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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가전 박람회에서 자동차의 미래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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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66호 안창현 기자⁄ 2016.01.21 09:02:02

▲올해 CES의 공식 자동차 업체인 포드의 GT에 몰린 관람객들.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안창현 기자) “디트로이트 북미국제오토쇼에 앞서 열린 2016년 첫 번째 모터쇼.” 미국 컨슈머리포트는 올해 ‘소비자 가전 박람회(Consumer Electronics Show, CES)’를 이렇게 평했다. 매년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제품 박람회가 졸지에 모터쇼가 됐다.

디트로이트에서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인 북미국제오토쇼가 CES에 잇따라 개막하지만 전 세계 자동차 업체의 발걸음은 라스베이거스를 향했다. 올해 CES 2016에 참가한 자동차 또는 자동차 부품 관련 업체는 모두 115개에 달했다. 대략 25%에 해당하는 참여 업체들이 스마트카나 자동차 전장부품과 관련된 회사로 알려졌다.

전시 규모도 예년보다 대폭 커졌다. 제너럴 모터스(GM)가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순수 전기차 ‘볼트(Bolt) EV’의 양산형 모델을 첫선 보인 것을 시작으로 기아, BMW, 폭스바겐, 토요타 등 전 세계 유력 자동차 회사들이 자사의 첨단 기술과 미래 비전을 앞 다퉈 공개했다. 가전쇼를 넘어 차세대 자동차의 격전장으로 변한 CES에서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엿볼만 한 이유다.

▲첫 공개된 쉐보레 전기차 볼트. 양산형 모델인 볼트 EV는 미국에서 연방보조금을 포함해 3만 달러 아래로 시판 가격이 정해졌다. 사진 = 연합뉴스

독일의 IFA, 스페인의 MWC와 함께 세계 3대 가전 박람회로 꼽히는 CES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열렸다. 매년 새해 벽두에 첨단 기술의 트렌드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많은 이목을 집중시키는 전시다.

1967년부터 열렸으니 올해로 50회째다. 처음엔 뉴욕에서 개최됐고, 1995년부터 라스베이거스로 옮겼다. 1980년대에는 PC와 소프트웨어 분야가 중심이었고, 1990년대 이후 가전제품이 많은 관심을 끌었다.

최근엔 단연 자동차와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기기 등이 주목 대상이다. CES에 자동차 회사들이 참여하기 시작한 것도 이미 10여 년 전이고, 갈수록 그 규모가 커져 이제는 “CES가 전자쇼에서 자동차쇼로 바뀌었다”는 말까지 나온다.

▲패러데이퓨처(Faraday Future)는 우주선 같은 분위기의 콘셉트카 ‘FF제로01’을 공개했다. 사진 = 연합뉴스

기아차는 올해 CES에서 토요타와 함께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009년부터 번갈아 가며 CES에 참여했지만 그 동안은 전시에만 집중했다. 기아차는 이번 콘퍼런스에서 자율주행과 IT 커넥티비티 기술을 소개했고, 기아차의 자율주행 방향성을 제시해 관심을 끌었다.

기아차, 자율주행 브랜드를 론칭

기아차는 여러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스포티지와 쏘울 EV를 전시했다. 기아차는 “첫선을 보인 쏘울 EV 자율주행차는 독자 기술로 개발한 고속도로 자율주행(HAD), 도심 자율주행(UAD), 혼잡구간 주행지원(TJA), 비상시 갓길 자율정차(ESS) 등 지능형 고안전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미래형 차량”이라고 밝혔다.

▲7일 권영진 대구시장이 기업 방문단과 함께 기아차 전시관에서 자율주행 영상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실제 도로 환경에서 보다 안정적이고 정밀한 운행을 위해 위치 및 주행환경 인식 기술, 경로생성 및 주행상황 판단 기술, 차량 제어 기술도 추가로 적용했다. 수집된 정보로 주행 상황을 판단하고 주변 교통 흐름을 고려하면서 차량을 부드럽고 정확하게 제어하는 기술로 자율주행을 지원한다는 게 기아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쏘울 EV 자율주행차는 지난해 말 자율주행 기준이 엄격한 미국 네바다에서 고속도로 자율주행 면허를 따냈다. 이달 초에는 글로벌 기자단 시승회에서 완전 자율주행 시연에 성공했다. 기아차는 CES 전시장에서 네바다주 시험평가와 시승회를 거친 실제 차량을 공개했다.

