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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CNB선정 2017 재계 인물 10인 변화의 한복판에 서다

화려한 등장·정상에서 퇴장…‘10인 10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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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67호 도기천 기자⁄ 2017.12.26 09:56:52

▲(윗줄 왼쪽부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아랫줄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사진 = CNB포토뱅크, 연합뉴스

(CNB저널 = 도기천 기자) 2017년 대한민국 재계를 뒤흔든 핵심 키워드는 ‘변화’와 ‘혁신’이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정경유착의 검은 고리가 드러나면서 시작된 재벌개혁 요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적폐 청산’으로 구체화 됐다.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촛불 혁명’의 연속이었고, 재벌가 입장에서는 수난의 시간이었다. 내로라하는 재벌 총수들이 검찰과 재판정을 오가고, 갑질 논란이 사회적 화두로 부상하면서 여러 기업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반면 사정 칼자루를 거머쥔 이들은 여론을 등에 업고 힘껏 칼날을 휘둘렀다. 변화의 한복판에 섰던 올해 재계 인물들을 CNB가 정리해봤다. 

재계 저승사자? ‘재벌저격수’ 김상조

올해 재계에서 가장 많이 입방아에 오르내린 인물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다. 엄밀히 말하면 ‘재계 인물’은 아니지만 ‘재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꼽힌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여년 간 재벌의 편법·불법상속, 지배구조, 내부거래 등을 지적해온 경제학자 출신이다. 1999년부터 참여연대 재벌개혁감시단장을 맡아 소액주주운동을 이끌었으며, 2006년부터는 경제개혁연대 소장으로 일하며 재벌을 비판해왔다. 삼성그룹의 경영승계와 관련된 각종 소송을 주도했고, 롯데·신세계 등 유통대기업들의 일감몰아주기, 골목상권 침해 등에 대응해왔다.

김 위원장은 올해 초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의 캠프에 합류, 캠프 산하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J노믹스’ 경제민주화 부문을 설계했는데, 이는 현 정부 재벌정책의 뿌리가 됐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가 ‘정경유착’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현재의 재벌을 적폐·구태세력으로 규정해 개혁할 대상으로 보고 있다. 재벌의 불법경영승계 및 부당특혜 근절, 문어발식 확장 방지, 전면적인 지배구조 혁신, 주주권 강화 등을 추진 중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취임과 동시에 “하도급기업, 가맹점주, 대리점 사업자, 골목상권 등 ‘을의 눈물’을 닦아 주겠다”고 천명했다. 가맹업종의 필수품목 공개를 추진하는 등 업계를 압박해 협회 차원의 자정안을 끌어냈고, 하도급 갑질에 경종을 울렸다. 이에 따라 성주디앤디, 하림, 미스터피자, 비비큐, 부영, 대림산업, 효성 등 여러 기업이 공정위 조사를 받았거나 받고 있다.  

또 김 위원장은 공정위에 기업집단국을 신설해 경제력 집중 완화, 지배구조 개선 등을 골자로 한 재벌개혁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재계 패러다임 바꾼 김동연 경제부총리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 총수 일가에게 큰 영향을 줬다면,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기업 체질 개선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그는 상업고등학교와 야간대학을 나와 ‘고졸 신화’를 써내려간 입지전적인 인물로, 관료들 중 몇안되는 흙수저 출신이다. 

김 부총리는 새정부 출범 직후 1기 경제팀을 이끄는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임명돼, 문재인 대통령이 내세운 ‘사람 중심 경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우선 그는 ‘수출대기업 지원 중심’의 성장 전략을 ‘사람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정부→대기업→중소·벤처’ 순으로 내려가는 수직적 구조의 산업생태계를 ‘사람(노동자)’을 중심에 두는 쪽으로 급속히 재편하고 있다. 

이를 위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양질의 일자리 창출, 고용안정, 최저임금제 보장, 본사의 횡포로부터 가맹점 보호, 대기업과 골목상권의 상생 등을 국정운영의 우선 과제로 추진 중이다.  

재계는 이런 변화에 맞춰 빠르게 체질개선에 나선 상태다.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이 기업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으며, 야근 없애기, 유연근무제 도입, 육아 휴직제 확대 등 ‘저녁이 있는 삶’이 주요 화두로 부상했다. 

첫 구속 삼성 총수 이재용, ‘옥중 경영’ 시동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지난 2월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1938년 대구의 ‘삼성상회’로 출범한 삼성그룹에서 구속된 첫 총수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그의 구속은 재계에 큰 충격을 던졌다. 병상에 있는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지난 3년간 계열사 사업재편과 매머드급 M&A 등 쇄신을 주도해왔으며, 특유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내세워 삼성의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아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오르면서 자신의 경영 철학을 본격적으로 펼쳐보려던 시점에 예기치 않게 영어의 몸이 된 터라 재계의 아쉬움은 더 컸다. 

그의 구속 이후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미래전략실이 해체됐으며, 이후부터는 계열사 별로 제각기 살길을 찾고 있다. 

그는 재판이 진행되는 중에도 ‘성과주의’와 ‘세대교체’를 키워드로 하는 삼성전자 임원 인사를 단행해 ‘옥중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 박수 칠 때 떠난다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삼성그룹의 ‘총수 대행’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끈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자신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반도체(DS) 부문이 지난 3분기 꿈의 영업이익률인 50%를 달성하는 등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월 돌연 경영 퇴진을 선언해 충격을 던졌다. 그의 퇴진은 ‘박수 칠 때 떠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한편으로는 ‘경영 쇄신을 위한 용퇴’로 받아들여졌다. 

