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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아니라고 할 때 출마, 뜻밖의 결과 내놓을 것”

지상욱 자유선진당 서울시장 후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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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67호 심원섭⁄ 2010.04.26 15:56:36

자유선진당은 4월 21일 최고위원회에서 6.2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톱스타 ‘심은하 남편’으로 더 잘 알려진 지상욱 대변인을 전략공천했다고 밝혔다. 지 대변인은 4월 2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서울시장 후보 수락 기자회견을 갖고 “남들이 다들 아니라고 할 때 저는 시장 선거에 출마했다”며 “남들의 기대를 넘어선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지 대변인은 4월 26일 종로 2가에 위치한 육의전 빌딩 5층에 마련된 선거 캠프에서 이회창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그리고 부인 심은하 씨 등 가족들을 초대한 가운데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지 대변인은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을 거쳐 일본 도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연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지냈고, 지난 2005년 당대의 톱 탤런트 심은하 씨와 결혼해 화제가 됐으며, 슬하에 두 딸을 두고 있다. 지 대변인은 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에서 부인인 심은하 씨가 어떠한 역할 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내는 현명한 여자다. 내 아내 역할과 두 아이의 엄마 역할 사이에서 잘 조율해 나갈 것”이라며 소중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음은 4월 23일 오후 3시경 서울 여의도에 있는 자유선진당 서울시당에서 시장후보 수락 이후 처음으로 자유선진당 지상옥 서울시장 후보가 과 가진 단독 인터뷰 전문이다. -충청권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고 있는 자유선진당에서 지상욱 대변인을 서울시장 후보로 전략 공천하였는데,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나? 자유선진당이 이번 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전략공천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첫째가 전국정당을 지향하는데 서울을 확보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며, 두 번째는 젊고 참신한 그리고 패기 있고 능력 있는 인재로 세대교체를 하여 자유선진당의 미래, 즉 정권창출의 주역으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번 선거에서 작은 흙으로 큰 성을 쌓는다는 적토성산(積土成山)의 정신으로 서울에서 반드시 승리하여 자유선진당의 교두보를 확보해서 정권창출의 물꼬를 틀 생각이다. -현재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유력 정당에서는 후보경선이 진행 중인데, 지 후보 입장에서는 어떠한 후보들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나? 현재 거론되고 있는 유력 후보들 중 현실적으로 유력한 분들은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과 민주당 한명숙 전 국무총리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두 분 다 훌륭한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오 서울시장의 경우는 현직 시장이라는 점이 유리할 것이고, 한 전 총리는 무죄판결을 받아 지방선거와는 상관없는 어부지리를 얻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바라는 것은 ‘화려한 서울’이 아니라 ‘활기 있는 서울’이고, 정치가 판치는 서울이 아니라 전문성으로 미래를 약속하는 서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번 선거에서 유력한 후보는 정치에 찌들지 않고 서울에 새로운 젊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여야에서 여론조사 등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오 시장, 그리고 한 전 총리 등 유력 후보들을 제압하기 위한 지 후보만의 특별한 무기가 있다면…. 거대 당들의 후보들 사이에서 하는 선거라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한 분은 현직 시장임을 내세우고 있고, 다른 한 분은 무죄판결과 친노 결집을 무기로 선거전에 임하는 것 같다. 이 두 후보들이 내세우는 전략 또는 정책들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자기 반성 없는 일종의 오만 내지는 변명이라고 생각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디자인 서울’을 내세우며 지난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디자인 서울’은 서울시민들의 생각과는 동떨어진, 시장의, 시장에 의한, 시장을 위한 사업에 불과했다. ‘디자인 서울’은 한마디로 서울의 아름다움을 오염시킨 사업이다. 문화와 예술을 하나의 장식품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오페라하우스를 짓고 거기에 유명한 지휘자만 앉히면 된다는 사고방식이 문제이다. 그런 사고방식과 인식 위에 어떻게 문화와 예술이 숨을 쉴 수 있겠는가? 사실이 이런데도 오 시장은 ‘디자인 서울’을 마무리하겠다며 서울시장을 다시 한 번 해야겠다는 나섰다. ‘디자인 서울’에 대하여 예산낭비와 겉치레 사업이라는 시민들의 많은 질타가 대두되자, 이번에는 공교육을 앞세워 서울시민들 앞에 다시 섰지만, 나는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공교육은 서울시장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중앙정부에서 나서도 안 되는 것이 바로 공교육인데, 서울시장이 공교육을 바로잡겠다고 하는 것은 한마디로 ‘뻥튀기’다. 