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가 미래다 - 조용상 (주)콜라비 대표 인터뷰]“근무도 소셜로 하면 야근 없어져요”
직장 내 생산성 높이는 새 도구로 주목받아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이진우 기자) 평범하고 성실한 직장인 김 과장, 그는 오늘도 어김없이 야근이다. 사장은 열심히 일하는 그를 지켜보면서 흐뭇한 표정이다. 하지만 정작 김 과장은 직장생활에 대한 불만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은 채 조용히 이직을 준비 중이다.
취업사이트 커리어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평균 야근 일수는 주 3일, 매일 야근을 한다는 사람도 25.7%나 됐다. 이 정도라면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해도 왜 야근을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질 수밖에 없다.
조용상 (주)콜라비 대표는 “대부분 직장인들은 업무 시간의 50% 이상을 커뮤니케이션 오류 해결에 사용하고 있다. 이것이 그들이 야근을 할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라면서 “소셜 협업 도구를 사용하면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인한 50% 이상 시간낭비를 약 40%까지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과장이 하루 동안 하는 일을 살펴보면, 그는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메일부터 체크한다. 하루 동안 오고 가는 메일만 무려 100여 통 남짓. 모든 업무를 메일로 처리하려다 보니 메일과 씨름하다 보면 어느덧 오전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그 동안에도 릴레이 회의와 팀원들 업무조정 등에, 실제 자신의 업무보다 더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
아울러 의사결정이 느려터진 허 팀장의 결재를 기다리느라 업무가 중단되는 것이 다반사다. 또한 타 부서와의 협업을 위해 회의에 또 회의가 이어진다. 매번 이런 식이다 보니 그의 퇴근 시간은 밤 9시를 넘기기 일쑤고, 칼 퇴근은 그저 먼 나라의 부러운 이야기일 뿐이다.
▲콜라비가 업체에 독립적으로 제공하는 클라우드 형태의 서비스 화면.
“메일은 협업 커뮤니케이션에 적합한 도구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일단 한 줄의 전달 메시지를 위해서도 소개부터 시작해 형식을 갖춘 필요 없는 많은 글을 작성하는 데 시간이 많이 든다. 또 히스토리를 남기기 위해 같은 제목에 답장을 하다보면 ‘Re: Re: Re:…’로 이어져, 내용과 다른 제목 때문에 나중에 그 메일을 찾기가 너무 힘들다. 아울러 첨부파일을 빼먹고 다시 보낼 때의 그 민망함을, 직장인이라면 대부분은 경험해 봤을 것이다.”
메일은 협업하는 도구가 아니다
실제로 매킨지(Mckinsey)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하루 시간의 25%를 메일을 검색하는데 사용하고 있으며, 답장을 보내는 데에만 하루의 4분의 1을 쓴다고 한다. 그리고 정작 주 업무에 투입하는 시간은 하루 8시간 중 2시간에 불과하다. 또한 메일로 소통할 때에도 간단하게 하지 않기 때문에 소통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게 되면서 커뮤니케이션 오류가 발생한다. 결국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오류 해결에 업무 시간의 50% 이상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무 커뮤니케이션 채널 중 메일이 아직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며, 이는 주로 업무에 대한 히스토리를 남기기 위한 목적이다. 그 과정에서 많은 오류와 검색의 어려움, 그리고 사용상의 불편함 등이 발생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관행에 따라 메일로 업무 처리를 하고 있다. 이어 메신저(54%), 팀 사이트 및 인트라넷(51%)이 뒤를 잇는다. 일반 기업에서 이처럼 메일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직장인들은 야근을 면치 못하는 신세가 된 것.
한편, 매킨지 조사에서 소셜 협업 도구를 사용하면 25%가량 전체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콜라비가 자체 실시한 분석에서는 커뮤니케이션 오류를 40%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조 대표는 “소셜 협업 도구 ‘콜라비’는 업무 내용을 담고 있는 글 아래에 ‘댓글’과 ‘좋아요’로 이뤄진 소셜 커뮤니케이션을 비롯해 할 일 등록 등, 이슈를 해결해 나가는 모든 과정을 한 화면에 담았다. 지난 글을 찾을 때도 해당 글에 등록된 ‘할 일, 파일, 이미지, 일정’ 중 하나라도 먼저 생각나면 바로 찾을 수 있다”면서 “히스토리를 남기기 위해 사용하지만 찾기 어려웠던 메일의 단점을 극복하고, 사람의 기억 구조 그대로 찾아갈 수 있도록 개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댓글’과 ‘좋아요’…소통은 물론 의사결정까지
콜라비는 메일처럼 형식을 갖추기 위해 필요 없는 많은 글들을 작성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즉 ‘할 말만 딱!’ 하는 것이다. 또 댓글을 작성할 때 ‘좋아요’를 많이 얻은 의견을 의사결정권자가 외면하기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아울러 의사결정자는 간단히 “음… 여러분 의견이 그렇다면, 한 번 추진해 봅시다”라고 바로 의사결정에 이를 수도 있다.
