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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조산구 코자자 대표]구글 회장 한옥 체험 주선 “한옥스테이는 고효율 힐링”

공유경제 활성화는 창조경제에 기여, 전국 한옥은 국익 창출 무한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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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89-390호 이성호 기자⁄ 2014.08.04 14:42:41

▲조산구 코자자 대표. 사진 = 정의식 기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공유경제’란 지난 2008년 미국 하버드대 법대 로렌스 레식 교수가 처음 사용한 말로 소유하는 개념에서 벗어나 필요한 재화를 여럿이 공유해 사용하는 새로운 경제활동 방식을 의미한다.

미국·독일 등에서는 공유경제 활동이 활발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서서히 태동하는 단계다. 지난 2012년 설립된 스타트업 기업 ‘코자자’는 국내외 여행객과 집주인이 빈방을 공유하는 공유경제 커뮤니티를 자처한다. 특히 전통공간인 ‘한옥’을 같이 향유토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 우리의 멋을 알리는 문화전도사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조산구 코자자 대표(50)는 상호간 데이터를 생산하고 인터넷을 통해 공유하는 사용자 참여 중심의 웹 2.0 시대에 맞춰, 오프라인 상에도 공유경제를 통한 라이프2.0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서울 북촌 초입에 위치한 ‘코자자’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공유경제 활성화야 말로 정부에서 주창하는 창조경제의 가장 대표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다른 한옥 사랑과 공유경제에 대한 그의 철학을 들어봤다.』


- 늦은 나이에 창업을 했는데.

1988년 KT에 입사해 다니다가 1994년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2000년대 초에는 미국 실리콘벨리에서 인터넷 위치 기반 서비스 회사를 차려 사업도 했고 2006년 귀국해 KT와 KTH에서 근무했다. 2010년 다른 회사의 임원으로 가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LG유플러스로 자리를 옮겨 인터넷·IT 관련 신사업을 담당했었다.

25년간 인터넷 관련 일을 해왔고 점차 모바일 인터넷이 확산되기 시작하자 오프라인에서도 혁신이 올 것이라고 판단, 창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상에서 사용자들이 적극 참여함으로써 웹 2.0 컨셉이 나왔다. 사람들이 넷상에서 참여하고 공유하고 오픈하면서 힘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페이스북이 최고의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그러다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모바일 인터넷 시대로 확장됐다.

온라인에서의 변화가 그대로 오프라인으로 옮겨지게 된 것인데 웹2.0이 모바일 인터넷으로 인해 확대되자 우리의 삶도 2.0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이전에서는 단순히 소비에 머물렀던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공유하면서 경제의 주체가 되는 이코노미 2.0 즉 공유경제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거슬릴 순 없었다. 공유경제 사업을 하기로 최종 결심을 하고 수많은 모델 중에서 우리나라에 적합한 사업을 ‘빈방 공유’로 보고 2012년 1월 19일 ‘코자자’를 설립했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은 늘어나고 있지만 숙소는 늘 부족하다. 비싼 호텔 말고 다른 숙소 형태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어 빈방만 잘 공유하면 호텔 수십 개를 짓는 것보다 나아 사회적 문제도 풀고 사업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 공유경제 회사를 만들었는데, 어려운 점은.

미국에서 사업했을 때 함께 일했던 CTO도 영입했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기 위한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인도 현지에 개발자도 뒀다. 하지만 CTO가 개인 사정으로 미국으로 돌아갔고 차츰 자금 사정도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글로벌 빈방 공유 회사인 ‘에어비앤비’처럼 세계시장을 겨냥했지만 플랫폼 개발이 쉽지 않았다. 결국 비즈니스를 한국 중심으로 변경했고 직접 개발에 참여하면서 결국 극복해냈다. 플랫폼이 개발됐지만 미국 실리콘벨리에서 사업을 하던 식으로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하려니 안 맞았던 부문도 있었다. 그래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특히 공유경제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주변에서 반응이 곱지 않았다. “돈이 되겠어?”, “자기 집에서 왜 다른 사람을 재워?” 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폐쇄적인 문화가 사업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에어비앤비가 전 세계적으로 예약율이 90%가 넘는 등 활성화가 되고 있고 초창기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가 1조원에서 지금은 10조원에 달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됐다. 코자자도 지난 2년 반 동안 착실히 신뢰를 쌓아나가 브랜드 네임이 올라갔다. 빈방 공유뿐만 아니라 공유경제에 대한 노력들을 알아봐주고 있는 것 같다.

이제 뭔가 해볼만하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전까지는 빈방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호스트)과 국내외 관광객(게스트)도 모아야 했다. 오로지 온라인 백그라운드만 가진 상태였기에 그동안 오프라인 숙박사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기초공사를 다져왔다. 이제부터 건물을 올리는 수준에 진입하는 것이다. 올해부터 도약기라고 보고 있다.