한명숙 후보의 경우도 답답하다고 생각한다. 비록 무죄판결을 받았다고 하지만, 한 후보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음이 명백하다. 국가의 총리라는 분이 사업가를 만나고 골프를 쳤든 안쳤든 간에 그런 말들이 나오게 하는 것 자체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다. 더욱 큰 문제는, 한 후보가 총리 시절에 내각을 총괄하다가, 정권이 바뀐 지금에 와서는 검찰 조직을 부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불리하면 탄압이고 유리하면 법을 앞세우는 처신을 과연 총리를 지낸 분이 해야 하는 것인지 안타깝다. 그리고 오 시장과 한 전 총리 두 후보 다 정치적 빚이 있는 사람들이다. 오 시장은 이명박 정부로부터 많은 수혜를 받았으며, 한 후보는 친노세력에게 빚을 진 사람이다. 만약 그러한 분들이 서울시장이 된다고 생각해보면, 빚진 사람들이 채무변제를 받듯이 서울시청으로 몰려와 점령하고 말 것이다. 나는 두 분들과 젊음·도전·깨끗함·패기로 경쟁할 것이다. 두 분들이 경륜을 팔 때 나는 서울시민들에게 꿈과 비전을 제시할 것이다. 두 분이 화려한 말로 자신들을 포장할 때 나는 도전과 패기로 서울시민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지 후보가 서울시민들에게 제시할 비전은 무엇인가? 나는 이공계 출신으로 어떻게 하면 사람답게, 안전하게 살 수 있는지를 연구하던 사람이었다. 화려한 껍데기만 있고 공허한 복지만 외치는 그런 서울이 아니라, 기본부터 꼼꼼히 챙기는 행정으로 시민들의 희망의 불씨를 살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 사회의 근본이 가족이듯이,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가족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미다. 가족은 구성원들끼리 서로 사랑하고 배려한다. 우리의 정치·경제·복지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 즉, 가족 같은 정치, 가족 같은 경제, 가족 같은 복지를 추구해야 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우리 정치가 얼마나 싸우는가. 여야를 떠나 정치인들 모두가 하나의 가족처럼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하고, 경제도 그러하다. 빈부격차가 점점 심해지는데 콩 한 개라도 서로 나눠 갖는 정신만 있으면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우리는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복지도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줘서, 받는 복지에서 스스로 자립하는 복지, 남에게 베푸는 복지로 가야 한다. 그래서 나는 서울시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서울시장이 되고자 하며, 무엇보다도 서울의 체온을 높일 생각이다. 따뜻한 서울, 가족 같은 서울, 내일은 맑을 것이라는 희망이 넘치는 서울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서울시가 가지고 있는 최대 현안은 뭐라고 생각하나? 예산을 어떻게 분배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예산을 잘못 집행하면 사회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잘 집행하면 사회가 통합될 수 있다. 서울시의 가장 큰 문제는 예산 분배와 집행 문제라고 본다. 서울시의 빚이 작년 말 기준으로 3조1500억 원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빚은 SOC 사업과 일자리 창출 때문에 생긴 것이다. 그런데 아직까지 일자리 창출의 경우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장애인·노인·보육 예산이 대폭 삭감되었다. 복지 예산이 작년에 비해 6600억여 원 감소되었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생계급여 지원예산은 530여억 원이나 줄이면서 오세훈 시장은 무상급식을 외치고 있다. 글자 그대로 난센스다. 노인복지 예산도 1000여억 원이나 줄였고, 장애인 관련 예산도 65억 원이나 줄였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디자인 서울 만들기 예산을 200여억 원이나 더 책정해 사용했다. 특히 세계디자인수도 인수인계식이나 서울디자인한마당과 같은 일회성·소모성 행사에 137억 원이나 썼으니, 서민의 눈에 곱게 보일 리 없을 것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눈이 즐겁자고 배를 곯아서야 되겠는가. -용산참사 역시 서울시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지 후보는 ‘제2의 용산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어떠한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의 목숨을 앗아간 용산참사는 철거민들의 과격 시위와 경찰의 강경 진압이 낳은 비극이지만, 기본적으로 재개발조합과 일부 세입자들의 이주보상비 때문에 생긴 사단이다. 재개발은 뉴타운을 계기로 본격화되었는데, 재개발사업에서 이해 당사자들의 대립은 비단 용산사태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의 재개발 현장에서 비일비재하다. 무분별한 도심 개발이 가속화하면 할수록 이런 갈등은 피할 수 없는 구조이다. 서울의 경우 용산과 같은 재개발사업 지역이 모두 47개 구역, 467개 지구인데, 이 중 185개 지구는 건물이 완공돼 사업이 끝났지만, 45개 지구는 철거작업이 진행 중이거나 공사가 착공된 상태이며, 나머지 237개 지구에서도 똑같은 사태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 나는 우선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지만 개발사업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이해당사자들은 물론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본다. 사실 개발사업에서 이해당사자들은 소수이다. 세입자·조합·감정평가사 등인데, 그렇게 되면 이해관계가 맞는 쪽끼리 유착할 가능성이 높다. 시민참여적 도시개발만이 이해당사자 간 유착을 막을 수 있고, 제2·제3의 용산참사를 막을 수 있다고 본다.

