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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균 건강 칼럼]가와사키병, ‘열병인가? 심장병인가?’

일반적인 열병이라 넘겼다가 심장병 진단 받는 경우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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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42호 박현준⁄ 2011.10.05 14:23:13

김남균 연세대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소아심장과 임상조교수 소아에게 발견되는 심장병은 주로 선천적인 기형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감염으로 생기는 심장병들도 종종 발견된다. 과거에는 류마티성 심장병이 염증으로 발생되는 경우가 가장 흔했지만 근래에는 가와사키병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한밤중에 열이 올라 힘들어 하는 아이 때문에 밤새 잠을 설치거나 아이를 안고 응급실로 달려가 봤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감염으로 생기는 발열은 특히 아이들에게서 흔하게 보일 수 있어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계속되는 고열에 ‘그저 일반적인 열병이겠지’ 하며 크게 걱정하지 않는 대범한(?) 부모들은 그리 흔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나 요즘처럼 가정에 아이가 많아야 한둘인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지속되는 고열에 걱정을 하고 달려간 병원에서 뜻하지 않게 ‘가와사키병’ 이라는 생소한 진단을 듣고 입원 치료를 해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면 누구나 덜컥 가슴이 내려앉는 것처럼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치료 과정 또한 굉장하다. 가와사키병의 치료약인 면역글로불린은 작은 병에 들어 있는 약물로 고용량을 사용하게 돼 있어 환아의 몸무게에 따라 여러 병을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밤새 간호사가 수개에서 십여 병에 이르는 치료 약병을 끊임없이 갈기 위해 왔다 갔다 하며 부산하게 치료 약물을 투약할 테니 말이다. 특별한 지식이 없는 부모 입장에서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가슴을 졸이며 밤을 보내기 마련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치료 다음 날부터 대부분 열이 떨어지고 증상이 호전된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잠시, 아이는 열이 내리고 컨디션이 좋아졌는데도 갑자기 심장 합병증이 있을지 모르니 심장 초음파 검사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다시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정신을 차려 보니 아이가 열이 나고 발진이 나서 입원을 했는데 아이가 소아심장과에 입원해 있음을 그제야 눈치 채는 부모도 있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고 심히 당황하는 부모를 실제로 본 적도 있다. 물어보지 않아도 보호자의 눈빛에는 강렬한 의구심이 담겨 있다. “우리 아이가 열이 나서 입원했는데, 가와사키병은 감염에 의한 열병인가요? 심장병인가요?” 하고 말이다.

가와사키병은 일본 의사인 가와사키가 1967년 처음으로 보고했다. 일본에서 처음 보고가 된 만큼 우리나라나 및 일본을 포함한 극동아시아 지역에 특히 높은 발생 빈도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널리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가와사키병은 그 원인이 아직까지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아서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아직까지는 없는 실정이다. 그 원인과 예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지만 치료 및 질병의 경과에 대해서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편이다. 가와사키병의 초기 증상은 발열 및 발진 등으로 일반적인 감염에 의한 증상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가와사키병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그래서 가와사키병은 발열이 지속되는 상태에서 특정한 증상들이 나타나는 임상 경과를 봐야만 진단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며칠 동안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처음에는 열감기라는 이야기를 듣다가도 추가적으로 나타나는 증상들을 보고 며칠 뒤 가와사키병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가와사키병의 진단 기준이 ‘5일간 발열이 지속될 때 가와사키병의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로 돼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성질이 급한 부모들은 아이의 열이 며칠 지속되면 다른 병원으로 옮긴다. 그리고 옮긴 병원에서 발열 기간과 추가로 발생한 증상들을 통해 ‘가와사키병’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나중에 진료를 본 의사는 ‘명의’에 등극하게 되지만 처음 진료를 본 의사 입장에서는 억울하게도 진단을 놓쳤다고 오해를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5일 이상 발열 지속되고 양 눈의 결막이 충혈 되며 입술 붉어지거나 혓바늘 돋으면 가와사키병 의심해봐야 가와사키병이 감염에 의한 것인지의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가와사키병의 원인은 공식적으로 ‘미상’ 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형적으로 가와사키병은 지속되는 발열을 특징으로 한다. 5일 이상 지속되는 발열이 있고 양 눈의 결막이 충혈되고, 입술이 붉어지거나 혓바늘이 돋아 혀가 오돌토돌해 지고, 피부 발진, 목의 림프절 비대, 손발의 변화 등의 증상을 보이면 가와사키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시행해 줘야 하므로 속히 소아과 전문의의 진료를 봐야 한다. 가와사키병은 치료하지 않아도 증상이 소멸되지만 관상동맥을 비롯한 심장 합병증 일으킬 가능성 크기 때문에 치료 받아야 가와사키병이 비록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하나 가와사키병에 대해 확실하게 알려져 있는 세 가지 사실이 있다. 첫째는 가와사키병은 치료하지 않고 그냥 두어도 저절로 증상들이 소멸되는 질환이라는 것이다. 발열 등 급성기에 나타났던 증상들은 평균 12일 정도가 지나면 저절로 사라진다고 알려져 있다. 둘째는 가와사키병은 전신에 걸친 혈관염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전신에 분포되어 있는 혈관들 중 크지 않은 중간 정도의 크기의 혈관에 염증을 일으키는데 이러한 혈관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심장에 혈액을 공급해 주는 관상동맥이다. 관상동맥의 모양이 울퉁불퉁해지고 기능을 잘 못하게 되고, 심하면 관상동맥이 막히는 문제가 생겨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태에 이르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쯤에서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또 하나의 의문점을 가질 수 있다. “아니, 저절로 좋아지는 질환이라더니 어찌 그리 무시무시한 합병증이 있단 말입니까?”라고.

가와사키병에 대한 세 번째 사실이 바로 이 질문이 대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셋째는 바로 가와사키병을 치료를 하지 않았을 때 관상동맥 합병증이 20~25%에 이르지만 급성기에 진단해 치료하면 관상동맥 합병증의 발생 빈도가 5% 미만으로 감소한다는 것이다. 가와사키병은 면역글로불린과 아스피린을 사용해 치료하는데 면역글로불린은 정맥을 통해서 투약해야 하므로 입원을 해야 한다. 그러므로 가와사키병을 급성기에 빨리 진단해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고 소아심장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관상동맥 합병증을 비롯한 심장 합병증이 발생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그럼 앞에서 언급한 가와사키병에 대한 질문의 대답을 찾아볼까 한다. 가와사키병은 감염에 의한 열병인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지만 발열 증상을 보이는 질환으로서 가와사키병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증상을 보고 진단을 할 수 있다. 그 원인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가와사키병은 전신에 걸친 혈관염으로 피부발진과 결막 충혈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은 모두 사라진다. 증상이 사라지더라도 관상동맥을 비롯한 심장 합병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소아 전문의부터 장기적으로 추적관찰을 받아야 한다. 다음 호에 가와사키병의 합병증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드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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