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진이 전작 ‘아타락시아’를 잇는 연속 사진 작업을 펴냈다. TV를 켜면 각양각색의 정치토론과 인문 강의들, 튀지 않으면 죽음인 예능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온다. 길거리에 나서면 가꾸고 또 가꾼 얼굴과 패션이 즐비한 비주얼 세상. 그리고 좋고 나쁜 일장일단(1長1短)을 죽을 만큼 따지는 세상이다 보니 그속에 좋고 나쁨이 천당과 지옥처럼 오르내린다.
하지만 정현진 사진은 일장일단(1長1短)과 좋고 나쁨에 대해 ‘렛 잇 비(Let it be)’를 말해 주고 있다. 그래서 장단점을 꼬집는 1장1단이 아닌 ‘한 장의 사진+하나의 단상’이란 이름을 붙였다. 전작 사진에서는 ‘마음 평정 상태에서 나온 편안한 웃음, 재미’가 엿보였다면 이번 사진 속에는 마음의 바람을 진정시키는, 이른바 ‘렛잇비’, 즉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두라’는 주문이 걸려 있다.
정현진 지음 / 1만 2000원 / 파랑새미디어 펴냄 / 24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