미래의 실제 운전 상황을 반영한 ‘노보(NOVO)’ 콘셉트카도 함께 전시했다. 2015년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노보는 자율주행과 IT융합 기술을 적용했다. 또 스마트폰의 각종 기능을 차량으로 구현하는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 등도 체험할 수 있다.

▲황승호 현대차그룹 차량IT개발센터장(왼쪽에서 두 번째)을 비롯한 임원들이 CES 개막 하루 전인 1월 5일 오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자율주행 신기술과 비전을 공개했다. 사진 = 기아차

기아는 2020년 부분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를 달성한 뒤, 2030년에는 완전한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를 연다는 목표를 밝혔다. 관계자는 “기아차의 자율주행 기반 신규 브랜드인 ‘드라이브 와이즈(Drive Wise)’를 바탕으로 미래 자율주행 개발의 로드맵을 지속적으로 실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 최초로 올해 CES에 참가했다. 2개 층으로 이뤄진 전시장에서 1층에 미래 혁신 기술을, 2층에는 현재 보유 기술을 구분해서 소개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자동차에서 삶의 동반자로’ 주제의 전시로, 미래 자동차 혁신기술과 첨단 운전자 편의장치를 대거 선보였다”고 밝혔다.

자율주행·미래 통신기술 ‘체험 전시’ 잇달아

미래 혁신 기술의 1층 전시장에는 차세대 자율주행 기술, 지능형 운전석, 미래 자동차 통신기술 등을 구현하는 체험형 전시를 배치해 관람객의 흥미를 끌었다.

현대모비스는 “특히 체험 전시에서 운전자 지원 시스템들이 실제 자동차의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확인하도록 꾸며 반응이 좋았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운전석을 구현해 관람객에게 미래 운전 상황을 체험시키는 ‘i-Cockpit 자동차’와 ‘커넥티드 존’ 역시 인기가 좋았다”고 전했다.

▲현대모비스 전시관의 관람객들이 자율주행 자동차의 운전석을 부분 구현한 ‘i-Cockpit 자동차’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이번 CES 참가를 통해 미래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종합 자동차 부품사로서 위상을 한층 더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첨단 IT 기술의 각축장에서 미래차 기술을 내세워 향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는 계획이다.

정승균 현대모비스 연구개발본부장은 “자동차와 IT 기술이 융합된 전장 부품은 회사의 미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핵심 기술”이라며 “모비스의 첨단 기술력과 미래차 기술 개발의 방향성을 제시해 혁신 기술을 선도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1회 충전으로 200마일 주행하는 ‘볼트 EV’

외국의 자동차 업체들 역시 첨단 기술을 뽐내는 출품작들을 내놓았다. 특히 제너럴 모터스(GM) 산하 쉐보레가 전기차 ‘볼트 EV’ 양산형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GM이 장거리 운행이 가능한 대중 전기차를 선보이겠다고 선언한 뒤 1년이 채 지나지 않아서였다. 올해 말 본격 양산에 돌입하는 볼트 EV는 한 번 충전으로 200마일(약 321㎞) 이상 주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델에는 차량 주변 상황을 고려해 저속 주행 또는 주차 편의를 지원하는 서라운드 비전, 최단거리 전기충전소 검색이 가능한 전기차 전용 내비게이션, 후방 카메라 룸미러 등 첨단 IT 기능이 탑재됐다”고 GM은 밝혔다.

폭스바겐의 프리미엄 브랜드 아우디 역시 현재 양산 자동차에 채택된 자시의 모든 혁신 기술들을 대거 적용한 ‘아우디 e-트론 콰트로 콘셉트’를 공개했다. 2018년 출시될 양산 모델의 예고편이다.

