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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행근의 중국 부자 이야기]중국부자는 언제 행복할까?

“남성은 회사 설립할 때, 여성은 연애할 때가 가장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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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05-406호 송행근 중국문화학자⁄ 2014.11.27 08:49:40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전 그다지 행복하지 않습니다”. 중국 최고부자 마윈 알리바바 회장의 고뇌 깊은 술회이다. 마윈 회장은 지난 11일 미국 CNBC 방송과 인터뷰를 했다. 그는 “사람들이 부자는 좋은 것이라고 말하지만, 가장 부자인 것은 좋은 게 아니다”고 언급했다.

그는 남들이 볼 때 중국 최고의 부자가 되었으니 세상에 부러 울 것 없는 행복한 남자라고 인식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담도 엄청 커져서 사실상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고 심정을 밝혔다. 공교롭게도 중국의 ‘독신자 날(光棍節)’이었던 11일, 알리바바는 하루만에 10조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행복은 무엇일까? 지난해부터 싹튼 중국 부자들의 화두이다. 80년대 개혁개방을 한 이후 중국에서 부자들이 탄생되면서 여태까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행복’에 대한 깊은 고민이 사유의 중심에 선 것이다.

중국부자들은 어느 때 행복을 느낄까? 돈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벌었을 때라고 짐작했다면 그 예상은 틀렸다. 2013년 ‘후룬리포트 자산보고서’를 살펴보면 잘 나타난다. 남성부호는 회사를 설립할 때가 29%로 가장 행복했다. 그 뒤로 아이출생이 28%, 3위는 대학입학이 21%를 차지했다. 반면에 여성부호들은 연애가 35%를 차지했고, 그 뒤로 아이출생이 28%, 결혼이 23%로 3위를 차지했다.

남성부호들이 ‘야망’에, 여성부호들은 ‘사랑’에 행복의 포인트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행복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109만명의 천만부호를 제외한 절대다수의 중국인민들이 느끼는 행복과 별반 차이가 없게 보인다. 그 중에서 주목할 점이 있다면, 남녀부호 모두 아이출생을 공통적으로 행복의 두 번째 순위로 인식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중국정부가 한자녀 정책을 완화해 부부 중 한 명이 독자이면 둘째 자녀를 허용키로 했다. 하지만 중국은 1979년 덩샤오핑(鄧小平)이 시작한 독생자녀제(獨生子女制-1가구 1자녀 원칙)가 지금까지 지속되었다. 그러다보니 자식은 중국부자들의 막대한 부와 기업의 경영권을 넘겨줄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 되었다.

따라서 아이의 출생은 중국 부호에게 기쁨이자 행복이 되었다. 그리고 돈을 벌어야 할 가장 큰 이유도 자식을 위해서라는 인식이 팽배해진 것이다.

중국 부호들은 어디에서 행복을 찾을까? 여행과 운동, 학습, 독서, 영화감상, 예술품 소장 등 6가지다. 그 가운데 부자의 70%가 여행을 통해서 행복을 찾는다고 여겼다. 특히 부자들은 가정을 행복의 근원이라고 인식했다.

2013년 후룬리포트 자산보고서에 따르면, 가정생활에 대해 매우 행복하다는 비율은 65%, 비교적 행복하다는 비율은 30%를 각각 차지했다. 종합하면 부자의 95%가 행복한 가정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부자가 되는 첫 번째 조건이 행복한 가정이라는 점은 우리가 깊이 깨달아야할 진리라 여겨진다.

부자들이 가정을 소중히 여기는 이유는 명확하다. ‘가족의 인정=행복’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가족의 인정의 여부는 행복의 여부와 일치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다만 남성부호들이 가족들의 인정을 매우 중요하게 인식한다면, 여성부호들은 부모에 대한 효심과 반려자에 대한 배려를 무게를 두었다.

또한 자식의 성취 역시 자신의 행복이라고 여겼다. 특히 45세 이상의 부자들은 자식의 성취가 곧 행복의 원동력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렇기 때문에 부자의 50%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적은 것에 대하여 매우 아쉬워했다.

부자들은 사업 즉, ‘일’에 대해서도 매우 긍정적이었다. 부자들의 85%가 사업에 대해 행복하다고 인식했다. 그리고 기업을 발전시키고 직원들과 함께 돈을 버는 것에 대하여 자부심을 가졌다. 따라서 부자들은 ‘기업가’라는 신분을 그 어떤 명예보다도 소중히 여기고 자랑스럽게 인식했다. 

▲중국 최고 부자 마윈 알리바바 회장 사진 = 연합뉴스


여행·운동·독서·예술품 소장서 행복 찾아

중국 부자들이 ‘기업가’라는 타이틀을 자랑스러운 신분이라고 인식하는 태도는 매우 중요하다. 대다수의 중국 인민들은 특별한 기업인을 제외하고, 기업가를 부러워할 뿐 존경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배경을 형성한다. 첫째, 개혁개방 이후 본인의 부단한 노력으로 엄청난 부를 쌓은 기업가도 있지만 대부분 정경유착이나 부패 등의 부정적 힘으로 자산을 불리고 호의호식했기 때문이다. 둘째, 중국부자들은 돈을 버는 단계에서 벗어나 행복을 고민하는 단계로 막 접어들어 자선이나 기부 등에 사회적 책무에 상당히 인색하기 때문이다.

중국부자는 걱정이 많다. 대표적인 걱정거리는 건강이다. 엄청난 부와 명예를 가진 부자들이 가장 소유하고 싶은 것이 바로 건강이다. ‘건강을 잃으면 천하를 잃는다’고 하지 않던가. 이 말을 가장 현실적으로 인식하는 대상들이 바로 부자들이다. 실제 부자 가운데 25%이상이 자신의 건강상태에 불만족했으며, 33%는 운동부족이라고 평가했다.

색다른 점은 여성들과 나이어린 부자들이 자신의 몸매나 체격을 매우 의식했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부자들은 수면장애를 겪고 있었는데, 그 비율이 무려 20%에 이르렀다. 평균적으로 부자들은 주중에 6.6시간을 잤고, 주말에는 7.2시간의 수면을 취했다. 평균 수면시간인 8시간 이상의 수면을 취한 부자는 11%에 불과했다. 비즈니스의 성공을 위해 ‘꽌시’를 맺고 출장을 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생을 마치면서 중국부자들은 어떤 평가를 받고 싶을까? 남성부호들은 ‘성공한 기업가’를, 여성부호는 ‘훌륭한 가장’으로 평가받고 싶어 했다. 그리고 그 비율은 37%와 49%를 각각 차지했다. 또한 6개월의 휴가가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부자들은 가족과 함께하겠다는 비율이 62%였고, 여행을 하겠다는 응답이 52%를 차지했다. 다시 한 번 가족에 대한 애착이 누구보다 강함을 확인 할 수 있다.

후룬리포트 자산보고서에 따르면, 중국부자들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7.8이다. 또 부자의 73%는 자신의 부모세대보다 더 행복하다고 인식했다. 중국부자에게 행복지수는 시간이 갈수록 더 큰 화두가 될 것이다. 그들은 행복을 가장 원하고, 더 행복해지기 위해 가족들과 여행을 하고, 더 건강하기 위해 부단히 운동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송행근 =  중국문화학자로 전북중국문화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하(李賀)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시가의 이해’ 등 10여권의 저서가 있다. ‘송행근의 요절복통 중국’과 ‘송행근의 차이나리뷰’ 등 다양한 중국 관련 칼럼을 쓰고 있다.

(CNB저널 = 송행근 중국문화학자) (정리 = 신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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