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 월세가격이 약 2년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전세난이 심화되자 ‘울며겨자먹기’로 월세로 전환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한국감정원은 지난달 전국 8개 시도의 주택 월세가격이 두 달 연속 보합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서울 지역의 주택 월세가격은 23개월 만에 보합세로 전환했다.
그간 서울의 월세가격은 전세의 월세 전환에 따른 공급 물량 증가로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재건축 이주 등으로 임대 수요는 늘어난 반면, 전세는 갈수록 품귀 현상을 빚으며 전세난이 심화됐다. 결국 이제는 월세주택이라도 얻으려는 사람이 늘면서 가격이 하락세를 멈춘 것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전세난으로 인해 내 집 마련으로 돌아선 사람도 있지만, 자금 사정 등으로 주택 구입이 여의치 않은 세입자 일부는 불가피하게 보증부 월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권역별로는 한강 이북 지역은 보합이었고, 강동·서초구 등 재건축 이주가 한창인 한강 이남 지역은 지난달에 비해 월세가격이 0.1% 상승했다. 이처럼 한강 이남 지역의 월세가 상승한 것은 2년4개월 만에 처음이다.
인천은 보합세였으나 경기도는 0.1% 하락했다. 지방 광역시 중에서는 광주와 대구, 울산, 대전이 보합세였고 부산은 0.1% 하락했다.
유형별로는 단독과 아파트 월세가 보합세를 보였으며,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되는 오피스텔과 연립·다세대는 각각 0.1%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