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리채가 솔채 작가의 개인전 ‘옐로우 라인(Yellow Line)’을 7월 14일까지 연다.
갤러리 리채는 2016년 재개관 이후, 연 1회 4명의 광주·전남 청년 작가를 선발해 개인전과 창작지원금 2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7월에 초대되는 두 작가는 작년 10월 경 공모를 통해 최종 선발된 지역 출신 작가들로, 주 활동무대가 서울인 점이 공통점으로 발견된다. 갤러리 리채 청년 작가 초대전 세 번째 주인공은 광주대성여고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홍익대학교 대학원 석사졸업 이후 동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여성 작가 솔채다.
솔채는 이번 ‘옐로우 라인(부제: 노란선 뒤에서 나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전을 통해 안전에 길들여져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반성을 포함한 우리 시대 청년들의 자화상을 이야기한다.
총 출품작 수는 37점으로, 전시장 벽 한곳을 활용한 색 테이프 라인드로잉으로 관객 상호 작용을 유발하는 인터랙티브 아트 조형 설치물도 선보인다. 이 벽에는 우리 사회의 규칙이나 규정, 일반적인 의미의 경계와 경고 메시지를 의미하는 ‘노란 선’과 취업난과 같은 현실의 좁은 문을 나타내는 ‘까만 라인 문’이 등장한다. 전시장 한 가운데에는 석고붕대로 감겨진 빨간색 의자 설치 조형물을 준비해, 관람객으로 하여금 상처 입은 자신과 타인을 위한 응원 메시지를 써 내려가도록 유도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자신의 어릴 적 트라우마도 고백한다. 7살 트럭에 치였을 때 “평생을 휠체어나 목발에 의지해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의사의 말을 기억한 작가는 작업의 주요 소재를 ‘의자’로 설정했다. 어린 나이에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병상 생활. 그리고 퇴원 후에 이어진 체육 시간이나 기타 활동 시간에 홀로 의자에 앉아서 보내야했던 시간은 자아를 고독하고 외로운 사회 속에 놓인 작은 의자로 표현하게끔 만들었다. 또한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을 비현실적으로 다가오게 하는 구성으로, 불완전한 자신과 사회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냥 어둡지는 않다. 늘 열려 있는 문을 통해 기대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그리고 작가는 형태와 색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자신의 작품에 등장하는 의자나 테이블, 가구와 벽의 일부분만을 확장해 화폭에 옮겼다. 갤러리 리채 박은지 학예연구실장은 “현대 미술에서 ‘미니멀 아트’는 작가의 철학과 이야기가 함축돼 간단하면서도 가장 힘 있는 언어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장르”라며 “주로 사실주의 회화나 자연주의 풍경이 주된 광주·전남의 회화 전통에서는 좀처럼 찾기 힘든 시각미술 장르로 꾸며진 이번 전시를 통해 솔채 작가가 보여주는 신선한 미니멀 회화의 세계에 빠질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전시 기간 내 솔채 작가와 함께하는 자아 찾기 예술교육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하늘을 나는 빨간 의자’는 작가의 원형 캔버스 작품에 등장하는 빨간색 의자가 그려진 종이에 각기 다른 배경의 무늬를 그려 넣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어떤 사람이든 자신이 구축한 다양한 옷이나 배경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지만, 존재의 본질은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