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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옥 ‘사랑의 정치학’ - 40]새 시대와 한국 여성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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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46호 박현준⁄ 2011.10.31 13:00:39

우리 모두가 자랑스러워하고 사랑하는 어머니인 여성. 대한민국에서 여성이 지닌 지위는 과연 세계 안에서 어디쯤에 자리 잡고 있을까? 여성의 날에 대한 소개를 하며 오늘의 이야기를 전개한다. 매년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세계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정한 날이자 러시아, 중국 등지에서는 국가 제정 휴일로 대대적으로 기념하는 날이다. 우리나라는 물론 아니다. 세계 여성의 날을 이 날짜로 정한 것은, 1857년과 1908년 3월 8일에 미국의 여성노동자들이 근로여성의 노동조건 개선과 여성의 지위향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1857년 뉴욕시의 섬유·의류 공장 여직공들이 작업조건 개선과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가두시위를 벌였고, 진압 과정에서 격렬한 충돌이 일어났다. 1908년 3월 8일에는 미국 봉제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 섬유노동자 1만5000여 명이 러트거스 광장에 모여 근로여성의 작업환경 및 노동조건 개선과 참정권 요구 등 여성의 지위향상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 날을 기념하는 날이 바로 세계 여성의 날이다. 1910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 2차 여성 운동가 대회에서 독일의 노동운동 지도자 클라라 제트킨의 제창에 따라 결의된 이후로 세계 각국에서 여성운동의 확대와 더불어 기념대회가 계속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984년부터 매년 3월 8일을 전후해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전국여성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국여성대회를 개최했고, 기념식과 여성축제, 거리행진, 여성문화제 등 행사를 열어 왔다. 세계적으로 시작된 운동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역시 여성노동자들의 현실과 요구에 대한 확인 결의 및 단결, 소외돼 있는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에 대한 대중적 공감대 형성, 여성고용·실업문제 해결 등 여성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 왔다. 매년 여성의 날을 전후로 뉴욕 UN본부에서는 ‘UN 여성회의’가 열리고 이 회의에서, 혹은 이 회의를 전후해 여러 가지 여성의 지위에 대한 지표가 발표된다. 2011년부터 여러 정치적 이유들로 다른 지표들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가장 최근의 비교지수들인 2010년 자료를 인용한다. 2010년 발표된 우리나라 여성의 위치를 2가지 관점으로 살펴본다. 그 중 하나는 성 격차 지수(GGI: Gender Gap Index)로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0 글로벌 성(性)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2010년 성 평등 순위는 전체 134개국 가운데 104위로 최하위에 가깝다. 다른 분야에서 보여주는 세계 안에서의 우리나라 위치와는 완전 다른 위치다. 모든 분야에서 최고를 위해 달리고 있는데 반해 이 위치를 견디고 있는 대한민국의 인내심이 놀랍기까지 하다. 선택과 결정의 문제인데…. 아이슬란드가 세계에서 가장 성 격차가 좁은 1위를 차지했고 2위 핀란드, 3위 노르웨이, 4위 스웨덴으로 북유럽 국가들이 실질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성 평등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뒤를 이어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덴마크, 아일랜드, 필리핀이 10위 안에 있다. 우리나라 순위 아래에는 회교국들이 있을 뿐이다. 한편 또 하나의 세계적인 여성평등 척도를 나타내는 지수가 여성권한척도(GEM: Gender Empowerment Measure)이다. UN개발계획(UNDP)이 109개 나라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09년 여성권한척도’에서 한국은 61위이다. 놀라운 하위 수준이다. 여성 권한이 이렇게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각계각층에서 약진하고 있는 우리 여성들은 참으로 대단하다. 우리의 미래가 곧 여성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여성의 여러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 그리고 인적자원으로서의 여성의 능력을 어떻게 최대화 할 것인가에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저출산, 고령화 사회현상을 보면 더욱 절실한 문제). 그런데도 우리의 현 상황, 우리나라의 여성의 지위는 깜깜한 동굴 속에 있는 듯하다. 우리의 여성들, 현재의 어머니이자 미래의 어머니들 그리고 우리의 사랑하는 딸들인 여성의 지위를 높이는 일은 우리 자존심을 발현하는 일이기도 하다. - 안명옥 차의과학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 교수, 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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