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실내와 실외 온도가 급격하게 차이가 나는 경우 외부에 맞닿은 방안의 벽체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는데 이를 결로현상이라고 말한다. 심한 경우에는 내부로 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결로현상은 베란다와 창틀 주변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결로현상의 원인으로는 공기는 항상 어느 정도의 수증기를 포함하고 있는데 수증기의 양이 많아질수록 습도가 높아지며, 이는 온도가 높으면 포함될 수 있는 수증기의 양이 많아지고 온도가 낮을수록 포함될 수 있는 수증기의 양은 적어진다.
그런데 갑자기 더운 공기가 차가운 공기로 변하게 되면 더운 공기 속에 포함 되어있던 수증기가 이슬점을 만나 물방울로 변하게 된다. 이는 냉장고에 넣어 두었던 용기를 꺼내 놓으면 금새 외부에 물방울이 맺히는 현상과 같은 이치다.
대부분 결로가 발생하면 벽체 표면에 생기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벽체의 내부에서도 생기기도 한다. 결로가 생기면 내장재의 오염, 재료의 분리, 곰팡이가 피고 썩는 현상, 기분 나쁜 습기와 냄새, 벽체의 결빙 등의 여러 가지 피해가 발생하곤 한다. 결로가 일어나는 원인과 그 대책에 대해 알아보자.
첫 번째는 신축하려는 지역의 기후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기후의 변화가 심하거나 건물들이 밀집되어 일조량이 부족하고 특히 통풍이 잘 안될 시 외부의 습도가 높으면 결로 현상이 발생한다. 해당 지역에 건축물의 배치나 평면 계획을 충분히 검토한 후 설계와 시공이 이루어져야 한다.
두 번째는 건축물의 상태와 관련해서 일단, 콘크리트 건축물 자체가 적지 않게 수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너무 기밀하게 시공하여 통풍을 할 수 없는 구조로 한다든지 단열시공이 불량해도 결로가 생기기도 한다. 바닥에 치는 콘크리트의 경우 그 상부층이 차갑거나 방습층을 제대로 시공하지 않았을 때 낡아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때 결로가 발생한다.
흡수성이 부족한 내장재나 방습성능이 부족한 내장재로 시공하거나 콘크리트가 완전히 건조하지 못한 경우에도 결로가 발생하며, 냉장고 등의 전열기구와 주로 가구의 뒷면에서 통풍이 안 돼 결로가 생긴다. 이 경우 단열재를 시공 시 두툼하게 설치하고 안쪽으로 공기층을 두고 실내보온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좋고 건축물 외부에 추가 단열재를 설치하는 것도 좋은 예다.
세 번째로는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어린 아이들이 추울까 염려되어 환기를 자주 시키지 않거나 가습기의 과도 사용, 겨울철 요리할 때 환기의 부족 등으로 인해 실내의 수증기 배출량이 많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바깥으로 배출되지 못하는 수증기가 모여 결로현상을 몰고 올 수 있다.
현대의 건축물 중 주택에서는 90% 이상이 콘크리트 건축물이므로 이런 건축물의 특성상 기밀성이 우수한 건축물에 대한 인식의 부족으로 이를 고려하지 않고 사용할 경우에는 결로가 생기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북측 거실의 환기를 비롯하여 수시로 자연환기를 시키고 필요한 경우에는 강제 환기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욕실이나 주방 등 다량의 습기가 발생하는 곳에 환기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매우 좋다.
이중벽 쌓기를 철저히 하고 단열재를 연결하는 부분은 반드시 테이프 등으로 틈이 없도록 해야 한다. 현장에서는 책임감 없는 인부들이 대충 대충 시공하는 경향이 많다. 공사 감리자가 지키고 서 있는 게 좋다. 창문을 시공할 때는 이중 창문은 기본이고 페어 글라스(복층 유리)를 사용하고 창문 틀 주위에 단열재가 올바로 들어가는지 반드시 지켜보아야 한다.
실내 온도의 변화를 작게 하는 것도 결로 방지에 도움이 된다. 난방을 할 경우 수증기가 많이 발생하는 난방기기를 피하도록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일상생활 습관에서도 실내를 자주 환기시키고 특히 북측에 위치한 거실이나 욕실 주방 등의 환기를 수시로 해주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제습기 등을 설치할 수도 있다.
또한 결로 방지를 위해서는 신축 시부터 방습층을 제대로 시공해야 한다. 방습층은 수증기의 투과를 방지하고 습한 공기가 구조체 내부로 침투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내부에 생기는 결로가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로는 시각적으로 위생적으로 불결할 뿐더러 처음부터 조금만 주의하면 될 문제이며, 이는 설계를 할 때부터 충분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
건축주가 현장에 자주 나오면 시공자들은 좋아하지는 않는다. 더군다나 일일이 꼼꼼하게 따지면 ‘건축을 해봤냐’는 식으로 무시해버리거나 나무라기 일쑤다. 그러나 몇 년 아니 십 수년을 고생할 것을 감안한다면 건축주가 직접 관여하고 나서는 게 당연한 이치다.
양질의 건축물일수록 건축주가 현장에 나와 자주 관여하는 것도 좋은 건축물이 완성되는 만큼 어느 정도 지나칠 정도의 관심을 갖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와는 추후 결과가 확연하게 틀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호영 대표(2hoyoung@naver.com) 공인중개사/(현)미호건설 대표이사/(현)우리부동산 컨설팅 대표.
글:이호영(정리=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