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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궁금증 풀어드리며 고수익 실현”

의사 위한 투자상품 ‘닥터 랩’ 개발한 동부증권 조경훈 P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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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63호 김진성⁄ 2010.04.08 11:33:46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 가장 뜨거운 화제 중 하나는 ‘랩 어카운트 상품’(이하 랩)이다. 고객이 예탁한 재산에 대해 증권회사의 금융자산관리사가 고객의 투자 성향에 따라 적절한 운용 배분과 투자종목 추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일정 수수료(wrap fee)를 받는 랩 상품은 금융위기 이후 펀드의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각 증권사들은 저마다 특색 있는 랩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대표적 고소득층인 의사를 고객으로 한 달 평균 수익 9.8%라는 놀라운 실적을 올린 ‘닥터 랩’이 증권가의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닥터 랩을 개발한 동부증권의 조경훈 PB(분당지점 닥터스팀 팀장)을 만나 닥터 랩의 성공 비결을 들어봤다. -PB(Private Banking)의 역할은 무엇인가? “역사적으로 보면 PB는 중세 무역상의 재정관리 집사(執事)를 뜻하는데, 한국에서도 비슷한 개념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집사는 ‘기부를 위한 돈’ ‘투자를 위한 돈’ 등 돈의 특성이나 목적이 모두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관리를 하기 때문에, PB는 단순히 돈을 관리하는 게 아니라 가치를 관리하는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닥터 랩은 투자설명회 뒤에 투자자를 대상으로 1대1 상담을 실시하는데, 자금력이 큰 의사인 만큼 상담 과정에서 자신에게 맞는 절세 요령, 부동산 관리 같은 개인적 요구를 자세히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PB는 투자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처음 닥터 랩을 개발한 계기는? 그리고 가장 많이 신경을 쓴 부분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펀드의 폐단이 드러나는 것을 보면서 랩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그런 상황에서 의사를 상대로 금융 클리닉을 진행하면서 그들의 자금력에 관심이 생겨 의사재무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닥터 랩 개발에 착수했다. 닥터 랩을 처음 시작할 때 가장 고민한 점은 ‘펀드 이기기’였다. 펀드와 랩 상품 모두 동일한 간접투자상품이기 때문에 후발주자로서 펀드보다 더 나은 수익률을 보여야 하는 게 급선무였다. 이를 위해 닥터 랩을 개발할 때 가장 신경을 쓴 것이 ‘투자자문사 선정’과 ‘리스크 관리’였다. 투자자문사는, 닥터랩이 100억 원~200억 원 사이의 규모로 운용되는 만큼, 중대형 투자자문사 위주로 평판을 듣고 몇 개 업체를 추려 1~2차 심사를 진행한 뒤 실제로 두 달 간 수익률과 매매 실적을 확인하여 업체를 선정했다. 리스크 관리는 지난 1월 그리스 외환위기 이후 중요성이 더욱 부각돼 자문사에 더욱 엄격한 관리 시스템을 제시하여 투자자들에게 손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닥터 랩이 다른 상품과 차별화되는 요소는 무엇인가? “펀드 상품에 비해 랩 상품의 수수료율이 더 낮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예를 들면, 펀드에 1억 원을 투자하면 운용사가 수수료로 100만 원을 미리 떼고 9900만 원을 가지고 운용한다. 그러나 랩 상품은 펀드와 동일하게 1%의 수수료를 떼기는 하지만 6개월만 운용하면 50만 원만 나가는 등 기간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 또한 펀드는 수익이 나면 판매보수가 발생하지만, 랩 상품들은 ‘시장 대비 5% 성장’ 등의 특정 기준을 넘어서야만 ‘성과보수’가 발생하는 등 합리적인 수수료 체계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른 랩 상품과의 차이는 ‘운영보수’가 ‘성과보수’로 대체된다는 점이다. 사실 성과보수 지급은 운영보수를 지급하는 것보다 투자자문사에 불리한 조건이지만, 투자자들이 한국의 하이클래스 계층인 만큼 자문사들이 불리함을 무릅쓰고 적극적으로 참가하려 든다.” -현재 닥터 랩의 가입자 숫자와 수익률, 전체 운용 금액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작년 12월 처음 닥터 랩을 공개한 뒤 지금까지 가입자는 5명이고 운용 금액은 총 16억 원이다. 이 중 7억 원은 코스피 지수가 1600 아래로 내려가면 투입할 현찰이다. 수익률은 최근 3년 간 평균 상위 20위권을 유지했던 6대 펀드와 비교할 때, 이들 펀드의 최근 3개월 간 수익률이 1.7%인 반면, 닥터랩은 4.04%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16일 출시된 뒤 한 달 만에 9.8%의 수익을 나타내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해볼 수 있었지만, 지난 1월 말에 발생한 그리스 사태의 충격 때문에 수익을 시장에 반납하는 상황이 나타났다. 