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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기 변호사의 법 이야기]내 개를 해쳐도 동물학대죄가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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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46호 고윤기 로펌고우 변호사⁄ 2015.09.03 08:5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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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고윤기 로펌고우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사업이사) 해마다 여름이 되면 보신탕 식용 논쟁이 일어납니다. ‘보신탕은 우리 음식 문화의 하나다’, ‘아니다, 동물 학대다’ 등 보신탕을 둘러싼 논쟁은 오래 전부터 계속돼 왔고, 결론은 나지 않고 있습니다.

법률적으로 보면 축산물 관리법에서 개는 가축으로 보고 있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도축이나 유통 판매는 법의 규제를 받지 않습니다. 결국 보신탕은 규제를 받지 않아 안전과 위생의 사각지대에 있는 식품이 돼 버렸습니다.

그래서 국회는 ‘개’를 축산물 관리법상의 가축에 포함시키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애견인들의 반대로 결국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그 외에도 공동주택에서 개 사육과 관련해 여러 의견 충돌이 있습니다.

아파트나 다세대주택,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에서 개를 키우는 것과 관련해 이웃들과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공동주택에서 애완견을 기를 수 있는지 여부는 공동주택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아파트의 경우 관리사무소를 통해 아파트 공동주택관리규약을 확인해보면 됩니다.

주택법에 따르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입주자 및 사용자는 자율적으로 ‘공동주택관리규약’을 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따라 대부분의 아파트에서는 공동주택관리규약을 마련해놓고 있습니다. 아파트는 해당 지자체에서 만든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을 근거로 수정한 관리규약을 가집니다.

예를 들어 서울시에는 서울특별시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을 정해 놓았고, 공동주택에서는 이 준칙을 일부 수정해 관리규약을 정합니다.

▲말복을 이틀 앞둔 1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서울시와 동물보호단체 카라가 공동 주최한 행사. 복날 보양식을 위해 희생되는 개와 닭의 희생을 줄이고 채식도 훌륭한 대체 보양식이 될 수 있음을 홍보하기 위해 열렸다. 사진 = 연합뉴스

서울시 공동주택관리규약 중 가축에 관한 부분을 살펴보면, ‘개(장애인 안내견 제외), 고양이, 토끼, 쥐, 닭 등 가축을 애완용으로 기르는 행위’는 입주자 등의 동의를 요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구체적인 동의 비율은 자율적으로 규정할 수 있습니다.

동물에 대한 취향은 백인백색이기 때문에 내게 귀여운 강아지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무서운 맹수로 보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부동산을 거래하거나 임차할 때 동물의 사육 여부도 중요한 정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물 사육 금지에 대한 내용을 계약서에 넣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대형 아파트 단지의 경우에는 관련 내용을 고지하는 것도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고기 논쟁이나 아파트 개 사육 이야기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른 문제여서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물 학대에 대해선 이론의 여지없이 ‘학대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언론을 통해 동물학대에 관한 기사가 보도될 때마다 많은 사람이 의문을 가지는 것이 “왜 강하게 처벌하지 않는가” 하는 점입니다.

동물과 관련한 우리나라의 주요 법은 동물보호법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 등이 있습니다. 이 중 동물 학대와 관련한 법률은 동물보호법입니다. 동물보호법은 1991년 제정됐고, 몇 차례에 걸쳐 개정 작업이 있었습니다.

동물보호법에 의해 보호받는 동물은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신경체계가 발달한 척추동물로 포유류와 조류, 파충류, 양서류, 어류 중 대통령령으로 정한 동물입니다. 그런데 2013년 동물보호법 개정 이전에는 보호 동물을 “소, 말, 돼지, 개, 고양이, 토끼, 닭, 오리, 산양, 면양(綿羊), 사슴, 여우, 밍크 등 척추동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동물”로 한정해 조류와 파충류는 동물보호법의 보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었습니다. 2013년 개정을 통해 우리 동물보호법도 보호받는 동물의 범위를 확대하며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재물’로 분류되는 애완견을 실수로 죽여도 
형법 적용은 안 되고 민사 소송만 가능해  

동물보호법에서 규정하는 ‘동물 학대’란 “동물을 대상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불필요하거나 피할 수 있는 신체적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 및 굶주림, 질병 등에 대하여 적절한 조치를 게을리 하거나 방치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유기견이 급증하는 가운데 지난 4일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 앞에서 반쯤 묻힌 포대에 담겨 있던 흰색 수컷 말티즈가 경찰에 구조됐다. 사진 = 용인 유기동물보호소

동물보호법이 제정된 1991년 당시는 동물 학대 행위에 대한 처벌로 “2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다 2007년 개정 때 “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을 강화했고, 2011년 개정에서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해 징역형 선고도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동물보호법상 동물 학대 처벌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법으로 처벌받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처벌받는 경우에도 소액의 벌금형을 선고받는 것이 보통입니다. 기본적으로 동물 학대의 증거를 잡기가 어려운 데다 과실로 혹은 중과실로 동물을 학대하거나 방치한 행위를 처벌하지는 않기 때문에 동물학대 혐의가 있는 사람을 처벌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다른 사람이 내가 기르는 동물을 고의로 죽였다면 어떻게 처벌될까요? 이 경우는 ‘동물학대죄’로 처벌받지 않고 형법상 ‘재물손괴죄’로 처벌받습니다. 동물은 민·형법상 ‘재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형법 제366조의 재물손괴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량이 규정돼 있어 오히려 동물학대죄 처벌보다 수위가 더 높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실수로 내가 기르는 동물을 죽였다면 형사상 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과실로 인한 재물손괴를 처벌하는 조항이 없기 때문입니다. 단지 민사상 손해배상 문제가 남을 뿐입니다.

현재 이런 부분을 불합리하다고 여겨 여러 가지 법령이 발의되고 개정을 위한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동물보호법의 개정 여부는 많은 공감을 얻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정리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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