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 지킬/하이드로는 조승우가 있다. 그는 이 역할을 통해 뮤지컬계에서 확실히 자리매김하며 지킬 폐인을 양성했다. 이번엔 월드 투어에서 새로운 지킬/하이드가 탄생한다.
한국과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이 공동 제작하는 '지킬앤하이드 월드 투어'가 올해 12월 대구 공연과 다음해 3월 서울 공연을 확정 지은 가운데, 브로드웨이 캐스팅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투어의 시작을 알렸다.
'지킬앤하이드'는 상반된 두 가지 인격을 지닌 지킬/하이드와 그를 사랑하는 엠마, 루시의 비극적 로맨스가 더해진 스릴러 뮤지컬이다. '지킬앤하이드 월드 투어'는 올해 3~7월 브로드웨이 현지 오디션을 진행, 8월 캐스팅을 확정지었다.
주인공 지킬/하이드는 이중인격의 대명사로 불릴만큼 선과 악이라는 극대화된 양면성을 지닌 캐릭터다. 이 역할에 브래들리딘이 낙점됐다. 브래들리딘은 '더 라스트 쉽' '닥터 지바고' '스팸어랏' '맨 오브 라만차' 등에 출연한 배우로, '지킬앤하이드'와 관련해 "고통에 시달리는 영혼, 열정이 많은, 질풍 노도의 시기에 겪는 격한 감정을 지닌 배역들은 내가 가장 잘 하는 배역들"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킬을 사랑하지만 하이드의 사랑을 받으며 고통 받게 되는 비극적 로맨스의 주인공 루시 역에는 다이애나 디가모가 캐스팅 됐다. 국내에서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3' 준우승자로 알려진 그는 '헤어스프레이' '요셉 어메이징' 등의 무대에도 올라 가창력을 드러낸 바 있다. 다이애나 디가모는 "지킬앤하이드의 넘버를 들으며 자랐기 때문에 내 의식 한 부분에 이 작품이 자리하고 있다"며 "가장 좋아하는 넘버인 '썸원 라이크 유(Someone Like You)'를 매일 밤 부를 수 있는 것은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으로 첫 해외 투어를 앞둔 그는 "한국 프로덕션의 '지킬앤하이드'를 봤는데 정말 멋졌다. 과거 루시들은 내가 넘어야 할 큰 산이지만, 나는 나만의 루시를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지킬의 약혼녀이자 지고 지순한 사랑의 소유자 엠마 역에는 린지 블리븐이 캐스팅 됐다. 린지블리븐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엠마는 정말 강하고 중심이 잡힌 여성"이라며 "선과 악, 그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지킬을 지켜보는 것은 정말 힘들지만 그들이 함께 했던 이전으로 돌리기 위해 노력하는 엠마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 또한 투어를 앞두고 정말 신났다"고 말했다.
'지킬앤하이드'는 지킬/하이드뿐만 아니라 루시와 엠마 역시 흑백의 대비처럼 상반된 캐릭터로 묘사된다. 루시가 인간의 악한 본성으로 인해 비극을 겪는 인물이라면, 엠마는 인간의 양면성으로 인해 파국을 맞이하는 지킬의 비극을 강조한다.
'지킬앤하이드 월드 투어'에 참여하는 배우들 역시 이 점을 작품의 가장 특별한 매력으로 꼽았다. 브래들리는 "우리 모두 선한 면과 악한 면이 싸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구나 '지킬앤하이드'와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린지 역시 "우리 모두는 일종의 이중성을 내면에 지니고 있다.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의 문제인데 나는 이것을 투쟁이라고 생각하며 엠마의 투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지킬앤하이드 월드 투어'의 시작을 알리는 대구 공연은 12월 1일 프리뷰를 시작으로 2일 정식 개막해 25일까지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서울 공연은 다음해 3월 블루스퀘어에서 개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