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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경제-상상마당] 온가족 웃고 즐기는 새 수학이 쏙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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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안창현⁄ 2016.07.15 10:54:25

▲문화공작소 상상마루의 가족 뮤지컬 ‘캣 조르바’의 공연 장면. (사진=문화공작소 상상마루)


(CNB저널=안창현 기자) 1347년 중세 시대, 고양이 때문에 세력이 나날이 줄어들자 쥐들의 왕 스파키는 “흑사병을 옮기는 주범은 고양이”라며 거짓 소문을 퍼트리고, 인간들은 고양이 추방에 나선다. 결국, 고양이들은 박해와 대학살을 피해 인간 세상을 떠나 비밀 왕국 ‘이페르’를 세운다.

지난해 초연의 화려한 막을 올린 뮤지컬 ‘캣 조르바’는 상상의 나라 이페르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다룬다. 오랜 세월이 지나 평화로운 이페르에 인간 세상에서 고양이 미미가 찾아온 것. 미미는 자신의 하나뿐인 아이 루나를 잃어버렸다. 이에 명탐정 조르바가 엄마와 함께 루나를 찾아 나서고, 고양이들의 왕국 이페르에 어둠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캣 조르바’는 가족 뮤지컬이다. 이 뮤지컬을 기획한 문화공작소 상상마루의 엄동열 대표는 ‘캣 조르바’가 아동 뮤지컬이 아닌 가족 뮤지컬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 뮤지컬 시장은 영유아와 성인들을 위한 뮤지컬이 대다수다. 의외로 온 가족을 위한 뮤지컬 콘텐츠는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캣 조르바’ 캐릭터들 앞에 선 문화공작소 상상마루의 엄동열 대표. (사진=안창현 기자)


온 가족이 즐길 뮤지컬을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캣 조르바’를 기획했다. 이미 레드오션인 아동과 성인 뮤지컬의 틈새에서 가족 뮤지컬로 중간 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엄 대표의 의도였다. 그렇게 아기 고양이를 찾아 온갖 역경을 이겨내는 엄마 고양이의 이야기는 중세 유럽에서 실제 벌어졌던 ‘고양이 대학살 사건’을 토대로 가족의 사랑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게 꾸며졌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벨기에의 아름답고 화려한 고딕 건축물과 24인조 오케스트라가 참여한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은 공연의 완성도를 더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아동과 학부모에 이어 성인까지 다양한 관객층의 발걸음이 공연장을 찾았다.

지금까지 111회를 공연하면서 4만 8500여 명의 관객이 들었다. 엄 대표는 “특히 재관람률이 높아 ‘캣 조르바’를 28번이나 본 아이도 만난 적이 있다. 그래서 상상마루에서 감사패 증정 이벤트도 열었다”고 했다. 흔히 동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소재를 가져오는 기존 아동 뮤지컬의 의미를 확장했고,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가족 공연이란 좋은 평가가 이어졌다. 

융복합 콘텐츠의 가능성 보여준 ‘캣 조르바’

하지만 ‘캣 조르바’가 이렇게 주목 받을 수 있었던 이유에는 좋은 가족 뮤지컬이란 점 외에 또 한 가지가 있다. 바로 공연에 수학 교육 콘텐츠를 접목하는 시도를 했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에듀테인먼트로 기획됐다. 명탐정 조르바 캐릭터는 수학 천재로 나온다. 극 중에서 주인공들은 수학 퍼즐을 풀면서 역경을 해쳐나간다. 무대 위에 화려하게 펼쳐지는 수학 퍼즐에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수학 논리를이해하게 된다. 창의력과 상상력을 유도하도록 극을 구성했다.”

▲무대 배경의 각종 도형과 그래프, 수식들이 눈길을 끈다. (사진=문화공작소 상상마루)


엄 대표는 가족 뮤지컬을 제작하기로 결정하고 여러 사전조사 과정을 거쳤다. “콘텐츠를 고민하면서 구체적인 기획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300여 부모들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이들은 온 가족이 즐겁게 볼 수 있는 내용이면서도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원했다.”

역시 교육 아이템이 빠질 수 없는 한국의 현실이다. 자연스럽게 교육 콘텐츠를 어떻게 공연에 녹여낼까 하는 고민으로 이어졌고, 퍼즐을 이용한 수학 교육으로 결론이 났다. 왜 수학이었을까. 엄 대표는 기획 초기부터 해외 시장까지 염두에 뒀다고 설명했다.

“다른 교육 분야는 언어도 다르고, 콘텐츠의 난이도가 다르기 때문에 제한이 있지만 수학은 만국 공통어다. 수학적이고 논리적인 내용의 극을 전개하면 해외 시장 진출에 좋을 것 같았다. 수학엔 난이도가 있기 때문에 퍼즐이란 요소를 덧붙여 쉽게 풀어낼 수 있도록 했다.”

공연 관람 어린이들에게 무대 위의 수학 논리와 스토리텔링이 자연스레 융합되도록 숭실대 수학과 황선욱 교수의 감수를 받았다. 전국수학교사모임도 힘을 보탰다. 또 배우들이 연기할 고양이 캐릭터를 좀 더 흥미롭고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수의사들에게 고양이 행동학에 대한 자문도 구했다.

▲뮤지컬 ‘캣 조르바’에서 만나는 친근한 고양이 캐릭터들. (사진=문화공작소 상상마루)


창작 뮤지컬을 출발점 삼아 ‘원소스 멀티유즈’

엄 대표는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작은 것 하나에도 심혈을 기울여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가족 뮤지컬에 필요한 요소들을 ‘캣 조르바’에 녹여냈다. 물론 뮤지컬 한 편을 본다고 수학을 잘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수학에 흥미를 가지도록 도움을 줄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캣 조르바’는 수학 교육과 공연 예술을 융합한 참신한 콘텐츠로 인정받았다. 교육 콘텐츠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아 한국교육방송공사 EBS와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2015 융복합 콘텐츠 공모전’에서 전 세계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 ‘Great19’에 선정됐다. 앞으로 공연 뮤지컬을 바탕으로 캐릭터, 교육 출판, 애니메이션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중국, 유럽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캣 조르바’를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중이다. 뮤지컬과 교육 출판,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아이들이 수학을 흥미롭고 재밌는 분야로 접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화려한 무대 배경과 24인조 오케스트라의 음악으로 무대 완성도를 높였다. (사진=문화공작소 상상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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