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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식 골프 세상만사] 걱정투성이 골프를 계속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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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92호 강명식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2016.07.18 09:23:48

(CNB저널 = 강명식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골프는 참 묘하다. 오랜 기간 해 왔지만 아직도 가슴 속에 두근대는 설렘이 있다. 뜨겁게 사랑하던 연인들일지라도 30여 년이 지난 후 이런 변치 않는 감정이 자리하기는 흔치 않으리라. 어찌 보면 제풀에 웃고 우는 애증의 짝사랑이다. 만약, 친구가 그리 오래 누군가를 짝사랑한다면 안쓰러워 말리겠다. 감정의 정리가 필요하다. 불현듯 ‘이놈의 골프가 무엇인가? 왜 계속 해대는가?’ 반문하며 회의적 사고를 하지만 결론은 여전히 즐기게 된다. 그러니 골프란 것의 정체가 참으로 묘할 수밖에….

실제 골프를 하려면 수많은 걸림돌들이 산재해 있다. 애초에 입문하기가 수월치 않다. 작대기 하나 휘두른다고 생각했다가는 바로 포기하기 일쑤다. 정식으로 폼을 배워야 그나마 가까이 할 수 있다. 스윙이 몸에 어느 정도 익어 라운드를 나갈라치면 모든 일을 제쳐두고 하루 종일을 온전히 헌신해야 한다.

시간이 녹녹치 않은 골퍼들은 마누라 및 주위 눈치 보기 바쁘다. 회사에 연차 신청해놓고 가족에게도 허락을 받아 홀가분하게 가려 했는데, 이젠 경비가 만만치 않다. 무슨 작대기 휘두르는데 돈이 그렇게 많이 들고 골프 장비는 왜 그리 비싼지…. 어느 것 하나 호락호락 하지 않다. 그래! 여기서 포기할 수 없지! 결연히 다시 마음을 다잡아 열심히 하니 실력이 늘고 재미가 두 배다.

하지만 이제는 동반자가 걸린다. 친한 친구들로 구성됐다면 더할 나위 없겠으나 오랜만에 지인이 부른 자리라면 나머지 동반자의 심성이 어떨지 신경 쓰인다. 혹시 까다로운 성격의 동반자를 만나지 않을지, 혹은 나보다 훨씬 잘 치거나 못 치는 동반자를 만나지는 않을지…. 이래저래 당일 동반자를 만날 때까지 고민은 계속된다.

골프하는 날이 다가오면 이젠 날씨가 걱정이다. 비가 올지, 너무 덥지 않을지, 바람은 또 어떨지…. 이것만 해도 많은데 여기에 골프장은 어떤지도 추가된다. 이게 다가 아니다. 막상 옷을 갈아입으면 또 다른 고민이 생긴다. 캐디는 나와 맞을까? 혹시 괴팍한 캐디를 만나지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골프에 적당한 거리두기는 필수
집착·오만·고집도 버려야

이렇게 수많은 난관과 마주하게 되는 것이 우리네 골프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골프는 계속하게 된다. 이렇듯 골프는 인간 생활과 밀착돼 완전히 떼어 놓고 즐기기란 쉽지 않다. 

골프는 여행과 닮았다. 여행(travel)의 어원이 travail(고통, 고난)이라고 한다.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은 옛날의 여행에서는 고통이 수반된다는 데서 유래했다. 하지만 여행을 어떻게 행복하게 할지는 순전히 여행자 본인의 몫이다. 여행이 주업이 아니라면 살면서 여유 있는 시간과 충분한 경비가 충족될 때 떠나야 하며, 좋은 동반자와 아름다운 곳으로의 여행이라면 행복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골프도 그리 다르지 않다. 생각하기에 따라 심리적으로 행복하게 느끼는 것은 천차만별이다. 골프를 직업으로 선택한 선수가 아니라면, 모든 상황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감정의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집착, 고집, 오만 등은 본인을 괴롭게 할 뿐이다.

골프로 사업과 가정이 불안해서는 안 된다. 여유로운 시간과 감정에서 골프를 즐겨야 한다. 골프가 나를 지배하게 해서는 즐거울 수가 없다. 골프가 나에게 에너지와 행복감을 충전해 줄 수 있도록 편하게 비워 놓아야 한다. 즐기는 수단이 돼야지, 목적이 돼선 안 된다. 골프와 사회생활과의 적당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골프는 다른 스포츠와 다르게 중독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정리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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