▲세계 최대 가전쇼 CES 개막을 하루 앞두고 관람객과 취재진이 사전 전시업체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아우디 브랜드를 대표한 이 콘셉트 모델은 순전히 전기로 구동되는 SUV다. 3개의 전기 모터가 최대 370㎾의 출력을 내며, 95㎾/h의 배터리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500㎞를 주행할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 아우디가 양산할 자율주행 기술도 내장됐다. 아우디는 “CES에 참가하면서 자동차 업계의 미래 트렌드인 전기자동차, 디지털화, 자율주행에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인테리어와 제어 기술도 혁신

BMW그룹은 미래의 자동차 인테리어와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담은 새로운 동작 제어 기술인 ‘에어 터치(Air Touch)’를 선보였다. “완전히 네트워크화된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제어 기술”이라고 BMW는 밝혔다.

손을 이용한 간단한 제스처로 화면을 건드리지 않고 차량 디스플레이의 엔터테인먼트, 내비게이션,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터치스크린처럼 조작하는 기능이다. 계기판 부분에 내장된 센서가 손동작을 감지하므로 3차원 제어가 가능하다. 손을 움직이거나 제스처를 취하면 대형 파노라마 디스플레이 화면이 활성화된다.

BMW는 “지능형 에어 터치 메뉴 컨트롤으로 전화 기능을 활성화시키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연락처나 통화 목록을 불러온다. 한 번의 추가 동작만으로 전화를 거는 등 탑승자의 메뉴 선택 단계를 줄여준다”고 설명했다.

BMW는 지난해 CES 2015에서 BMW 뉴 7시리즈에 적용된 ‘제스처 컨트롤(Gesture Control)’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에 공개한 에어 터치는 이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새로운 동작 제어 기술이다.

▲기아자동차는 이번 CES에서 다양한 자율주행 기능과 IT 통합 기술을 적용한 미래 지향적인 콘셉트카 ‘노보’를 공개했다. 사진 = 기아차

미래 자동차의 트렌드로 지목되는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은 이제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지형은 급변하고 있으며, 완성차 업체와 자동차 전장부품 업체, 글로벌 IT 기업들의 보이지 않은 기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CES에서 보인 각 기업의 움직임에서도 이를 짐작할 수 있다.

구글-포드 손잡고 내놓을 자율주행차에 관심. 
구글-애플-MS는 차 OS 놓고 힘겨루기 

일찍이 구글은 ‘오픈 오토모티브 얼라이언스(Open Automotive Alliance)’라는 동맹을 만들어 차량용 커넥티비티 OS를 오픈소스로 제공하고 있다. 이 구글 동맹에는 현대차, 아우디, GM, 혼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참여 중이다.

이번 CES에서 포드는 ‘싱크(Sync)’라는 음성인식 기반 기술을 연내 토요타와 공유하기로 협의했다. 토요타 차에 포드가 개발한 전장 시스템이 들어가는 셈이다. 토요타뿐 아니다. 포드는 혼다와 푸조, 시트로앵과도 협업할 계획이라고 한다.

여기에 더해 현지에서는 포드가 구글과 자율주행 차량 생산을 위한 조인트벤처를 출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윈도우 체제를 앞세운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인 더 카(Windows In the Car)’라는 명칭의 운영체제를 개발했고, 애플도 ‘카플레이(Car Play)’를 스마트카 운영체제로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북미 자동차 업체들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와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 업체들은 또 다르다. 얼마 전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그룹은 함께 ‘히어(Here)’라는 지도 회사를 인수했다. 원래 노키아 산하에 있던 히어는 유럽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유럽의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들이 구글이나 애플 등 미국의 글로벌 IT 기업들을 견제하는 모양새로 보인다. 물론 애플이 BMW 등 독일차 업체와 비밀리에 협력을 추진 중이라는 소문 역시 꾸준히 새어나오고 있다. CES 2016에 참여한 수많은 자동차 기업들이 향후 흩어지고 모이면서 자동차 산업 지형도가 크게 바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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