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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기 변호사의 법 이야기]대행사가 광고 잘못했어도 1차 책임은 광고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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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43호 고윤기 로펌고우 변호사⁄ 2015.08.13 09:05:34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고윤기 로펌고우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사업이사)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한 기업은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자신의 제품, 서비스 등을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 합니다. 과거에는 광고를 할 수 있는 매체가 TV, 신문, 잡지 등으로 한정됐지만, 인터넷이 발달한 요즘은 광고 영역이 다양한 매체로 확장됐습니다.

광고 방식도 2000년대 초중반 발생한 ‘키워드 검색 광고’부터 현재의 ‘바이럴 마케팅’까지 그 모습이 다른 것 같으면서도 많은 유사한 점을 가지고 발달해 왔습니다.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은 소비자가 이메일이나 전파 가능한 다른 매체를 통해 어떤 기업 또는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관련 내용을 인터넷 상에 널리 퍼뜨리는 것으로, 컴퓨터 바이러스처럼 스스로 확산된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바이럴 마케팅은 주로 블로그나 카페 등에서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광고 형태가 됐습니다. 일단 적은 비용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광고 예산이 적은 회사나 개인이 많이 이용합니다.

보통 중소기업은 적은 비용으로 광고를 하다 보니 1위 업체인 네이버에 광고를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저는 네이버가 블로그나 지식인, 검색 등을 통해 광고하려는 회사들을 자신에게 모일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에 포털 업계의 공룡으로 떠올랐다고 생각합니다.

바이럴 마케팅은 원래 개인이 인터넷을 통해 하는 ‘입소문’ 광고의 일종인데, 이 분야에도 광고대행사들이 적극적으로 진출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업계 1위 네이버의 블로그나 카페, 지식인 서비스는 광고 노출을 위해 유용한 정보를 가장한 홍보성 글, 각종 저품질 블로그 게시판 등으로 혼란스럽습니다.

하지만 이런 혼탁한 광고 세계를 욕하면서도 막상 우리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광고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이런 광고대행사의 문을 두드립니다.

광고대행사들은 사업주들에게 바이럴 마케팅의 장점을 크게 홍보하고, 다양한 수단을 통해 최대의 광고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막상 광고를 시작하면, 생각보다 광고 효과가 크지 않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일단 광고 계약이 이뤄진 후에는 담당자와 잘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수정 사항을 요청하기 위해선 대행사 쪽으로 수차례 전화해야 합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연예인 사진이나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출처가 불분명한 이미지를 자신의 블로그나 카페, 회사의 광고 등에 무단으로 사용하다가 저작권에 대한 내용증명을 받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런 현상을 보면 “이제는 저작권이 보호받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부에선 법률사무소의 지나친 대응으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기도 합니다.

▲언론중재위원회는 초상권 침해 여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위해 ‘영상·사진 보도와 초상권 침해’를 주제로 한 정기세미나를 개최한다. 사진 = 언론중재위원회

가장 최악의 상황은 광고대행사가 저작권 침해 광고물을 게재해서 문제가 발생한 경우입니다. 대부분의 광고대행사는 영세한 경우가 많고, 이런 경우 회사와 연락도 잘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광고대행 계약이 종료된 이후 몇 년 전에 올렸던 게시물이 문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광고대행사와 계약 당시 제대로 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이든 광고가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법에 저촉된다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고 최종적인 책임은 광고주에게 있습니다.

한국은 광고 규제 많은 편
관련 법령 꼼꼼히 따져봐야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개인 블로그 운영자에게 경제적 대가를 지급하고, 상품이나 서비스의 소개 및 추천 글을 게재하면서 그와 같은 지급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국내외 20개 사업자를 시정 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공정위는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추천보증 심사지침)을 개정해 경제적 대가를 주고 블로그, 카페 등에 소개·추천 글을 올린 경우 그 지급 사실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해당 사업자들은 소비자의 구매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가 지급 사실을 은폐, 사실상 광고임에도 전문가 또는 소비자의 소개·추천 글인 것처럼 일반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습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광고주에게 책임을 묻게 됩니다. 이번 사건도 공정위는 광고대행사가 아닌 광고를 집행한 광고주에게 시정조치를 명령했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광고가 남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법에 저촉된다면 책임을 지는 것은 광고주입니다.

그럼 광고대행사는 책임이 없을까요? 그것은 아닙니다. 광고대행사는 광고주와 광고대행 계약을 체결했고 계약에 따른 책임이 있습니다. 공정위가 광고대행사에 대해 직접 시정조치를 하지는 않지만, 광고대행사는 광고주에 대한 민사법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 결국 광고주와 광고대행사 간의 손해배상 문제로 귀결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광고대행사가 영세하거나 광고대행 계약서가 제대로 작성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광고주로서는 사실상 손해배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광고를 규제하는 법령은 매우 많고 업종에 따라 구체적인 기준도 상이합니다. 우선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있고 이 법률에 따라 공정위에서는 다양한 행정규칙을 발령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만 예를 들어 보면, ‘기만적인 표시·광고 심사지침’, ‘부동산 표시·광고 행위의 유형 및 기준 지정고시’, ‘보험 상품 표시·광고에 관한 심사지침’ 등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령한 ‘건강기능식품 표시 및 광고 심의기준’처럼 관련된 행정기관에서 발령한 행정규칙도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광고 규제 사항이 좀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광고주는 광고를 집행할 때 광고대행사 혹은 법률전문가와 잘 상의해서 광고가 법령에 저촉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광고대행사가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것은 사후 처방일 뿐입니다. 당장은 광고주가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정리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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