그의 사임 직후 삼성전자는 대대적인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 60대 사장단이 일제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50대 젊은 피가 그 자리에 채워졌다.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씁쓸한 은퇴

1948년 롯데를 창립해 70여년 간 이끌었던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은퇴는 올해 재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6월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배제됐고, 8월에는 롯데 계열사 중 마지막까지 등기임원 직위를 유지하던 롯데알미늄 이사에서도 물러났다. 이로써 ‘신격호 시대’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그는 최근 수년간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회장 간의 경영권 다툼에 휘말려 편치 않은 시간을 보냈다. 

1922년생(95세)인 그는 중증 치매 증세가 있어 법정후견인의 도움을 받고 있다. 두 아들과 함께 경영비리 혐의로 기소돼 최근 징역 10년의 중형을 구형받았으며, 재판 결과에 따라 영어(囹圄)의 몸이 될 수도 있는 처지다. 

그는 1942년 관부 연락선을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숱한 시련을 겪으면서 작은 껌 공장 하나를 세워, 이를 기반으로 오늘날 롯데를 일군 입지전적 인물이다. 

신동빈, ‘뉴롯데’ 시작됐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위기와 도전의 교차로에 서 있다. 

중국 내 롯데마트, 국내 롯데호텔·면세점 등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중에도 신 회장은 지난 10월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롯데지주 창립)을 통해 ‘뉴롯데’를 출범시켰다. 올해 초에는 세계에서 6번째,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123층짜리 롯데월드드타워를 개장하며 오랜 숙원을 이뤘다.  

하지만 앞날은 안개속이다.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로부터 징역 10년을 구형받은 데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후유증도 남아있다. 롯데는 70년 역사 중에서 가장 큰 위기와 기회의 시간을 동시에 맞닥뜨리고 있다. 

황태자의 귀환, 이재현 CJ 회장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여러 기업의 총수들이 벽두부터 재판정과 검찰을 들락거리는 와중에도 반가운 소식은 있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5월 4년 만에 공식석상( CJ 블로썸파크 개관식)에 모습을 드러내며 경영에 복귀한 것.

이 회장은 복귀 일성으로 2020년까지 물류, 바이오, 문화콘텐츠 등의 분야에 3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요 계열사들은 사업영역을 넓히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브라질 소재업체인 셀렉타사를 360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며, 2020년까지 충북 진천에 5400억원을 투자해 식품 통합생산기지를 구축한다. CJ대한통운은 택배업계 최초로 가정간편식 전문 배송업에 진출했다. 

이 회장은 2020년 ‘그레이트 CJ’와 2030년 ‘월드베스트 CJ’를 선언했다. 그레이트 CJ는 2020년 매출 100조원, 해외 매출 비중 7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며, 월드베스트 CJ는 2030년 3개 이상의 분야에서 세계 1등이 되겠다는 목표다.

왕성한 인수합병 본능, 최태원 SK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업인 중 ‘가장 공격적인 투자자’로 꼽힌다. 

2015년 8월 사면으로 경영에 복귀한 이후,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한 SK의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작년에 CJ헬로비전 인수를 시도했고 반도체용가스업체 SK머티리얼즈, 산업용가스업체 SK에어가스, SK매직(전 동양매직)을 사들였다. 

올해 들어서는 LG실트론과 다우케미컬 에틸렌아크릴산(EAA)사업을 인수했다. 특히 지난 10월에는 낸드플래시 부문 세계 2위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일본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인수를 성사시키는 쾌거를 올렸다. 도시바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에 메모리 사업을 매각키로 했다. 

최 회장은 에너지, ICT,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 3대 주력사업으로 정해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펼치고 있다. 16개 주력 계열사의 올해 투자 규모는 총 17조원에 이르는데, 이는 지난해 투자규모인 14조 원보다 21%나 늘어난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재계 부러움 산 ‘오뚜기 함영준’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올해 재계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은 인물이다. 함 회장은 7월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대화에 중견기업 대표로는 유일하게 참석해 주목받았다. 

당시 청와대는 오뚜기가 상생, 일자리 창출 등에서 모범적인 기업이기 때문에 격려하고자 초청했다고 밝혔다. 

오뚜기는 비정규직이 거의 없는 회사로 알려진 데다 사회공헌활동, 라면 가격 동결 등으로 ‘착한 기업’ 이미지를 쌓았다. 지난해 9월 별세한 창업주 함태호 명예회장에게 지분을 상속받으면서 1500억원대의 상속세금을 내 세금 포탈이 잦은 재계에서 모범이 됐다.

하지만 최근 참치캔을 비롯한 자사 제품들의 가격인상,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등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정상에서 물러나다 

최길선 회장은 현대중공업을 ‘기사회생’시킨 인물로 평가된다. 희망퇴직과 원가절감, 자산매각 등 고통 분담을 통해 파산 일보 직전까지 갔던 회사를 살려냈다. 현대중공업은 작년보다 3배 이상의 수주계약을 체결하며 정상화에 한발 다가섰다. 

그는 2014년부터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을 이끌다 지난달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지난 1972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50년 가까이 조선소 현장을 지켜온 한국 조선업의 산증인이다. 

그의 뒤를 이어 현대중공업은 강환구 사장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며, 권오갑 대표이사 부회장은 최근 새로 출범한 현대중공업지주(가칭)의 초대대표로 내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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