- 코자자는 어떤 회사인가.

빈방 공유 회사다. 누구든 방이 있는 사람(호스트)이 코자자 인터넷상에 올려놓으면 외국인 게스트를 직접 모셔다 드리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호스트 입장에서는 특별한 투자 없이 돈도 벌고 집에서 다양한 외국인을 접할 수 있는, 흡사 내 집에서 세계 여행을 하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게스트 입장에서는 객지에서 홈스테이를 만끽할 수 있고 그 지역 사람과 어울리고 문화를 접할 수 있게 된다. 빈방을 가진 사람들과 문화적 욕구가 있고 경제적으로 아끼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신뢰를 가지고 (빈방을) 공유하면서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숙박을 한옥으로 차별화해서 접근했는데 이제는 아파트, 일반 주택, 템플스테이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 에릭 슈미츠 구글 회장의 한옥 체험을 주선해 화제가 됐는데.

외국인들에게 한옥을 소개하기 위해 사진도 찍고 영상촬영도 진행했는데 구글 측에서 접촉해왔다. 구글에서는 전 세계 문화아이템을 온라인화 시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었는데 한국의 여러 대표적인 문화 중 한옥에 대해서는 코자자가 담당해달라고 한 것이다. 이에 한옥에 대한 정보를 한글과 영문으로 작업해 제공했다. 방대한 사진자료를 수집했고 간단한 텍스트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들어 명재고택이면 종택의 역사, 후손이 어떻게 되는지 등 스토리를 같이 넣었다. 즉 스토리가 있어서 지루하지 않고 한옥에 대해 깊이 알 수 있게 했다.

이와 더불어 구글에 한옥에 대한 인사이드뷰 사진도 제공했다. 세계적으로 한옥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게 된 것이라고 자부한다. 마침 이 프로젝트 오픈시점인 지난해 10월 에릭 슈미츠 회장이 방한했는데 한옥스테이나 템플스테이를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이에 ‘취운정’에서의 한옥스테이를 추진했는데 보안상의 이유로 점심때 식사만 하고 가는 것으로 조율됐다. 한옥의 매력에 흠뻑 빠진 에릭 슈미츠 회장은 약속한 1시간을 훌쩍 넘겨 2시간 30분이나 머물다 갔다. 그에게 한옥의 정취가 어땠냐고 물으니 가만히 앉아 있는데 가을 햇살과 바람이 같이 흐르는 게 너무 좋았다고 했다. 또 다음에 한국에 오면 한옥에서 꼭 자고 싶다고 했고 집을 지으면 한옥 같은 집을 짓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 진정으로 한옥의 멋을 느낀 것이다.


- 왜 한옥에 주목했나.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나 한옥에 대한 향수가 있다. 나도 그렇다. 빈방 공유 사업을 구상했을 때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공간이 무엇이냐고 자문했을 때 한옥이 떠올려졌다. 또한 글로벌 빈방 공유 기업과 경쟁에 있어서 차별화될 수 있는 무기 또한 한옥인 것이다. 한옥에 접근하다보니 이것저것 사업상 필요한 것들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우리 한옥을 알리기 위한 각종 홍보 작업들이 세일즈 측면에서는 효과가 크진 않았지만 한옥의 의미 및 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진정성을 고객들이 알아주고 있는 것 같다. 

▲사진 = 정의식 기자


- 한옥스테이의 특징은.

한옥스테이는 전통에 앞서서 투자대비 효율이 좋은 ‘힐링’이라고 말하고 싶다. 과거에는 거창하게 우리 전통을 체험하자라는 묵직한 분위기가 있었다면 이제는 호텔 갈래? 한옥 갈래? 라고 편하게 물어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편의시설에 있어서 한옥이 불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특유의 멋과 낭만 그리고 자연친화적인 부문 등에 가치를 두면 한옥만큼 멋진 공간은 없다. 위안과 휴식을 갖고자 한다면 한옥이 호텔보다 좋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통을 굳이 따지지 않더라고 휴식·휴향을 목적으로 가볍게 한옥을 찾는 것이다. 한옥에 얽힌 스토리는 그 다음 문제다. 한옥에 과학·문화·철학스토리가 녹아있다는 것은 나중에 자연스레 흥미가 발생돼 알게 되는 것이다. 쉬고 싶고 여행을 가고자할 때 지방 고택에 가서 2박3일간 머물러 보길 권한다. 다른데 나갈 필요도 없다. 그러면 한옥이 가져다주는 참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말로는 설명하기 힘들고 직접 경험해봐야 한다. 좋은 공간일 뿐만 아니라 역사가 배어있고 새로운 재미를 찾게 되는 곳이 한옥이다. 전통이니깐 마음 무겁게 가는 것이 아니라 한옥이 정말 좋은 가치가 있는 곳, 즉 이상적인 건물이라는 것이다.

