4위를 점유하고 있다. 사업성 불투명해 3세대 이통 입찰에도 불응 SK텔레콤은 2001년 9월 현지 업체인 사이공포스텔과 손잡고, 2003년 7월부터 ‘S폰’이란 브랜드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사이공포스텔과 맺은 계약은 베트남 특유의 ‘BCC(Business Cooperation Contract)’란 방식으로, 사회간접자본 등이 취약한 베트남 입장에서 외국 기업이 베트남 기업과 손잡고 사업 전개를 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이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과의 전화통화에서 “베트남은 당시 외국 자본이 들어와 수익만 내고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베트남 기업의 지분을 외국 업체가 사들이거나 법인을 설립할 수 없게 했다”며 “외국인 사업자들에게 주어진 선택권은 베트남 고유의 계약 형태인 BCC를 선택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베트남이 2006년 11월에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가 완화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베트남 정부는 3세대(3G) 이동통신 사업 입찰을 실시했지만, SK텔레콤은 이에 응찰하지 않았다. “3G 사업의 미래 수익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서비스 조건도 외국인 사업자에게는 불리했으며, 베트남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통신 사업자 규모가 컸기 때문”이라는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중국·미국에서 잇달아 고배…“해외 진출은 실리 위주로” 이에 따라 베트남에서는 2009년 4월부터 3G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됐지만, S폰은 2세대(2G) 서비스만 공급하는 실정이다. 이런 사정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우리가 베트남에 진출할 당시만 해도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였고, 당시 베트남 정부 관련 업체들이 채택한 이동전화 방식은 유럽식 GSM이었다”며 “베트남의 현지 제휴 업체와 우리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며,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전형적인 내수 기업으로 꼽히는 SK텔레콤의 해외 진출 역사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SK는 국내 시장의 한계를 탈피하기 위해 2000년 초부터 중국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했으며, 2006년에는 차이나유니콤에 1조 원을 들여 지분 6.61%를 확보하면서 2대 주주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지난해 9월에 통신시장 재편 작업을 하면서 SK텔레콤의 차이나유니콤 지분은 6.61%에서 3.8%로 떨어져 지배력이 크게 상실됐다. 5% 미만의 지분율로는 궁극적 목표인 경영 참여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돼버렸기 때문에,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중국 통신시장에 대한 직접진출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차이나유니콤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2004년에 전년보다 순이익이 4000억 원 이상 감소했을 때 SK텔레콤은 “국내 시장에서는 더 이상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며 미국 등 해외 시장 공략을 선언했었다. 이어서 미국에 이동통신 회사 ‘힐리오’를 설립하고 가입자 확보에 박차를 가했지만, 2008년까지 가입자 20만 명 선에서 정체 양상을 보이면서 수익이 급격히 악화됐고 결국 사업을 철수했다. 산업생산성 서비스로 2020년 매출 20조 목표 한편, SK텔레콤 정만원 대표이사는 지난해 10월 29일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전략은 제휴 위주 전략과 산업생산성 서비스(IPE) 위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외국 기업과의 합작 또는 외국 업체에 대한 지분참여 방식의 투자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되는 발언이었다. 정 사장의 이런 발언은 또한 ‘여태까지는 한국 이동통신 1등 업체라는 자부심으로 해외 진출에도 임했지만,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란 의지 표명으로도 읽혔다. 이름에 연연하지 않고 철저히 실리 위주의 경영을 펼치겠다는 의미였다. SK텔레콤은 향후 전략 사업으로 산업생산성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는 개인고객 위주의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법인과 산업, 공공 부문 등을 상대로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는 기업 간 거래(B2B) IT 서비스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산업생산성 서비스를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 2020년에 매출 20조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최근 국내 이동통신 2위 사업자인 KT가 애플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추격을 당하는 입장인 SK텔레콤이 미국·중국 시장에서 맛본 쓴잔에 이어 베트남에선 어떻게 활로를 뚫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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