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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장례 문화가 만나는 ‘고요한 기억’ 프로젝트

인앤아웃, 고인의 기억 공유한 작품을 디스위켄드룸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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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18.11.14 14:18:19

‘R. I. P. – 고요한 기억’ 프로젝트 포스터.(사진=인앤아웃)

미술과 장례 문화의 만남은 어떤 효과를 불러일으킬까? ‘R. I. P. – 고요한 기억’은 미술이 우리 사회의 장례 문화와의 만남을 통해 현대인의 삶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실험하는 프로젝트다. 올해 1월부터 인앤아웃(김기범, 박동균, 박예나, 임노식, 최모민, 황대원)에 의해 기획됐고, 5월 서울문화재단의 청년예술지원사업 ‘서울청년예술단’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작가들은 각자 친분이 없는 한 사람의 의뢰를 받아, 그 사람에게 소중한 존재였던 고인(故人)에 대한 기억을 담는 작품을 제작했다. 작가와 의뢰인은 작업을 위해 수차례 면담을 갖고 서신을 교환하며 고인에 대한 기억을 공유하고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의 산물인 작품들을 11월 22일부터 한 달 동안 디스위켄드룸에서 열리는 전시, ‘R. I. P. – 고요한 기억’에서 공개한다.

인앤아웃 측은 “미술과 삶의 의미 있는 만남의 가능성을 장례 문화에서 찾아보는 시도인 이번 프로젝트는 고인(故人)에 대한 기억을 담는 작품을 제작하고, 이로써 미술이 우리 사회의 장례 문화에 기여하는 하나의 길을 제시해 보려는 의도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전시가 끝난 뒤 작품들 각각은 의뢰인에게 증정될 예정이다.

인앤아웃 측은 “전시가 보여 주는 작품들은 엄밀히 말하면 장례보다 제례에 가까운 성격을 갖는다. 장례식을 위해 제작된 것이 아니라, 긴 시간이 흐른 뒤에 남겨진 고인에 대한 기억을 담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날 장례 문화는 점차 간소화되고 있으며, 그럴수록 한 인간의 삶과 죽음을 돌아보는 일은 제례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전통적 제사 문화가 시대와 함께 변화하지 못하고 사라져 가는 것 또한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고인의 삶의 의미를 기억하는 의식은 어떤 방법으로 지속될 수 있을까? 이 전시가 예시하려 한 것처럼, 어쩌면 미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작업을 전개하면서 의뢰인들이 주로 언급했던 건 고인의 사회적 업적이나 경력이 아닌, 평범한 삶속에서 흘러간 크고 작은 일들, 가까운 사람만 아는 습관들 등이었다고 한다. 인앤아웃 측은 “이는 즐거운 추억일 수도 있고 지워지지 않는 슬픔이나 후회일 수도 있으며, 가슴에 박혀 여전히 선명한 감각일 수도 있다. 이런 설명하기 힘든 기억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그 속에서 드러나는 한 사람의 존재감을 간단히 요약하지 않으며 표현하는 것은 아마 예술만이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라고 밝혔다.

작가들은 의뢰인과의 대화 속에서 여러 단편적 기억들을 연결하는 어떤 사물이나 풍경, 또는 은유적 이미지를 발견했다. 인앤아웃 측은 “이런 것들을 주제로 작품을 제작하되, 그것들을 단순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주제가 담아내는 기억(을 이루는 감각과 감정, 경험들)의 깊이와 단순하지 않은 문양을 표현하려 했다”며 “이 고요한 기억의 형상들은 우선 고인과 의뢰인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바라건대 다른 관객들도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일 것이다. 개인적 기억의 표현들 속에서 우리 각자의 이야기가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서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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