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이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원장 이민철) 지구촌민속교육박물관 소장 세계 민속자료 1126점을 양여(讓與)받았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양여 받은 자료를 향후 전시-연구-교육 등 박물관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국립민속박물관 측은 “이처럼 많은 수량의 자료가 박물관에 들어오게 됨으로써 국립민속박물관의 세계 민속자료 수집은 새로운 분기점을 맞게 됐다. 대규모 세계 민속자료가 국립민속박물관에 양여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양여된 자료들은 고(故) 박희문 선생이 세계 여러 민족의 생활문화를 살펴보고 문화의 다양성과 상대성을 소개하는 박물관을 건립하기 위해 수집한 것들이다. 이 자료들은 2006년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지구촌민속교육박물관)에 기증돼 전시, 관리되고 있었다. 그러나 “교육연구정보원의 업무내용이나 기능에 유물 전시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대두됐다. 최근 박물관 존치에 대한 검토를 거쳐 자료의 가치를 존중하고 재해석해 더 많은 국민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유산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소장 자료를 국립민속박물관에 양여한다는 큰 결정을 내리게 됐다”는 것이 국립민속박물관 측의 설명이다.
이번에 양여 받은 자료들은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각 대륙의 여러 민족이 일구어낸 민속자료들이다. 농업-어업-수렵 및 생활 공예품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며, 각 지역의 문화적 요소가 잘 드러나 있어 각 민족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자료다.
전 세계에서 수집된 인물상들과 악기, 탈 등의 각종 공예품들은 해당 지역의 문화를 보여준다. 특히 18세기 태국에서 제작된 토제인물상과 케냐에서 제작된 목제인물상 등을 비롯해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의 자료들은 현재 수집하기 어려운 자료들이 대부분이다. 이 자료들은 향후 이 지역 문화와 관련된 전시-연구-교육 등에 적극 활용될 예정이다.
동 자료의 양여와 관련해 이민철 원장은 “지구촌민속교육박물관의 폐관은 아쉬우나 소중한 자료들이 국가의 문화재로 관리되는 것에 큰 의의를 둔다”고 말했다.
천진기 관장은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의 양여 결정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향후 국립민속박물관의 전시-연구 등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천 관장은 이어 “국립민속박물관은 양여 받은 자료를 꾸준히 연구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세계문화에 대한 안목을 고양하고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더불어 세계 민속자료의 본격적인 수집을 통해서 우리나라 문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류문화를 소개하는 대표 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