원래 닥터 랩의 운영 취지 중 하나가 갑작스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현금을 많이 확보하는 것인데, 이 부분에서 운용사의 일부 판단 미스가 있었다. PB 입장에서는 씁쓸한 상황이었지만, 자문사에게는 주의만 줬고, 대신 선물 옵션 위주의 자문사를 추가해 시장 하락 가능성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닥터 랩에 가입한 의사들의 반응은 어떤가? “출시된 지 석 달 남짓밖에 안 됐지만, 설명회 등을 통해 닥터 랩을 접한 의사는 ‘이런 게 필요했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특히 세무사·회계사들이 닥터 랩을 운용하는 팀인 ‘닥터스’에 멤버로 참여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상담이 많이 이뤄진다. 당장 닥터 랩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잠재적인 고객은 계속 늘어가고 있다. 랩 상품을 취급하는 증권사가 동부증권만은 아니지만, 닥터 랩이 주식의 흐름 등을 가장 정확하게 짚어주고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고 본다. 닥터 랩 책임자로서 현재 닥터 랩에 점수를 매긴다면, 시장 대비 수익률은 높지만 초기에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100점 만점에 80점 정도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지금 운용 중인 닥터 랩은 우선 의사들과의 소통을 위해 만든 상품인 만큼, 앞으로는 닥터 랩을 기반으로 3000억 원 이상을 운용하는 상품을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닥터 랩을 운영하면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은? “의사라는 고소득 직종 종사자들의 주요 관심사에 제대로 도움을 줄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현재 닥터스팀에는 세무·회계사 7명이 포진해 있고, 법률 전문가 3명 등으로 구성된 ‘생활법률팀’이 있다. 팀을 따로 꾸린 이유는 의사마다 투자 희망 패턴이나 관심 분야도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의사들은 증여·상속과 관련된 문제나 병원 경영과 관련된 상담을 많이 하는 편이다. 병원 관련 대출도 많다. 따라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최대한 동원해 최고의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 중이다.” -일반 투자자와 닥터 랩에 투자하는 의사의 투자에서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아무래도 자산 규모가 크다는 점이 큰 차이다. 닥터 랩은 최소 가입 금액이 5000만 원인데, 1인당 운용 금액을 나눠보면 3억 원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곧 주가가 예상치 못하게 급락했을 때 이를 기회 삼아 추가 입금이 가능해, 리스크 관리가 한결 편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의사들 중에서도 병원 운영이 잘 되는 의사들은 세무나 부동산 관련 처분·매입·적정가나 채권 ELS 쪽에 관심을 두는 반면, 운영 성과가 처지는 의사들은 세무조사의 빌미가 될 수 있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조절에 관심을 많이 갖는 편이다.” -향후 닥터 랩 운용계획과 PB로서의 각오는? “지금 당장은 ‘고객이 웃을 때 다음 상품을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닥터 랩의 성공에 매진할 계획이다. 특히 서울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닥터 랩을 지방으로 넓히는 일도 중요하다. 닥터 랩 고객의 상당수는 랩 상품의 수익률과 함께 세무·부동산 분야에도 관심이 많은 만큼, 동부증권 리서치센터를 최대한 활용해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PB가 되는 것이 목표다.” 한편, 조 팀장이 소속된 동부증권 분당지점의 강형석 지점장은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인 상품”이라며 닥터 랩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처음 닥터 랩 관련 세미나를 실시할 때 ‘나름대로 식견을 갖추고 있는 예비고객들에게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며 직접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섭외하는 등 닥터 랩에 대한 무한애정을 드러낸 강 지점장은 닥터 랩의 성공적인 연착륙 요인으로 ‘명확한 타깃과 고객의 세분화’를 꼽았다. 덧붙여 강 지점장은 “3개월밖에 안 됐지만 앞으로 닥터 랩이 회사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라며 “변호사·회계사 등 다른 전문직 종사 고객을 위한 상품도 곧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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