지방에는 풍수도 좋고 역사가 깊은 종택들이 많이 남아있다. 이러한 한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고급 문화상품이 될 수 있다.

우리의 문화적 자존감도 높이고 국제적으로 좋은 관광자원이 될 수 있는 것인데 서울에서만 80채 이상에서 한옥스테이가 가능하고 전국적으로는 서원을 포함해 700~800채의 잠을 잘 수 있는 한옥이 있다. 한옥을 잘 활용해 살아있는 공간으로 만든다면 정부에서 한옥을 부수지 말라고 지원할 필요도 없이 한옥을 서로 보존하며 지으려고 할 것이다.


- 공유경제에 대해 강연도 많이 하고 있는데, 공유경제란 무엇인가.

과거에는 필요한 모든 재화를 사야했다. 행복하게 살려면 많이 가져야 하기에 돈을 많이 벌어야 했다. 그렇게 힘들게 돈을 벌었는데 나이도 먹고 시간이 없어서 못 누리기도 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하지만 공유경제 개념이 도입되면서 변화가 생겨났다. 경기도 안 좋은데 지출을 줄이면서 필요한 것을 공유해 사용하는 방식이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즉 공유경제라는 것이 돈을 덜 쓰면서 더 풍요롭고 많은 것을 다양하게 효율적으로 누릴 수 있는 방법이라는 라이프스타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웹2.0에서 라이프2.0이 되는 것인데 요즘 젊은이들은 인터넷을 접하며 성장해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공유했던 문화를 그대로 오프라인에서 옮겨 생활하는데 어색함이 없는 것이다.

또 금융위기가 오면서 공유경제의 토대가 자연스레 만들어지게 됐다.

공유경제는 경제적인 이유, 사회적 이슈, 더 만들지 않아도 되는 환경적 측면,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적인 부문이 뒷받침돼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차를 샀는데 운행을 안 해도 보험료가 나가고 감가상각이 된다. 좋은 모델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지만 매번 살수도 없었는데 공유경제 개념이 도입돼 빌려서 탈 수 있게 해주는 회사들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큰돈을 들여 사지 않더라도 차를 탈수 있게 된 것으로 공유경제를 통해 무궁무진하게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고 누리지 못했던 것들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경제라는 것은 재화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기존 패러다임은 극대화가 아닌 낭비적 요소가 컸다. 개인의 삶, 지역경제, 환경도 좋아지고 서로 나누면서 따뜻한 경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 공유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요소는.

단순히 공유를 한다는 이상적인 요소만 가지고는 활성화가 어렵다. 경제적인 이익이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기존 경제관념 그대로 돈을 벌수 있다는 점이 유지돼야 한다. 예를 들어 “빈방을 공유하니 돈이 들어오네?” 라는 인식이 우선돼야 한다. 공유경제에 대한 의미와 거대한 담론은 나중에 찾아도 된다는 것으로 의미부터 심각하게 생각하다보면 오히려 축소된다.

정부에서 창조경제를 부르짖는데 공유경제가 그 해답이다. 투자를 안 하고도 일자리를 만들 수 있고 지역경제를 골고루 살리게 되는 것이다. 정부 학계 산업계에서 공유경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공유경제는 그야말로 부드럽고 아름답고 우아한 사회혁명이다. 이러한 혁명에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으면 한다.


- 공유경제 기업을 자처하는데 진화 방향은.

빈방 공유사업에서 모든 거래는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지만 실질적으로 사람이 오고가는 실물경제가 이뤄진다. 따라서 글로벌 기업보다 한국에 있는 코자자가 더욱 유리한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공유경제는 자본 중심이 아닌 사람중심의 경제다.

이상적인 공유경제 기업은 그 지역 사람들이 모여 만든 협동조합 형태다. 하지만 경영상 잘 운영되지 않으니 차선으로 그 지역 자본을 지원받은 그 지역의 회사가 공유경제 기업으로 적합하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2017년까지 한국에서 만큼은 최고의 빈방 공유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숙박 공유를 넘어 여행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며 호스트에게도 청소·관리 등 서포트 서비스를 제시할 예정이다. 장기적인 비전으로는 오프라인의 페이스북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여행 플랫폼에서 확대해 공유 플랫폼으로 변화시키고 한국에서의 플랫폼을 일본 등 아시아 지역으로 공급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여행은 세계적으로 기술 혁신이 안 돼 있는데 이 부문을 파고들어 트래블택(Traveltech)을 추구할 것이다.

- 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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