-광화문광장 개발 문제와 관련해 여당 후보들 간에도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는데, 지 후보는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나? 광장은 사람이 모이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광화문광장은 사람이 접근하기 힘들다. 사람이 올 수 없게 만든 광화문은 광장의 기능을 상실했다. 물론 체코 프라하의 바츨라프 광장이 그렇다고 하지만, 지금 광화문광장은 서울시 행사를 위한 공간이지 시민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광장 본연의 기능을 유지하도록 가능한 한 가로 시설물을 두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또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스노보드 대회 같은 행사를 보면 광장을 도시 마케팅 홍보용으로 사용하는 것 같아 씁쓸했다. 광장은 시민의 것인데 시나 정부 주도의 행사가 차지하고 있으니, 서울시민은 광장을 뺏긴 것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광장의 기능을 살리려면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붙여서 광장을 만드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시민에게 광장을 돌려주는 것이 옳다고 본다. -타 후보들도 장애인 문제를 놓고 앞다퉈 공약들을 내놓고 있다. 지 후보는 서울시 복지정책과 관련하여 어떠한 점에 치중할 생각인가? 이제는 일할 수 있는 복지정책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빈곤에 대해 즉흥적 대응이나 분배는 더 이상 모델이 되지 않는다. 과거와 달리 사회 인식의 변화와 의료 발전 덕분에 여성이나 노인들의 일하고자 하는 의욕이 상당히 높아졌다. 일할 수 있는 복지, 예를 들면 여성의 경우 생애주기를 고려한 일자리 정책을 준비하고 있으며, 노인들도 건강한 노인과 건강치 못한 노인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고, 그러한 노인들 중에서도 빈곤층이 있을 수 있고 중산층이 있을 수 있다. 건강하지만 저소득의 노인들에게는 취업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좋고, 건강하고 소득이 있는 노인들에게는 자원봉사 등의 활동 기회를 마련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건강치 못하고 소득도 없는 노인들에게는 공적 부조 등을 통해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나는 복지에서 맞춤형 정책을 내놓을 것이다. -정치를 시작한 동기는 무엇인가?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정치를 시작한 동기는 정치에 대한 실망과 분노 때문이었다. 평범한 사회인으로 있을 때 나는 우리 정치가 정말로 짜증이 났다. 정치인들의 말 뒤집기와 거짓말,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이 당리당략에 치우쳐 싸우는 모습, 선거 때만 되면 모든 걸 다 줄 듯이 이야기하면서 당선되면 뒤도 안 보는 무책임한 정치인들…이런 정치를 보면서 나 역시 정치 신뢰는 고사하고 정치에 대한 불만만 쌓인 것이다.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세상에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 그래서 정치의 힘으로 정치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말하자면 나의 동지도 정치인이고 나의 적도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던 차에 이회창 대표를 만나게 되었고, 현실정치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이다. -이회창 대표와는 어떤 인연으로 맺어지게 되었나? 2002년 대선이 끝나고 이회창 대표가 미국으로 갈 때 지인의 소개로 같이 가게 되었다. 미국에서 8개월 정도 이 대표를 모셨고, 한국에 돌아와서 지금까지 가까이서 모시게 된 것이 동기였다. -‘정치인 지상욱’보다는 ‘톱스타 심은하 남편’으로 더 알려져 있다. 동의하는가? 그것은 동의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선택이고 운명이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애써 부인할 이유가 없다. -현재의 상태에서 ‘솔직한 기분’을 말한다면? 전에 얘기한 적이 있지만, 내게는 3개가 아니라 4개의 이름이 있다. ‘서울시장 후보 지상욱’이라는 이름이 하나 더 생긴 덕분이다. ‘심은하 남편 지상욱’은 여러 개의 이름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정치인으로서 행보에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는가? 정치인은 어떤 직업보다 국민을 많이 접하게 된다. 불편함보다는 오히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내가 많은 시간을 내지 못해 늘 죄송한 마음이다. -이번 선거에서 부인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나? 내 아내는 현명하기 때문에 알아서 잘 할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에서 나의 아내로서 그리고 두 딸의 엄마로서 균형을 잃지 않고 적절한 역할을 하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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