어떤 의견에 대해 대화의 흐름이 댓글로 모두 나와 있어, 왜 그렇게 진행됐는지 히스토리를 명확히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회의를 할 때나, 메일에서도 “그 의견에 동의합니다”라고 표현하지는 않지만, 콜라비에서는 ‘좋아요’ 클릭 한 번으로 어떤 의견이 공감을 가장 많이 얻었는지 참여자 모두가 쉽게 알 수 있다.
“소셜 협업 도구를 사용해 커뮤니케이션 오류를 제거함으로써 주업무 시간을 70% 정도 확보하면, 기업주는 과한 고용을 조정할 기회가 생기고, 고용 유지 시엔 새로운 사업기회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직원들은 야근이 줄어들고 행복한 직장생활이 가능해져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부분의 경영자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선호하더라도 실제로 직원들에게 시간을 주는 것을 꺼린다고 한다. 그로 인해 생산성이 악화될 거라고 판단하는 경향이 많아서 그렇다. 하지만 구글이 직원들을 칼퇴근 시키는 이유가 창조적인 생각과 소통을 위해서 시간을 충분히 주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인데, 이는 혁신적인 조직문화를 꿈꾸는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실상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룹웨어 서비스들은 인트라넷에 각종 기능을 추가하고 SNS와 화상회의를 활용해 서비스를 발전시켜왔지만, 조직관리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협업에 적합한 툴은 아니었다.
지난 2000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Jive software가 세계 최초로 유럽에서 소셜 협업 도구를 개발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그리고 여러 유사업체가 생겨나고 이들이 미국으로 진출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2011년에 이슈가 됐던 소셜 협업 도구는 2012~2014년 동안 정체기를 겪기도 했지만, 최근 페이스북이나 MS사 등 글로벌 비즈니스 솔루션 기업들이 관련 업체를 인수합병하면서 앞으로 대규모의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Just do it’ 자세와 ‘Keep going’ 하면 돼
조 대표는 3년 전에 이런 시장의 성장가능성을 내다보고 국내에서는 거의 전무한 소셜 협업 도구 사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유럽은 이미 퍼플오션이다. 미국은 블루오션에서 퍼플오션으로 가는 단계로 보인다. 국내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해 오랫동안 고민해온 결과, 지난해 8월 베타서비스를 선보였고, 지금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이번 리뉴얼에서는 기존의 도구인 메일과의 연동이 이뤄지기 때문에, 여기에 익숙한 임원들이나 부장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훨씬 개선된 새로운 서비스는 올해 6월 오픈될 예정이다.”
조 대표는 소셜 협업 도구 사업의 성패는 서비스의 신뢰도가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국내에서 140여개 업체에 콜라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을 통해 신뢰를 쌓고 아직은 블루오션에 해당하는 일본 시장에 올해 진출할 계획이며, 이어 호주와, 유럽, 미국 등으로 순차적인 사업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주변에서 처음엔 시장이 활성화된 곳에 들어가 경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유럽이나 미국 등은 막대한 자본력을 등에 업고 들어가도 쉽지 않은 시장이라 판단됐다. 그래서 우리가 확실하게 장악할 수 있는 시장에 집중할 필요가 있었고, 국내에서부터 신뢰를 쌓아 일본이나 호주 등 시장이 전무한 곳을 타깃으로 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조 대표는 스타트업을 해나가는 자세에 대해 “두 가지만 기억했으면 한다. 우선 나이키가 오랫동안 써온 ‘Just do it’이다. 거창하게 계획을 세우고 상상하기보다 일단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또 하나는 ‘Keep going’이다. 이것은 힘든데도 포기하지 않고 버틴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환경에 개의치 않고 묵묵히 가던 길을 가라는 것이다. 성공은 내가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평가해 주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진우 기자 voreol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