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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림산업은 호텔사업, 현대산업개발은 면세점…건설사들 새먹거리 찾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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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38호 손강훈 기자⁄ 2017.06.05 09:47:18

▲건설사들이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위해 ‘비건설 신규사업 분야’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왼쪽부터)대림산업 자회사 오라관광이 운영 중인 글래드여의도호텔 모습과 현대산업개발 계열사 HDC신라면세점의 전경 이미지. 사진 =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CNB저널 = 손강훈 기자) 부동산 시장이 최근 몇 년간 완만한 상승세를 그리고 있음에도 건설사들의 새로운 먹거리 확보를 위한 노력은 여전하다. 이는 국내 분양에 의존하는 현재의 수익구조를 벗어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들이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는 뭘까.

건설사들은 작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호실적, 국내 부동산 경기 회복세로 인한 신규 분양 인기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더 이상 경기에 흔들리는 ‘토목·건축·국내 분양’에 의존하지 않는 사업구조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눈에 띄는 건설사는 ‘대림산업’이다. 지난 3월 미국의 에탄크래커(ECC, 셰일가스를 이용해 석유화학 기본원료인 에틸렌을 생산하는 방식) 공장인수를 검토하며 영역 확장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ECC 공장 인수는 불발됐지만 이미 석유화학사업부가 운영되고 있으며, 연간 191만톤 가량의 에틸렌이 생산되고 있는 ‘여천NCC’의 지분 50%를 갖고 있는 등 석유화학분야로 사업다각화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대림산업 석유화학제품은 올해 1분기 매출은 3041억원으로 전년 동기(2734억원) 대비 11.2%(307억원) 증가했다. 

호텔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지난 2014년 호텔브랜드 ‘글래드’를 론칭했으며 메종글래드제주, 항공우주호텔, 글래드호텔여의도, HIEX을지호텔, 글래드라이브를 자회사인 오라관광을 통해 운영하고 있다. 다음 달 서울 마포 공덕역에 글래드 호텔 3호점이 문을 열고, 내년에는 강남 대치동에 새로운 글래드 호텔을 선보일 예정이다. 

성과도 나고 있다. 지난 3월말 기준 대림산업의 관광, 레저, 부동산 임대 등 매출은 2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8% 늘었다. 

대림산업은 지금까지 석유화학과 호텔사업에 약 1000억원을 투자했다. 향후  400억원 가량의 자금을 더 투입해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유통업과 관계가 깊다. 이미 용산 아이파크몰을 운영하며 유통분야에서 올 1분기 매출액 356억원, 영업이익 6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13.4%, 8.3% 증가한 수치다.

또한 호텔신라와 손잡고 면세점사업을 시작했다.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의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은 작년 3월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문을 열었다.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관광객(유커)이 크게 줄었음에도 올해 1분기 매출액 1477억5900만원, 영업이익 11억500만원, 당기순이익 11억2500만원을 기록해 지난해 문을 연 신규면세점(갤러리아, 신세계, 두타, SM)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성과를 냈다.

또한 지난 2006년 영창뮤직을 인수, 피아노 등 악기제조 및 판매부문에도 진출한 상황이다.

중소건설사들도 다른 분야 진출에 적극적이다. 신세계건설이 올해 주류·도소매업 진출을 계획 중이고 호반건설의 경우 올해 1월 제주도 중문관광단지 내 퍼시픽랜드를 인수해 레저사업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서희건설의 경우 편의점·주유소 등 서비스업에 뛰어들었다.

중동수주 가뭄…호텔·주유소까지 진출

이렇듯 건설사들이 토목·건설 외 다른 분야에 진출하는 이유는 이들이 느끼는 ‘불안감’ 때문이다. 사실 국내 건설사의 가장 큰 수익원은 ‘국내 분양’과 ‘해외수주’다. 둘 다 ‘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얘기다. 

▲건설사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인 ‘해외수주’의 경우, 적년보다 수주액이 감소하는 등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현대건설이 지은 이란 사우스파스 4&5 단계 가스처리시설 전경. 사진 = 현대건설

현재 활기를 띄고 있는 국내 분양의 경우 향후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지난 9일 대선 이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동산 경기의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지만 ‘가계부채 문제’ 때문에 언제라도 강한 규제정책이 도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년 동안 국내 분양시장이 큰 호황을 누렸고 이를 바탕으로 건설사들이 대규모 신규물량을 쏟아내자, 당시 정부는 ‘경기과열·가계부채’를 이유로 각종 규제정책을 내놨다.

특히 청약규제를 골자로 지난해 11월3일 발표한 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작년 연말과 올해 초 부동산 거래가 줄어드는 등 영향을 받았다. 문제는 이 같은 정책에도 가계부채 문제는 거의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부채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가계신용 잔액은 지난 3월말 기준 1359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3% 늘어났다.

이는 새 정부가 가계부채 해결을 위해 더욱 강한 방안(주택담보대출 규제)을 도입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주택 구매자 대부분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볼 때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또 다른 수익원인 해외수주의 경우,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281억9231만 달러로 전년 대비 38.9% 감소했다. 이는 2007년 이후 최저치였다. 저유가 기조로 인해 중동발 수주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기름값이 싸지면서 산유국들의 주머니가 홀쭉해졌고 그러다보니 대규모 건설사업이 철회되거나 연기된 것이다. 

올해도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다. 5월 18일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123억1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줄었다. 최악이라고 한 작년보다 수주를 못한 것이다. 산유국들이 감산을 내세우고 있지만 국제유가가 1배럴당 40달러 선에서 멈춰있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탈석탄발전 공약으로 인한 ‘수주 먹거리 감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압박으로 인한 ‘비용증가’ 등 건설사 경영에 나쁜 영향을 미칠 요인도 존재한다. 

건설사들은 이와 같은 부정적 상황을 대비, 비건설 신규사업을 통해 ‘수익다면화·위기극복’을 이루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CNB에 “현재 실적이나 부동산 경기 상황이 건설사에게 긍정적인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새 정부 정책, 경기 변동 등에 대한 불안감도 크기 때문에 건설사의 사업다각화는 상당히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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